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사유하다] 카프카 <성> 첫번째 후기 (8/8)

초희
2019-08-10 11:09
63

 저번 시즌에 <카프카와의 대화>를 읽고 카프카의 소설을 한번 읽어보자 하여 읽게 된 것이 <성>이다. 소설 발제는 처음이고 생각해보니 소설을 읽는 것도 오랜만이다.

 

 하여간, 내가 카프카의 소설을 읽으면서 뜬금없는 것에 이게뭐야 하고 미간을 지푸린 부분을 히말라야쌤은 이게뭐야 하면 재밌게 읽었다고 한다. ^^ 나는 히말라야쌤이 이...런 책의 어떤 부분을 재미있게 읽었을까 궁금했었다. (별의별 책에서 '재미'를 찾아내는 히말쌤)  좀 뜬금없어 보이는, 이전 사건과 연관성없어 보이는 장면이 등장하면 '아 카프카가 꿈을 꾸다가 소설을 썻나봐' 여겨야지 '내가 머리가 나쁜건가!!!!'하면 미간에 주름이 잡힌다. 아직도 기구를 가지고 측량사 K의 뒤를 따라온다던 조수들은 어디가고 자신들이 조수라고 주장하는 현지 사람이 도착했는지 모르겠다. 또 K가 성에 전화를  걸었더니 상대방과 전화를 건 K가 옛 조수인지 새 조수인지 태격태격한다. "그럼 난 누구지이요?" "넌 옛 조수다.” 엥? 이 어이없는 대화는 (현실에서 그런 것처럼) 규칙에 얽매인 조직이 어이없는 상황을 만들어 내는 것과 비슷하다고 읽을 수도 있다고 한다.

 

 성은 권력을 가진 곳 같다. (측량사를 초빙하는 것 말고는 정확히 뭘 하는 곳인지 모르겠지만.) 마을 사람들은 성을 범접할 수 없는 것으로 여기는지 가지 않으려 한다. 국장(클람)과 함께 있었을 때 느꼈던 우월감을 잃어버리고 눈물을 흘리는 프리다도 있다. 또 K는 권력이 있는, 성에서 온 사람들에게 호감을 가지는 것 같다. 자신을 성에서 온 처녀라고 밝힌 여자를 유심히 쳐다봤고, 비단처럼 보드라운 흰 외투(제복)을 입고 있는 심부름꾼 바르나바스에게도 처음 볼 때부터 좋은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예쁜 옷을 벋고 그의 신분이 그저 심부름꾼일 뿐이라는게 분명해지자 나중에는 실망한다.

 

 (관청에 대한 K의 생각을 적은 부분을 읽고...)(p.73) 관청이 작은 것을 이루어주고 그 대신 큰 것들에서 주의를 돌리려는 것. 자유롭게 해주는 것 같지만 정해놓은 규칙 바깥으로 나갈 경우 용납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러고 보니 세미나원들이 모두 ‘솔 출판사’의 <성>을 가지고 있었다. 카프카의 소설들은 여러번 번역되어 나온 책 종류가 많다. 나는 서로 다른 글을 읽고 생길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사람들과 같은 번역을 골랐다. 이제 생각해보면 굳이 같은 책을 읽어야했나? 오히려 다른 번역들을 보면서 재미있을 지도?

 같이 더듬더듬하면서 읽으니까 카프카 소설이 덜 무서운(?) 것 같기도 하고...

 

15일 광복절은 쉬고, 다음 시간에는 <성>의 235쪽까지 읽어옵니다. 발제는 루욱쌤~

댓글 전체 3
  • 2019-08-11 12:33

    ㅋㅋㅋ
    책을 읽을 때는 분석하기 전에, 저절로 머리 속에 책의 장면이 그려지는데... 두 조수들의 행동이나 그들 때문에 당황스러운 K의 모습에 그냥 웃음이 나오고, 가도가도 먼 성으로 가는 눈 쌓인 길이나 어두침침한 집 안의 골골거리는 사람들 모습에는 그냥 내 마음도 무겁게 짓눌린달까...그런 경험 자체가 그냥 흥미롭습니다!

  • 2019-08-12 23:52

    맞아요. 저 역시 히말샘께서 두 조수에 중점(?)을 두고 얘기하실 줄을 몰랐어요. 신선했습니다.
    저에게 두 조수는 그냥 뭐야... 너무 이상하잖아... 정도로만 여겨져 신경도 안 썼거든요. ㅋ
    그러나 지금은... 앞으로 그들의 활약이 살짝 기대된달까요...ㅎㅎㅎ

    초희씨가 얘기했듯 저도 성=관청=시스템에 대해 얘기 나누었던 부분이 기억이 남아요.
    사소한 것에 대해서는 친절과 호의를 베풀어줌으로써 개인적 삶을 (불투명한, 생소한 것으로) 바꾸지만
    그 사소함을 넘어서는, 정작 절실한 도움이 필요할 부분에 있어서는
    한없이 무책임할 수 있고, 공공질서라는 이름으로 억압하는 거대한 권력에 대해서요.

    책 표지에서 보여주는 것도 아마 그런 맥락이 아닐까 싶어요.
    카프카는, 처음에는 너무나 작은 존재였던 성이었지만 그 존재감은 시나브로 커져가다가
    나중에는 그 성 안에 갇히고 마는 사람(K?)의 슬픈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 2019-08-13 08:19

    초희가 소설발제를 좋아하는듯합니다.ㅋ
    성을찾아가지만 거기에 당도하지못하고 빙빙도는게 꼭 꿈속에서 미로를 헤매는 기분
    하여튼 밤세미나는 소설도 아주 재미나게 읽고있습니다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알림
[시즌3 안내] 말에서 비껴나는 말 (4)
히말라야 | 2019.08.15 | 조회 191
히말라야 2019.08.15 191
211
[밤을 사유하다] 카프카 <성> 첫번째 후기 (8/8) (3)
초희 | 2019.08.10 | 조회 63
초희 2019.08.10 63
210
[밤을사유하다] "자각몽, 또다른 현실의 문" 마지막 시간 후기
히말라야 | 2019.07.27 | 조회 51
히말라야 2019.07.27 51
209
<자각몽, 또 다른 현실의 문> 두 번째 후기 (2)
곰곰 | 2019.07.21 | 조회 49
곰곰 2019.07.21 49
208
<밤을 사유하다> '자각몽, 또다른 현실의 문' 첫 번째 후기 (2)
| 2019.07.15 | 조회 52
2019.07.15 52
207
[밤을 사유하다] 『어젯밤 꿈이...』 - 3부 후기 (5)
초희 | 2019.07.07 | 조회 73
초희 2019.07.07 73
206
< 꿈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들> 세미나를 마치고 (2)
루욱 | 2019.06.27 | 조회 59
루욱 2019.06.27 59
205
밤을 사유하다. <꿈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들> 발제
루욱 | 2019.06.27 | 조회 35
루욱 2019.06.27 35
204
[밤을사유하다] "어젯밤 꿈이..." 첫 번째 시간 후기 (2)
히말라야 | 2019.06.20 | 조회 53
히말라야 2019.06.20 53
203
[밤을사유하다] "어젯밤 꿈..." 발제
히말라야 | 2019.06.20 | 조회 33
히말라야 2019.06.20 33
202
<밤을 사유하다 >1분기 미니에세이데이 후기 (1)
달래냉이씀바귀 | 2019.06.14 | 조회 64
달래냉이씀바귀 2019.06.14 64
201
[밤을 사유하다] 『카프카와의 대화』를 읽고 - 네번째 시간 후기 (6)
초희 | 2019.06.06 | 조회 110
초희 2019.06.06 110
200
<밤을사유하다 시즌2> "꿈, 또 다른 현실" (4)
히말라야 | 2019.06.02 | 조회 308
히말라야 2019.06.02 308
199
밤을 사유하다 (카프카와의 대화를 읽고) (3)
여수댁 | 2019.06.02 | 조회 105
여수댁 2019.06.02 105
198
{밤을 사유한다} 카프카와의 대화, 두번째 시간 (2)
달래냉이씀바귀 | 2019.05.27 | 조회 74
달래냉이씀바귀 2019.05.27 74
197
시즌 1을 마무리하면서
루욱 | 2019.05.23 | 조회 76
루욱 2019.05.23 76
196
[밤을사유하다] 카프카와의 첫번째 대화 시간 (2)
히말라야 | 2019.05.20 | 조회 97
히말라야 2019.05.20 97
195
잃어버린 밤에 대하여, 4부를 읽고 (2)
루욱 | 2019.05.02 | 조회 95
루욱 2019.05.02 95
194
[밤을 사유하다] <잃어버린 밤에 대하여>3부를 읽고 (2)
초희 | 2019.04.29 | 조회 99
초희 2019.04.29 99
193
[밤을 사유하다] 루욱샘이 오셨어요! ^^ (2)
히말 | 2019.04.18 | 조회 153
히말 2019.04.18 153
192
<밤사유> `잃어버린 밤에 대하여` 두번째 후기 (1)
달래냉이씀바귀 | 2019.04.17 | 조회 114
달래냉이씀바귀 2019.04.17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