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의 <성 城>, 두 번째 후기

루욱
2019-08-23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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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성 城을 읽고

 

저번 세미나에서 ‘카프카와의 대화’ 를 읽었는데,  내친 김에 카프카 작품 하나를 더 읽어 보자 해서 지금  ‘성’을 읽게 되었다. 사실 카프카의 작품은 변신 밖에 몰랐다. 어제는 3회 중 2회차의 시간이었다. 소설을 3번에 나누어 정독을 하는 일이, 게다가 발제까지 하는 일은 흔치 않은 경험이다. 좋은 경험일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비유적으로 즐겨 기억하는 표현이 하나가 있다. 어린 시절, 학교 끝나면 가방을 던져버리고 들로 산으로 놀러 다니던 그런 시절에 칡은 지천에 있었다. 그 시절 우리는 그 칡뿌리를 잘근 잘근 씹으면서 산을 탔고 그 밑의 개천에서 놀았다. 칡은 씹을수록 묘한 맛과 향이 난다. 처음 맛과 계속 씹었을 때 맛은 다르다. 칡을 씹을 때 조금씩 달라지는 맛과 같은 책들이 있다. 카프카의 작품들이 그렇다. 아직 3회차의 분량을 읽지 못했으나, 기다려지는 연속극처럼 다음 내용도 궁금하고 이 소설 처음에 만났던 인물들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남도 흥미롭다.

 

K는 과연 성에 다가갈 수 있을까? 학교 소사 일도 받아들이며 현실과 타협하는 것들을 보면서 왠지 그가 실패할 것만 같은, 그냥 현실에 안주하고 살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지금까지는 그래도 다른 사람들보다도 성의 힘에 굴하지 않음을 보여 줬는데 그가 끝까지 굴복하지 않기를 바래보지만, 내가 보내는 파이팅이 공허하게 될 것만 같다.

 

세미나에서 같이 나눈 이야기 중에, 우리는 내적으로 여러 결의 욕망들을 갖고 있고 그 결들은 서로가 충돌할 정도로 모순된 욕망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여기에 공감들을 하셨다.  그런 면에서 프리다의 다층적 욕망이 궁금하다.  K는 그녀의 야망의 큰 그림 안에 좁게 자리잡고 있을 뿐인 건지,  왜 그렇게 바르나바스 집안을 싫어하는지도 나머지 부분을 읽고 나면 좀 더 명확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댓글 4
  • 2019-08-25 15:08

    아, 제가 먼저 떠나고 난 후에 더 깊은 얘기를 나누신 것 같네요. 모순된 욕망이라... 흠...
    (그 전까지는 루욱샘이 발제문에 웃음 포인트를 많이 만들어 주셔서 오랜만에 많이 웃었던 시간이었는데 말이죠 ㅋㅋㅋ)

    케이도 그렇지만 프리다라는 캐릭터가 보여주는 면모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것 같아 재미있어요.
    후반부에서 저희가 궁금해하고 있는 부분들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만....
    아마도 카프카의 매력은 애매모호함, 다양한 해석가능성 같은 것이 아닌가 싶기도...;;;;

  • 2019-08-25 15:53

    글 속의 칡 내음 때문일까요...? 후기가 한편의 수필 같아요!!

    지금 거의 다 읽어가고 있는데...아, 흥미로와서 빨리 읽고 싶은데 읽는 내내 한구절 한구절에 집중할 수 밖에 없어서 마치 눈길을 아무리 걸어도 성에 가까워지지 않는 주인공 K를 체험하게 만드는...그런 놀라운 카프카네요!!

  • 2019-08-25 19:42

    이 책의 마지막부분이 너무 궁금하기도하고 .
    같이 소설을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는게 참 좋은데.
    마지막시간을 같이 못해 아쉽네요.
    여러분!
    9월에 만나요^^

  • 2019-08-29 19:35

    씀 샘님~
    저희 약오를만한 런던 사진도 몇장 카톡에 올려주시고
    그러세요 ㅋㅋ
    잘 지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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