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게더>3장 후기

토토로
2020-08-23 15:55
324

세넷은 <투게더>의 3장을 한스 홀바인의 1533년 그림<<대사들>>로 시작합니다.

세넷은 이 한장의 그림을 놓고 근세초기 종교의례의 변화, 작압장의 혁신, 기사도에서 예절이라는 세가지 영역

즉, 종교의례, 작업장, 예절이라는 세 분야에서의 변화를 포착하고 설명을 이어나갑니다.

 

먼저 종교의례로 보자면

종교 개혁 전후로 교회에서 행해졌던 의식,의례들이 어떻게 달라졌다는 걸까요?

중세시대의  종교의례는 연극적인 형식이 두드러져서

의례를 진행하는 사제, 목회자 소수 그룹과 그것을 구경하며 바라보는 일반 신도들라는 다수의 그룹으로 양분을 시켰다고 합니다.

그러나 루터의 종교개혁이후 종교개혁파들은 이렇게 두 그룹으로 분리시키는 연극적인 종교의례에 대해 비판을 가했답니다.

그리고 사제나 라틴어 성서가 아닌, 직접 자신의 언어로 된 성서와 성가를 통해 신께 구원받기를 원했답니다.

즉, 연극적인 의례에 대해서 완전 거부까지는 아니어도, 저항하거나 비판적 시각을 가졌다는 것이지요.

 

두번째로 작업장의 변화를 보자면

근세 초기로 들어오면서 다양한 형태의 작업장이 생겨났습니다.

특히 실험실같은 작업장이 생겨났는데 이곳에서는 새로운 물건이나 새로운 기술(테크놀로지)를 많이 만들어냈고

그 과정에서  특히나 대화적인 대화가 유용했답니다.

위계에 의한 작업장이라면 다양한 의견제시, 기발난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나올수 없었겠죠.

중세의 길드가 장인-도제라는 서열이 있는 장소였다면, 실험실 같은 작업장은 대화, 협력에 의해 운영되는 새로운 장소였던거지요.

 

세번째로 예절의 변화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중세에서는 귀족적인 기사도가 예절처럼 받어졌었는데

근세초기로 넘어오면서 기사도 보다는 궁중예절에서 퍼져나간 예절이 중시 되었답니다.

남들 앞에서 방귀를 소리내서 뀌지 않는다 같이 수치심을 느끼지 않을 행동을 중요하게 여겼다네요.

또한 근세 초기 각 나라에서 파견하고 상주하는 대사관들의 예절이 그 나라의 정보를 모으는데 꼭 필요한 덕목이었답니다.

그리고 그 대사관들의 예절코드는 후에 유럽사회에 널리 퍼지게 됩니다.

또한 시간이 흘러 프랑스 사회에서 살롱이 유행하면서

살롱에서 유용한 예절이 유행하게 되었는데요,

여기서 특히나 중요한 예절이라면 재치있게 우회적 화법이나 아이러니를 사용하여 이야기를 하는법 이랍니다.

이게 바로 살롱에서 인싸되는 법 이라네요ㅎㅎㅎㅎㅎㅎ

이것은 수치심때문에 행동을 절제하는 예절이 아닌, 즐거움에 기반한 예절이랍니다.

 

 

이상이 <투게더>3장의 간단 요약입니다.

저는 발제를 하면서 타임 머신을 타고 근세 초기  유럽 사회를 구경 다녀온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냥 내용 자체로 상당히 흥미롭고 상상력이 펼쳐졌습니다.

살롱의 소파에 편히 앉아 차를 마시며 아이러니와 우회에 기반을 둔 재치있는 대화를 즐기는 부르주아들이라니!!!!

 

그러나 세넷이 이 책 <투게더>에서 이런 계보를 소개하는것은 다 이유가 있겠지요.

그 흐름을 끝까지 놓치지 않고 읽어야겠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최근 우리 사회, 좁게는 문탁의 작업장이나 세미나에서 적절한 예절은 뭘까.

어떤 대화법으로 협력을 이끌어 낼수 있을까.

각종 의례들(큰 것에서 부터 사소한 것들까지)에 나는 어떤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을까....

이런 질문도 해보았습니다.

 

 

 

 

 

댓글 1
  • 2020-08-25 11:55

    지난 세미나에서 코스모스님이 홉스, 로크, 루소의 차이점에 대해 알아보자고 말했는데요.
    우리는 홉스와 로크를 비교해서 주로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 같아요.
    문득 네그리가 루소에 대해 말한 것이 생각나 <어셈블리>를 들춰보니
    3장의 제목이 '루소에 반대하여 혹은 주권의 종말을 위하여'이군요.
    루소에게 주권이란 곧 일반의지였습니다. 일반의지는 복수적 토론장의 의미가 아니라 만장일치의 통일된 정치적 주체를 상정한 개념입니다.
    루소는 별도의 주권자(가령 홉스의 리바이어던)를 상정하지 않고 인민의 일반의지=권력, 주권이어야 한다고 말한거죠.
    루소의 일반의지개념은 18세기적 맥락에서 혁명적이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일반의지란 결국 부르주아의 의지로 귀착되고 대의제로 정향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네그리가 루소에 반대한다는 것은 일반의지에 근거한 주권개념(오늘날 주권개념의 토대)에 반대한다는 것이라고 이해됩니다.
    일반의지를 가진 주체는 공민인데, 이들은 하나의 단일한 덩어리로 상정되고, 공적인 것을 대표(대의)합니다.
    다중의 주체성과 새로운 주체성생산을 위한 기계적 배치를 말하는 네그리는 당연히 루소를 비판하고 넘어서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야 주권에 대한 다른 사유, 다른 실천이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네그리 역시 루소의 혁명성과 사적소유의 부정의에 대한 루소의 분노는 계승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군요.^^
    루소는 주권에 대한 이해에서 확실히 홉스와 다르고 사적 소유에 대한 입장에서 확실히 로크와 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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