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사] <줄리아의 가족 순례기> 후기

블랙커피
2019-04-25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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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근대현사 세미나는 <줄리아의 가족 순례기> 의 두 번째 파트인 김명의 일대기를 읽었습니다.

줄리아(김주영)의 아버지 김명은 아버지 김대지를 찾아 열 두살에 만주에 간 뒤,

해방 후에도 조선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중국에서 살게 됩니다.


둘째 딸 김주영이 회상하는 아버지의 일대기는 크게 네 개의 분기점을 갖습니다.

아버지를 찾아 만주로 가서 갖은 고생을 했던 어린 시절

김택명(이상조)을 만나 항일투쟁에 투신하고 조선의용대 활동을 했던 청년시절,

1950년 이후 중국 공산당 간부로 연변조선족자치활동에 몸담았던 시절,

마지막으로 문화대혁명 속에서 온 집안 식구들이 고난을 겪었던 시절,


이러한 김명의 일대기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첫째로, 김택명과의 인연이었습니다.

김택명은 중국공산당과 조선반일독립동맹의 지하공작 임무을 부여받고

김명이 살고 있는 마을에 잠입해 온 사람이었습니다.

 김택명의 열성적인 활동으로 그 지역의 청년활동은 매우 활발히 이루어졌고,

이는 많은 사람들의 조선의용대 지원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는 해방 후 북조선으로 가서 공산당 고위 간부가 되고 6.25전에서도 주요한 임무를 맡았습니다.

그런데 1956년에 진행된 권력투쟁에서 조선의용대 출신들은 숙청되며,

결국 그는 57년에 소련으로 망명을 하게 됩니다.

세미나에서는 만약 김산이 이 시절에 살아있었다면 김택명과 같은 길을 가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도 해보며, 당시 열성적인 조직가들의 삶을 얘기 나누어 보았습니다.


다음으로 김명의 인품에 반해버렸습니다.

문화대혁명 당시, 갖은 고문 등 인격적·신체적 유린을 당하면서도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면모,

동료들을 배후로 지목해야 살 수 있있던 환경 속에서 끝까지 아무도 지목하지 않은 점,

 해방된 후에 복권되었을 때도 헛된 정치적 구호에 휩쓸리지 않고

농민들의 실생활에 관심을 갖고 집중했던 그의 인품에 깊게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번 주 세미나는 이외에도 역사는 무엇인가를 두고 한참을 얘기했습니다.

이제는 거대 담론으로 역사를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내가 어떻게 역사를 구성하고, 거꾸로 역사가 나를 어떻게 구성하는지에 대한 질문들이 필요하다는

요요샘의 말씀이 있었는데요.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저는 역사와 저의 관계를 그리 고민해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역사는 역사교과서에서나 배우는 것이고

내가 역사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은 누군가의 해석이 맞다거나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정도의

학식을 갖추는 정도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요요샘의 얘기를 들으며 나와 역사를 분리시키지 말고,

진행 중인 현재의 나의 삶과 역사가 끊임없이 대화하도록 사고하고,

기록하고, 소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담 주는 <구영필의 독립운동 연구>를 읽고,

앞으로 세미나가 어떤 것에 주안점을 두고 공부해야하는지 등을 각자 써오기로 했습니다.

일단 1장은 블랙커피, 2장은 느티나무, 3장은 달팽이, 4장은 요요, 5장은 고은, 이렇게 맡아서 메모를 해옵니다.

댓글 1
  • 2019-04-25 22:03

    근대사 세미나에서의 우리의 공부와 고민을 친구들과 어떻게 나누어야할지

    점점 더 고민이 됩니다. 

    뉴스쇼든 호외든 아니면.. 액팅이든..ㅋㅋ

    참신한 방법이 없을까, 같이 생각해 봅시다!

    그리고.. 여러분! 읽고 메모 작성하려면 제본한 논문집 얼른 가져가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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