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소학

토용
2014-12-12 00:20
1154

너무나 썰렁한 고문진보 게시판에 오랜만에 불을 켜봅니다.

고문진보 후집을 다 보고 이러저러한 이유로 몇 달 지체된 후, 지난 10월 중순에 드디어 소학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예심샘께서 소학을 읽자고 하셨을 때, 내심 속으로 좀 편하게 가겠구나 했는데.....

이거슨 나으 크나큰 착각이엇던 거시다!!(히말라야님 버전 ㅎㅎ)

소학은 지금으로 치자면 초등 1학년 때부터 배우는 책이라 확실히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에 문장 자체도 그렇게 까다롭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루에 나가는 분량이 꽤 됩니다. 그 덕에 오히려 예습하는 시간도 길어졌고, 저랑 요요샘 달랑 둘이 나눠 하니 목도 잠깁니다. (촌초샘 얼른 오세요^^)

<예기>, <효경>의 글과  공자, 맹자 말씀이 많이 인용되고 있어서 친숙하게 느껴지지만 결코 내용이 가볍다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지금 명륜편을 읽고 있는데, 온갖 지켜야할 예의규범의 향연입니다.  이대로 다 지키면 죽을 때 몸에서 사리가 엄청 나올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대략 각 신분에 맞는 세수법, 머리 빗는 법, 옷차림법, 부모님 시중들고 잠자리 봐드리는 법 등등과, 천자, 제후, 경대부, 사, 서인의 제사 등등에 대해서 읽었는데, 이 모든 것은 모두 '효'에 귀결됩니다. 한마디로 효란 무엇인가, 효도 잘 하는 법에 대해 배우고 있지요.  일주일에 한 번씩 자식으로서 급반성모드에 빠지는 시간입니다.

 왜 이렇게 효를 강조했을까. 부모를 섬기는 효로써 군주를 섬기는 것을 충이라 한다고 하였으니, 결국 군주에 대한 충을 강조하기 위한 밑작업으로서 효를 우선시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쨌든 소학의 내용이 굉장히 고리타분하고 지루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소학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형이상학적인 대학, 중용을 읽기전에 그에 더하여 논어, 맹자를 읽기 전에 소학을 먼저 공부했으면 사서 공부에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었을텐데..... 좀 아쉽습니다. 하여 소학을 읽고 사서를 다시 공부했으면 하는 바램도 생깁니다.

소학에 들어가며 동학을 늘려보고자 금욜 밤으로 시간까지 옮겼건만 단 한 분 느티샘만 오셨네요. 몇 년을 토욜 오전시간에 신체가 맞춰져서인지 금욜 저녁 공부가 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의논해서 다시 토욜 오전 10시로 옮겼지요. 본의아니게 내쳐지신 느티샘께는 죄송할 따름입니다.^^

예심샘께서 번역작업으로 바쁘셔서 몇 주 방학을 합니다.

새해 1월 10일 토요일 10시에 다시 시작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 언제든 환영합니다!

댓글 1
  • 2014-12-12 19:33

    그러고 보니.. 느티나무, 미안해요!

    소학 책도 샀는데 어쩌지요? 

    파지사유 인문학 매니저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오세요~ ㅎㅎ

    예심샘과 함께 하는 소학 읽기, 사람이 많든 적든 우리는 끝날 때까지 읽고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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