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서 깊이 읽기 3차 [늦은] 후기-'혁명'의 정당성을 발명하라!

자작나무
2021-01-0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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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에 불과한 단기 게릴라 세미나가 우리에게 필요했던 이유?

1)오랜만에 한자, 한문이 아닌 한글로 된(번역본일지라도) 책을 읽는다. 야호!

2)더 수다스럽게 되고, 더 상상적이 될 수 있다. 책에 줄 그은 부분이 다 다르다^^

3)지금껏 우리가 읽은 <서경>의 내용에 대해서 더 깊이 알 수 있게 된다.

4)그래서 <서경>에 대해서 더 알고 싶고, 더 큰 호기심을 갖는다!!

 

세미나를 하면서 더 열심히 공부하자는 결심으로 끝난 아주 훌륭했던(?) 3번째 세미나는, 은나라의 성립과 전개 및 그 끝에 관한 이야기였다. 현직 법학전공 교사인 저자는 우리가 가지지 못한 그만의 법학적 지식과 문제의식, 그리고 아마도 그가 작금의 중국적 상황에서 가졌을 듯한 현재적 질문들을 가지고 <서경>을 읽어내고 있었다. 어떻든둥 자기만의 시각으로 읽어내고 읽고자 하는 의지에 박수. 그러나 한편으로 그가 도출한 결론까지 가는 길을 좀 상세히 했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서경>의 제3부인 은나라의 역사와 관련한 서술에서 우리는 저자가 다음과 같은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1)요순우 그리고 우에서 계로 이어지는 왕위계승 과정은 '평화(?)'롭게 진행되었다. 그런데 탕이 보여준 '혁명'은 그의 입장에서는 혁명일지는 몰라도 하나라의 걸왕 입장에서는 '쿠테타'이고 배신이다. 이럴 때, 현실의 무력을 기반으로 정권을 쥔 탕왕의 경우 자신의 권력의 정당성을 어디서 혹은 어떻게 만들어내야 할까. 이게 문제였다. 게다가 걸왕을 치러갈 때 무슨 명분으로 사람들을 모을 수 있을 것이고, 이긴 다음에 자기와 같은 경우가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으니, 어떻게 자신은 혁명이고 타인은 쿠테타인지를 밝혀야 했다. 이럴 때 탕왕이 가지고 온 근거는, '상천의 명령'이다. 덕있는 자에게 상천이 지도자를 바꾼다는 것. 물론 그 뜻은 백성에서 드러나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혹은 번역에서는 '천', '제', '천명' 등등 개념을 쓰는데 그 정합성이랄까 분명함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다. 그건 시대적 문제일 수도 있고, 내 문제도 있어서 이후의 공부할 거리로 넘기기로 하는데, 이 내용적 부분을 제하고 나니까 탕왕이 행한 이론 구성말고 그가 행한 정치적 행동이 더 눈에 띄었다. 즉 그는 정권의 정당성을 만들기 위해, '여론'을 규제하거나 몰이하거나 하는 일들을 정교하게 해냈다. 탕왕 단독으로 행했다기보다 중훼라든지 이윤과 짜고 치듯 작업을 해나갔다. 즉 탕왕은 어떻든둥 자기는 천자를 내쫓았고 남들이 자신을 질책할까봐 '염려'했다. 진짜 염려도 됐겠지만 '염려코스프레'일지도^^ 그러자 중훼가 탕왕 대신 정벌의 정당성을 말해주고, 이윤등은 나아가 어떻게 하는게 덕있는 정치인지를 말한다. 짜고 치는 고스톱.

 

2)어느 왕조를 불문하고 역사가 오래되면 쇠퇴하기 마련인데, 중간에 한번쯤은 '중흥'을 꾀하는 왕이 나온다. 여기서는 무정과 반경이 나온다. 이럴 때, 기존의 기득권을 누르고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서 이들은 무슨 문제를 둘러싸고 싸웠을까. 인재 등용의 문제! 그리고 이른바 '변법'에 관한 문제다. 무정이 즉위한 지 3년 동안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하고, 꿈에서 부열을 만났다니 하는 에피소드. 반경이 수도를 이전하고자 할 때 장장 3편에 걸쳐서 썰을 풀어야 할 정도로, 내부 반발이 있었다는 것. 모든 왕조도 이런 변곡점을 지날 텐데, 이럴 때 현실적 힘이 있으면 밀고 나가면 그만이지만, 만약 그렇지 않고 서로간의 이견을 대화하고 화합해가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런 과정은 요즘 세상은 투표든 회의든 공청회든 집회든 뭐 온갖 일을 다 하듯, 은나라 때에도 어떤 의견 수합-결정 과정에서 필요로 했던 '절차성'을 저자는 '점'으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앗, 이에 대해서는 '주서' 참고^^ 재밋는 고찰이었다.

 

3)은나라는 주왕에 이르러 드디어 몰락으로 간다. 이때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이른바 '유신'이다. 즉 우리가 익히 하는 미자, 기자, 비간. 이들은 주왕과 친척관계이기 때문에 이후에 흔히 말하는 멸망하는 계급으로서의 '사'라거나 '지식인'이라고 하기는 거시기 하지만, 어쨌든 이들에게서 서로 다른 유형의 유신의 처세를 저자는 본다. 그리고 저자는 이 두 유형(미자/기자, 비간)을 정치에 있어서의 '도'와 다스림의 '치'(법)의 차원에서 서로 다른 의견을 가졌기에 일어난 나뉨(궁금하면 책 참고^^)이라고 봤다. 즉 이들의 신념과 정치관이 그들의 행동을 바꾸었다는 것이고, 그들의 인생을 결정지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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