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1일 후기 (통감절요+당시 삼백수)

깨알
2016-05-17 20:50
1114

1. 통감절요

통감절요는 주나라의 역사를 연도순으로 기술하면서 그 주요 내용은 전국시대의 핵심 사건과 인물 등을 다루고 있다.

따라서 동시대 인물에 대한 역사적 생동감은 기전체인 사마천의 사기보다 훨씬 더 입체적이고 재미있는 것 같다.

또 자치통감에서는 주역의 내용을 주석이 아니라 본문에서 직접 인용한 내용으로 만나게 되니,

사서나 사기를 읽을 때보다 훨씬 더 중국 역사에서 역경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다.

요즘 이문서당에서 막 주역 공부가 시작되었는데 그 내용들이 본문에 인용되고 있어서 더 놀랍고 반갑다

 

B.C. 340-320년대에는 우리가 잘 아는 상앙과 맹자, 소진이 함께 활동한 시기이다.

맹자가 양혜왕을 만나 하필왈리로 대답하고 제선왕에게 여민동락의 왕도정치를 설득할 때,

소진은 합종의 를 앞세우며 제후국들을 흔들며 그들의 불안과 두려움을 이용하여 자신의 부와 명예를 거머쥔다.

소진의 합종책을 읽는 우리들로서는 뻔한 스토리에 뻔한 언변에 진이 다 빠지는데, 그 시대의 6국 제후국들은 잘도 넘어간다.

한편으론 이 시대가 얼마나 격변의 상황인지 이해도 되기도 하지만, 자신에게 가 된다고 생각하면

설사 지푸리기나 썩은 동아줄이라 하더라도 일단은 잡았다 놓고 보자는 것처럼

합종과 연횡을 이합집산, 오합지졸처럼 오고간다. 다음번엔 장의의 연횡책의 무대가 펼쳐진다.

 

송대 신법당의 왕안석은 독맹상군전에서 맹상군은 다만 계명구도의 두목일 뿐이라고 비판했는데,

라이벌인 구법당의 사마광(통감절요의 원본인 자치통감의 저자)도 맹상군을 간사한 사람들의 우두머리이자

폭군인 은의 주왕으로 비판하고 있다. 왕안석과 사마광은 비록 정치적 입장은 서로 달랐지만

맹상군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비슷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송대의 유학 사상의 한 단면을 읽는 듯하다.

대학과 중용이 중요시되고 이후 주자의 성리학 성립의 기틀이 어느 정도 저변에 확대되어 있었던 시기였던 것 같다.

그 속에서 주자는 집대성을 한 것이리라.

 

2. 당시 삼백수

이백에 이어서 두보의 시를 읽고 있다. 다음 후기에서 만나보시기를...

댓글 3
  • 2016-05-17 22:15

    사기를 읽어 보지 못한 저는 

    통감절요를 통해 중국 고대사를 만나고 있어요.

    아하! 오기는 이런 사람이구나.

    아하! 소진은.. 장의는.. 상앙은.. 등등 

    그러나 정말 소진의 유세는 숨이 턱턱 막혀오더이다.

    술술술술 달변에 지친다고나 할까요. 무려 여섯 나라나 돌아다니면서

    이렇게 저렇게 썰을 푸는데.. 에고 에고.. 육국의 왕들은 귀가 솔깃해서 들었지만

    지금 내겐 그 썰들로 인한 이익이라곤 털끝만큼도 없어서 그런 걸까요?^^(하필왈리..ㅋㅋ)

    깨알샘의 깨알 정보 잘 읽었습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깔끔한 정리입니다요.

    통감절요를 읽을 때 깨알샘의 번외편 설명이 아주 도움이 많이 된답니다. ㅋㅋ

  • 2016-05-19 08:47

    울력걸음에 봉충다리라고...사기파와 소학파가 포진한(?) 한문강독팀에서 얻어 듣는 귀동냥에

     괜시리 중국 고대사에 빠삭해지는 듯한 이 느낌..  흠~나쁘지 않아요~.좋아요.^^

  • 2016-05-20 12:23

    25년 전에 읽었던 통감절요라 기억도 가물가물한데, 곁들여지는 깨알샘의 설명에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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