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사] 줄리아의 가족순례기 1부 후기

느티나무
2019-04-21 20:31
523

『줄리아의 가족순례기』

이 책은 밀양의 구미현샘 조부이신 구영필님과 의혈 삼형제 중 한 분이신 김대지의 항일 운동 기록입니다.

김대지의 독립운동 기록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음을 알고 손녀인 줄리아가 자료들을 모아 엮은 책입니다.

우리는 이 책에서 구영필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특별한 손님이 오셔서 함께 세미나를 했어요.

구미현샘과 곽빛나씨가 멀리 밀양에서 올라오시고 구미현샘의 언니가 가까운 성복동에서 오셨어요.

자누리 샘도 특별 참석을 하셨구요.

1.jpg

구미현샘은 밤잠을 설치셨다고 하십니다. 누군가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사람들이 있고

또 그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많이 설레이셨다고 합니다.

2.jpg
 

 세미나를 시작할 때 막연했던 것들이 차츰 구체화 되어갑니다. 

이번 구영필과 김대지 등이 항일운동의 1세대라면 지난 번 아리랑의 김산이나 김원봉 등은 그 2세대

그리고 김대지의 아들 김명 등의 활동이 그 다음 세대라고 보여집니다.

 김대지라는 인물을 세상에 드러내기 위해 줄리아의 가족들이 얼마나 애를 썼는지 그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책이었습니다.

책이 출간 되기까지 모든 진실을 다 말하지 못하고 가슴에 묻어야 하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구영필과 관련된 내용들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구미현샘이 준비해 오신 복사물을 통해 자세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구영필의 행적을 읽으면 중요한 발견을 했습니다.

독립운동은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했지만 그 평가에 있어서는 영웅적 행동에만 집중되어 알려지고 기록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것 역시 정치권력에 이용되어 몇 명의 스타 독립운동가(예:김좌진)를 만들기 위해 그 나머지를 어둠으로 덮어 버리는 것 말입니다.

대표적인 사람이 구영필이었습니다.

구미현샘의 할아버지라서가 아니라 그의 투쟁 방식에 대해 집중해 볼 필요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그는 많은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장사를 하고

북만주 영안의 영고탑에 대규모 토지를 구입하여 발해농장을 만듭니다.

그곳에서 가장을 따라 만주로 이주해 온 독립운동가의 가족들을 돌봤습니다.

차갑고 거친 북만주의 언 땅에서 막막했을 가족들의 삶을 살피고 그곳에 살고 있는 많은 이주민들이 농사짓고 살 터전을 만든 것입니다.

구영필의 영고탑 자치구였습니다.

실제로 그 덕분에 많은 가족들이 생계를 유지하며 살 수 있었습니다.

줄리아의 할아버지 김대지의 경우도 구영필이 암살되고 어려운 상황에 찾아온 처자를 보고

"구영필도 없는데 어떻게 살려고 온거냐" 걱정을 했다고 합니다.

독립운동은 전면에 나선 지도자로서의 역할도 있지만 결국 그들이 활동할 수 있는 배경에는 구영필이 있었습니다.

여러 파로 갈라진 운동가들이 구영필을 자신들의 편으로 끌어들이려 했지만 맘대로 되지 않자 암살까지 하게 된 것이지요.

구영필은 후에 주도권을 잡은 정권이 필요에 따라 지지하는 독립운동가들의 뒤에 묻혀 명예마저 짓밟히게 된 경우라 할 수 있었습니다.

줄리아의 가족도 이런 사실들을 다 알고 있지만 그것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런 독립운동에 대해 역사가들의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는 점에 대해 안타까워했습니다.

 빛나씨는 구미현샘 자매들이 줄리아처럼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잘못된 정보와 주장들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하고 바로 잡는 기록을 해야한다는 것이지요.

막연하게 시작된 세미나가 이제 구미현샘의 안타까움이 무엇인지 조금씩 이해가 되어갑니다.

역사에 큰 빚을 진 듯 마음이 무겁기도 하고 또 그들의 빛나는 삶에 경외감이 들기도 합니다.

구미현샘과 언니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함께 이야기 할 수 있고 들어주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고 하셨지만

저희는 오히려 그 동안 무관심 속에 흘려보낸 우리 근대사의 많은 혁명가들을 만나게 되어 큰 공부가 되고 있습니다.

 

다음 세미나는『줄리아의 가족순례기』2부 김대지의 아들인 김명의 이야기를 읽습니다.

멀리 밀양에서 와주신 구미현샘 빛나씨 감사합니다.

댓글 3
  • 2019-04-22 08:25

    아, 그랬구나.

    참석하지 못해서 많이 아쉬웠어요.

    구미현샘에게도 좋은 시간이었을 것 같네요.

    근현대사 셈나 홧팅!!

  • 2019-04-22 13:38

    이날 세미나 마치고 나서 구미현샘과 언니분이 세미나회비를 주셨어요.

    세미나회비를 내면 문탁회원이 되는거 아니겠냐고 하시면서요.

    감사한 마음으로 거절못하고 받았습니다.

    세미나 회비까지 내신 두분께 뭔가 보답을 해드려야할텐데.. 부담백배입니다.^^

    • 2019-04-22 13:42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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