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의 양자공부> 두번째 후기

아나
2019-12-04 11:15
125

      밤길을 몰래 걸어 당신 집 앞이어요. 문틈 사이로 빼꼼이 당신을 보면, 순식간에 보면, 어디 계신지도, 뭐하시는지도, 어디 가시는지도 그래도 어떻게든 알 수 있을까요.

어제 밤에도 똑똑히 두 눈으로 보았는데, 네가 본 건 나 아니라고 하시면, 나 어딨는지 보려들면 움직임을 놓치고 움직임에 집중하면 위치가 불완전해질테니 넌 나를 볼 수있을리가 없어 하시니  그러면 내가 본 당신은 뭐란 말입니까. 내가 바라는 것은 당신 계신 곳, 당신 가시는 곳 들여다보며 설레고 행복해하는 것 뿐이어요. 그러나  계신곳이나 가시는 곳 중 하나만 알 수 있다니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요.  

     당신은 지킬과 하이드여요. 내게 대한 마음이 매순간 바뀌시니 슬피 울다가 꿈을 꾸었어요. 저는 윗차원에서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었어요. 당신의 앞면과 뒷면이 하나로 보이며 당신의 모든 것이 이해가 되더군요. 당신을 지킬로 하이드로 하나로 규정하려던 것은 내가 3차원에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당신은 지킬이면서 하이드인 것이었어요. 그 담부터 하이드인 당신이 내 앞에 나타나면 나는 그 꿈속으로 들어가요. 내가 육체의 눈으로도 마음의 눈으로도 볼 수 없지만 윗차원에서 들여다보는 당신은 뒷면에 지킬을 지니고 계세요. 그러니 나는 슬프지 않답니다.

      그럼에도 당신을 사랑하게 되는 것은 제 자유의지인가요, 아니면 우주가 정해준 피할 수 없는 운명인가요. 꿈 속에서 또 꿈을 꾸어요.  라플라스의 악마가 나타났어요. 너는 그를 사랑하는 것 같지? 그건 다 니 착각이야, 세상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내 눈에 너의 사랑은 물질작용의 순차적 결과일 뿐이야... 정말인가요?제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 물리적 작용이라니? 사랑이 아니라니? 

     울면서 잠이 깼는데 다른 꿈이었나봐요. 당신과 내가 한 상자에 들어있어요. 거대한 손이 내려와 그 상자를 반으로 갈랐어요. 저와 당신은 우주 끝과 끝으로 멀리멀리 보내졌어요. 거대한 손이 내 상자를 열고 나를 들여다보았어요. 저는 그것이 당신의 눈빛이라는 걸 알았어요. 그리고 당신도 그 순간 저의 눈빛을 보고 있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았어요. 내가 당신이 누군지조차 잘 모른다해도, 당신과 나는 우주 끝에서도 하나라는 것을 알았어요. 우리는 하나로 얽혀있어요. 광활한 우주는 우리를 끊어내놓는 허무가 아니라 우리를 영원히 한몸으로 엮어주고 있었어요.   

     이제 다 괜찮아요. 당신이 어떤 분인지 알 수 없다해도 우리 관계는 영원한 것이니까요. 

 

      (요약 하기 너무 힘들어 이걸로 대신합니다. 개념이 다 맞아 떨어지진 않지만 그냥 재미로요. 후기 늦어 죄송하고 마지막 시간 못 가 죄송합니다. 멋있는 축제와 연말 보내세요!)

 

 

 

 

 

댓글 2
  • 2019-12-04 13:01

    저는 아나님의 발제를 좋아하는데 후기도 너무 좋으네요. 양자의 세계를 저런 이야기로 풀어내니 재밌어요.
    양자 역학의 세상은 신비롭고 흥미롭습니다 ^^

  • 2019-12-08 11:47

    와어 ~ 양자역학이 멋진 사랑 고백이 되었네요 ㅎ
    먼 곳에 가신 것 같지만 우리는 하나로 얽혀있겠죠 .
    즐겁고 행복한 여행되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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