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리다&들뢰즈 '의미와 무의미의 경계에서 ' 첫 번째 부분 후기

루욱
2019-09-20 16:05
89

어제 세미나에는 반가운 분들이 오셨습니다. 아, 물론 명절을 지나고 오랜만에 서로가 만나니 모든 분들이 반가웠습니다.

 

장혜인 선생님이 새롭게 저희 밤세미나에 오셨는데요. 예전부터 문탁에 관심이 많았으나 시간적 여건이 안 되 기회를 못 갖고 계시다가 드뎌 시간이 되시어 오시게 되셨다고 하셨습니다.  왠지 오랫동안 철학에 관심이 있으셨을 것 같은 분위기? 아무튼 저의 느낌으로... 함께 공부하게 되어서 반갑고 좋았습니다. 저도 공부하고 싶어 인문학 공동체를 기웃거리던 시절이 생각났습니다. 능력에 부치고 안 맞는 것 같고 그래서 그만 둘까 싶은 때 항상 좋은 모범이 되 주셨던 여러 선생님들이 생각났습니다. 관계라는 것이 꼭 소유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나무가 자기에서 불어 온 바람이 머물기를 바라지 않는 것처럼, 햇볕이 자기에게만 비추길 욕심내지 않는 것처럼 우리는 나무였고 바람이었고 햇볕이었던 것 같습니다.

 

씀바귀 선생님은 오랜 외유 外遊를 마치시고 돌아오셨습니다. 여행 후반부엔 따님과 합류하셨다고는 하나 낯선 곳을 혼자서, 패키지 여행도 아닌 자유여행으로 혼자서 하셨다는 점에 경외감과 부러움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것이 두렵기만 한 저로선 선생님이야말로 진정 멋진 여성이며 강한 여성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세미나에선 박영욱 교수님의 ‘ 의미와 무의미의 경계에서’ 를 읽었는데요. 데리다와 들뢰즈의 차이의 철학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읽으시기에 좋은 입문서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개요서 같은 책이라서 두 철학자의 사유를 다 담기엔 물론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일상에서 우리의 인식을 지배하는 수많은 개념들은 사회적으로 주어지는 통념일 가능성이 많다는 것과 그런 갇힌 사고의 틀에서 벗어날 때 다양함을 발견할 수 있을 거란 이야기를 해주는 듯 합니다. 저희 세미나에서 공부를 가장 많이 하신 히말 선생님은 용어적인 측면에서 모순성들을 발견하시고 이 책의 한계점들에 아쉬워하셨습니다. 기회가 닿으면 다른 책에서 좀 더 깊이 있는 공부를 해 보자고 의견들을 주셨습니다.

 

이 책에서는 세상의 (갇힌)개념들과 표상 체계가 폭력적 성격을 갖는다고 했지만 들뢰즈가 말하는 폭력성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우연성, 비자발성 같은 것들인데요. 이런 우연성들은 마주침과 사건으로 우리에게 온다고 했습니다. 이런 마주침을 강요된 폭력성으로 보았고 이것은 사유의 필연적인 조건이 되며, 마주침 안의 불일치는 이념을 드러내는 문제제기의 조건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저희도 세미나에 있어 보면 각자의 관점이 다 다르고 어느 때는 그 점이 불편함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사유는 오로지 이런 불편함, 강요된 폭력을 통해서만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유의 발생으로 인해 우리는 자연의 마비 상태나 영원한 가능성의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고요. 강요된 폭력 앞에서 비자발적으로 발생한 사유일수록 절대적으로 필연적인 것이 된다고 합니다.

강요된 폭력, 마주침은 공명의 효과를 만들어내는데요. 이 공명이 ‘차이 자체’, 즉 강도적 차이입니다. 결국 존재를 구성하고 우리가 그 존재에 대해 사유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이 <차이>인 셈이죠. 저희가 세미나에서 만났기에 차이를 만들어 내고 공명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재현적, 갇힌 사고에서 차이의 사유로 이행하고자 우리는 같이 공부하고 있을 겁니다. 이처럼 차이라는 것이 기존 개념을 파괴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서 히말 선생님은 그렇게 ‘무개념’이란 용어에 불편함을 가지셨던 것 같습니다.

 

다음 주엔 이 책의 나머지 뒷 부분을 읽기로 했습니다. 다음 주 발제는 히말 선생님이 준비해주시겠습니다.

댓글 2
  • 2019-09-26 06:46

    저도 지난 시간 새로운 분과, 새로 시작된 새로운 기운을 받아 너무너무 즐거웠습니다!!

    그건 그렇고..개념과 무개념 때문에 열받은 제가, '제일 공부를 많이 한' 인간이 되었군요..허허허!
    요번주에는 '폭력'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재밌겠네요!! ^^

  • 2019-09-26 17:29

    새로운 얼굴이 계속 세미나에 접속해서 좋아요
    익숙함에서 차이를 만들수있는 환경이 되는 하늘의 계시?? ㅋ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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