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읽기> 후기-'1984', "과거는 현재"

Micales
2020-11-09 13:10
63

 

 이번 책 파트-그러니까 제1부-를 일고 나니 당의 진정한 슬로건은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이 아니라, '과거는 현재'인 것이 아닐까, 싶다.

 그들이 전쟁을 그와 반대인 평화로써 수식하며 정의 내리고, 자유를 예속으로 칭하며, 무지가 힘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게된 그 뒷배경에는 "과거는 현재"라는 일종의 이념이 존재하고 있어서인 듯하다. 

 

 <1984>는 동일저자가 집필한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만큼이나, 혹은 그보다도 더 유명한 책이다.

 나의 경우에는 <동물농장>을 먼저 읽은 뒤 <1984>를 읽었는데, <동물농장>이 마치 하나의 연극과 같은, 어쩌면 가볍게-물론 마냥 가벼운 마음으로만 읽을 수는 없겠으나-읽을 수 있는 것이라면, <1984>의 경우는 앞선 책의 일종의 확장판, 그러니까 더 직접적이고, 자세하며, 무거운 느낌을 가진 책이라고 생각된다. <동물농장>의 경우는 분명히 시사하고 고발하고 있는 것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물들이 그 주인공들이기에 조금 더 우화의 형식을-실제로 우화이지만-띤다. 즉 분위기 자체는 덜 현실적이다. 반면, <1984>는 책 자체의 전반적인 분위기 마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압도되게 만드는 중압감을 보여준다. 단순히 사실만을, 고발할 형식만을 적어놓은 것이 아니라, 그 감정과 느낌마저 일체화 시킨 것이다. 

 

 따라서 <1984>는 어떤 의미에서 더욱 암울하고, 삭막한 면들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소설이 미래사회가 도달할 수도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 '늘어놓기만하는' 디토피아적인 여느 타 장르물들, 이를테면 <우주전쟁>, <타임머신>과 같은 류의 소설들(아니면 <터미네이터>와 같은 영화들)과 다르게 구분되는 점은 확실하다.

 이 소설은 당시 오웰이 집필할 시기에 비추어 보았을 때 미래에 대해서 쓴 '소설적(혹은 허구적)' 소설이지만, 그가 미래에 대해 그리는 방식은 그가 발딫고 서있는 현재와도 맞닿아있다. 그가 그린 미래는 기술의 발전과 연관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그것보다 이념과 '사상'이 낳을 수 있는 현재적인 가능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다만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 현실성은 보존한다. 수업을 하던 도중, 나온 말, 그러니까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특정 나라-북한-만 생각났었다'는 말은 이를 뒷받침해 주는 말 아닐까. 

 

 사실,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는 오웰이 주목한 것은 '미래'라는 키워드가 아닌, '현재'에 집중해 있다고 생각된다. 형식상에서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기에 그는 미래에 대해서(1984년에 대해서 말이다) 말을 하지만, 그가 조금 더 조명하고 있는 것은 그것이 '현실에서, 지금 당장이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그는 '미래가 이러저러~할 것이다'라고 예측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에 초점을 두지 않고, 다만 미래라는 시간적인 형식을 빌려 현재에 대입하여 성찰하도록 만든 것이 아닐까. 결국 그는 '지금'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다시말해, '지금 현 상황이 이러한 것의 연장 선상의 기초가 되고있다'라고 말하며 미래보다 현재를 보게 만드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주된 것 중 하나는 바로 '역사'이다. 

 역사는 달리 말하자면 '기억'이다. 그것이 개인적이든, 집단적이든 간에, 역사는 과거, 즉 벌어진 일에 대한 하나의 서술과 기억의 집합체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가 그린 미래의 '빅브라더'는 '과거'를 '벌어졌던 사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실'로, 그러니까 '현재성'으로 통합시킨다. 그리고 이 통합은 재구성을 끊인없이 자체의 형식 내부에서 반복한다. 

 그렇다면 그것을 더이상 '과거'라는 말로 수식할 수 있을까. 과거의 형식, 즉 일어났던 일로써 전제하지만 사실상 계속적으로 '빅브라더'에 의해 지워지고, 존재 자체가 묵인 되어지는, '증발'하는 과거를?

 

 사실 '기억'이라는 것은 상당부분 타인에 의해 그 기초를 두고있다. 오직 나만이 기억하고 남들이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에 대해서 우리는 그것이 실제로 '존재하였었는지' 의심한다. '빅브라더'는 기억의 이러한 '집단성'을 이용하여 개인들을 세뇌시킨다. 윈스턴은 현재 사회가 제창하는 역사와 자기자신이 기억하는 내용의 차이의 간극 사이에서 자신의 기억에 대해 회의한다. 그에게는 '기억 자체'는 있지만 그러한 기억을 그에게 입증해줄 '타인성', 즉 타인의 성격이 결여된 것이다. 그는 이로인해 끊임없이 회의한다. 그것이 존재하는지 아닌지를.  어쩌면 '존재'는 타인에 의해 그 실존을 인정받는 것이고, '빅브라더'는 가장 그것을 잘 아는 것 같다.

 

 사실 기억을 가지지 않는 자는 미래또한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미래는 과거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저질렀던 일을 통해 반성하고, 그로 인해 발전한다. 우리의 '학습'은 단순히 각각의 배움으로써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누적되어 '쌓여져가는 것'이다. 위에서 말했듯, 우리는 과거를 통해 배워 미래를 결성한다. 하지만 만일 그 누적되어져 학습의 기반이 되어지는 기억을 계속해서 갱신한다면 어떻게 될까. 마치 모래성을 쌓아올렸다가 무너뜨리는 것을 반복하는 격이 아닐까. 그것이 <1984>의 사회의 모습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너무 갑자기 끝내는 것 같지만서도) 앞으로 읽을 장에서 나올 새로운 '신-빅브라더 사회 교육 이론'은 무엇이 있을지 궁금해진다. 

 "과거는 현재"라는 것 말고 무엇이 더 나타날까....한편으로는 슬프고, 한편으로는 호기심이 인다.

 

 

 

 

 

 

댓글 1
  • 2020-11-09 19:21

    과거는 어떻게 인식되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인 것 같습니다.
    세월호처럼 기억에서 지워지면 안되는 일!!! 하지만 그것을 지우는 것이 필요한 일!이라 여기는 사람들....
    윈스턴은 자신의 기억에 확신이 없지만 끊임없이 기억을 더듬습니다. 과거에서 그가 찾으려는 것?
    인간이 켜켜히 쌓아나갔고 무너진 것 처럼 보이지만 실재로 그의 기억 속에 있는 것!! 그것이 뭘까요?
    이번 주에는 그것을 찾아봐야겠습니다.

    책을 꼼꼼하게 읽기 위해~~~ 각각의 장을 맡아서 읽어오기로 했었지요~ 다들 기억나시죠??
    1장 재하/ 2장 수민/ 3장 열림/ 4장 현빈/ 5장 물방울/ 6장 재하/ 7장 수민/ 8장 열림/ 9장 현빈/ 10장 물방울
    자신이 맡은 장의 줄거리 요약 및 같이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을 찾아 오시길!!

    모두들 추운 날씨 감기 조심하고 내일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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