<투게더> 6,7장 후기

띠우
2020-09-08 12:18
109

줌으로 만나  <투게더>

 

옹기종기 모니터에 모여앉은 마경세미나는 먼저 미하이 칙센트마이어의 ‘몰입(flow)이론’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는 ‘도전’과 ‘기술’이라는 두 가지 지표를 사용하여 ‘몰입상태’를 설명한다. 기술이란 자신의 능력이고, 도전이란 과제의 난이도다. 몰입은 한 가지 대상에 집중하여, 시공간의 개념을 잊고 심지어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조차 하지 못할 정도의 심리상태다. 자신의 능력과 도전의 난이도가 적절히 맞아떨어질 때 몰입상태가 된다. 기술 수준에 비해 과제의 도전 수준이 높으면 불안을 느끼며, 그와 반대의 경우에는 지루함을 느끼게 된다.

 

 

나는 플로우라는 말을 보는 순간 힙합이 떠올랐다. 전문적인 것은 잘 모르지만 대략 느낌적인 느낌으로 설명하자면, 음악의 리듬과 라임이 하나의 곡 안에서 자리잡는 방식이 아닐까 싶다. 곡 위에 래퍼가 앉히는 랩의 흐름이랄까. 여유없이 뱉어내면서 자기 안의 것으로만 움츠러드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마주침과 기술을 반복해 연마한 끝에 당기고 늘리며 비트를 쪼개는 가운데 구사되는 흐름은 듣는 이의 어깨를 함께 들썩이게 하는 힘이 있다. 고정된 것이 아닌 삶 자체를 하나의 플로우 활동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수리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어서 개인주의와 관련된 이야기가 오갔다. 토크빌(1805~1859) 프랑스대혁명의 영향으로 귀족의 몰락을 직접 경험하며 요동치는 역사의 한 장면을 목격한 인물이다. 그는 미국식 대의제와 연방주의가 프랑스의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9개월 동안 미국을 관찰하고 〈미국의 민주주의1,2>권을 출간한다. 1권에서 그는 미국의 특수한 역사적 조건과, 그 조건이 만들어낸 평등의 제도화를 살펴본다. 구대륙에서 불평등을 만든 토지 소유가 신대륙에서는 누구에게나 자유롭게 열려 있는 것을 보며, 토크빌은 한정된 토지가 영구 상속되는 데서 불평등의 원인을 찾는다. 그리고 그가 주목한 것이 ‘조건의 평등성’이다. 조건의 평등이 다른 개별적인 사실들의 원천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런데 2권에 이르면, 그가 긍정적으로 보았던 평등과 민주주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가운데 ‘개인주의’를 가져온다. 이전에 가졌던 공동체 속에서 가능했던 집단의식이 해체되는 가운데 움츠러든 사람으로 개인이 탄생되는 것이다. 그는 민주주의 속에서 경제적 부에 전념하는 가운데 인간이 마주하게 될 상황에 대해 주목한다. 이제 평등은 ‘다르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우월하거나 열등한 것으로 차별화되는 비교의 문제로 전환된다. 토크빌이 볼 때 평등성의 찬양이란 사실 불평등에 관한 불안이다. 당시 프랑스의 경우, 정치적인 동요를 일으키지 않는 한 사적 생활이 허용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공적생활에 의견을 내기보다는 사적생활에 몰두하며 관계를 끊는 쪽으로 갔다. 비협동적 자아의 출현은 이러한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환경속에서 일어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협력이 약화된 사회, 경제적 부가 삶을 지배한다는 논리속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개인들은 어쩌면 공동체의식이란 것을 의식하지도 못할 수 있다. 세넷이 풀어나가는 논리는 나름의 설득력을 가지고 불안이나 움츠러드는 비협력적 자아의 존재, 현재의 개인주의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 다움 나눈 이야기는 ‘체화’에 관한 것이다. 그와 관련해 힘빼기란 것이 마음먹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지난한 신체 수련이 이루어졌을 때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오갔다. 이미 갖고 있는 말투나 몸짓이 대화적 대화에 방해가 된다면 새로운 리듬을 만들기 위한 수리가 시작되어야 한다.

 

수리, 협력은 복원이나 교정보다 구조변경일 때 가장 급진적이다. 이때 즉흥성은 도움이 되는데 철학적 지향을 갖지 않는다면 협력이 아닌 쪽으로 방향을 쉽게 틀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세넷이 말하는, 힘을 뺄 수 있는 한통의 연장을 갖는 것은 어쨌든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문탁은 10년 동안, 비공식적이기에 유연하고 즉흥적인 변화가 발생해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는 계속해서 수리의 기술을 연마해가야할 것 같다. 그와 관련되어 협력의 강화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이어가게 된다. 

 

 

댓글 2
  • 2020-09-08 12:49

    남산강학원에서 강의 하시는 정화스님이 '증여란 무엇인가'를 강의하면서 세포의 속성으로 공동체 해체를 설명하던 논리가 인상적이었어요
    세포는 환경이 불안해지면 모여서 헤쳐나가다 환경이 편안해지면 흩어져서 개체로 간데요.
    이 책에서는 "집단의식이 해체되면서 움츠러든 개인" 으로 보는 시각이 흥미롭네요.
    왜 집단 의식이 해체되었는가에 대해서는 "경제적 부에 전념"하는 것을 원인으로 보나요?

    • 2020-09-08 13:22

      토크빌이 쓴 <미국의 민주주의>는 5년 간격으로 1권(1935)과 2권(1940)이 나왔어요. 1권은 그가 미국방문 직후에 출간해서인지 식민지에서 독립한 미국이 가진 (귀족제와 다른)조건의 평등이 눈에 들어왔던 모양입니다. 2권은 토크빌이 지방의원이 되어 현실정치에 참여한 후에 쓰여진 것이래요. 미국의 개인주의나 물질적 안락추구, 원주민 추방 같은 것이 공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비판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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