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

씀바귀
2019-10-15 17:40
81

시즌 2에서 조르쥬 바타유의 <라스코 혹은 예술의 탄생>을 읽었다. 그의 책은 재미도 있고 예술에 대한 자기만의 다양한 색깔이 감동적이었다. 그러나 그 표현을 잘 읽어내기가 쉽지는 않았다. 그 책의 뒤편에 뜬금 없이 <마네>라는 제목의 글이 붙어 있었다.  우리는 건너 뛰었다.

시즌3에서 <의미와 무의미의 경계에서>속에 마네를 언급한 글이 있었고, 드디어 <라스코 혹은 예술의 탄생> 뒤에 붙은 <마네>의 의미를 알아차렸다. 라스코 동굴은 인류 최초의 예술이고 마네는 잃어버린 주권성을 되찾은 최초의 예술가였다.

마네가 쿠튀르의 아틀리에에서 모델들의 우아한 포즈에 화를 냈던 것은 회화라는 자율적인 예술의 언어와 담론에 일어난 변화였다.화가는 자유로워져야 했다. 화가는 그 자신을 회화라는 예술에, 기법에, 형태와 색채들의 노래에 자유로이 내맡겨야 했다.

마네 이전의 회화에는 자유성이라고는 전혀 없었고, 회화란 군중에게 총체성을 이해할 수 있게 제시해주는 위엄 있는 축조물의 일부분일 따름이었다.

마네는 자신이 살던 시대와 어울리지 못하고 파문을 일으켰다. 그의 회화는 그 당시 사람들의 회화에 대한 관념과 뚜렷이 대조되었다. 마네 이전에는 시대를 거치며 예술의 혁신에 따라 각양각색으로 변화하는 美와 대중의 취향이 이토록 완벽하게 결별한 적이 없다. 혁명이라 부를 정도의 변화를 일으켜, 지금 우리 세상과 맞닿는 시대를 열었던 화가로서 마네에게는 <올랭피아>라는 어마어마한 비웃음을 샀던 최초의 걸작이 있었다.

마네의 예술에서 가장 기묘한 양상 중 하나는 모작模作들에 있다.

1)조르조네, <잠자는 비너스>1509~10/티치아노, <우르비노의 비너스>1538/마네, <올랭피아>1863

2)티치아노, <전원의 합주>1510/마르칸토니오, <파리스의 심판>1520/마네, <풀밭위의 점심>1863

조르쥬 바타유의 두 가지 글을 읽고, 이제 조르쥬 바타유라는 사람이 궁금해졌다.

댓글 3
  • 2019-10-15 19:16

    씀샘의 바타유독서 궁금해지네요^^

  • 2019-10-18 08:55

    바타유가 마네를 묘사한 표현 중에 '자기자신을 그 어디에도 위치짓지 않는 힘'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더불어 언제나 자기자신을 어딘가에로 위치짓고자 하는 저의 나약성과 비교해보게 됩니다. 위치지을 수 있는 것만을 힘이라 여기는 한계도 문득 깨닫게 되고 말이죠.

    바타유 넘 멋져요!! ^^

  • 2019-10-18 21:23

    비로소 올랭피아의 진면목을 볼 수 있게 되어 얼마나 기뻤는지요.
    바타유는 주권적 인간으로서의 마네, 그리고 그의 세련미에 대해 얘기했지만, 저 역시 바타유의 매력에 또 한번 빠졌던 것 같아요.

    바타유.. 멋져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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