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롱 5장 두번째 세미나 후기입니다.

호수
2020-04-09 21:47
148

마트롱 5장 두번째 세미나 후기입니다.

 

뿔옹샘, 히말라야샘, 한길샘, 코알라샘, 그리고 저 이렇게 다섯 명이 모였습니다. 이따금 퇴근길팀이 처음 스피노자를 읽은 작년이 떠오릅니다. 이수영의 책을 읽을 때 머릿속이 뜨끈뜨끈해지며 무척 흥분된 감정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때 같은 시간을 함께한 분들과 한자리에 있지 못하는 것이 아쉬워요. 물리적인 거리는 멀어도 마음으로는 스피노자라는 이름을 함께 자주 떠올리고 있을 거라 짐작해봅니다.
많은 분들이 마음의 부담을 덜 갖고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은데, 세미나의 주된 방식을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가져가는 것은 어떨까요?

 

1. <에티카 강독>: 3부 정리 3~13
- 정리 5에서 6으로 넘어갈 때 다소 논리의 비약이 있다고 많은 연구자들이 지적해왔다고 합니다. 마트롱도 22쪽에서 이점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스스로를 파괴할 수 없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자신의 보존을 위해 "노력"한다는 점이 따라 나올 수 있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이 사물은 활동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이 사물의 본성이 특정 결과들을 산출하는 데 있다면 보존하려는 경향성을 띨 수밖에 없다고 마트롱은 말합니다. 마트롱은 사물이 활동한다는 것을 1부 형이상학에 기대 설명하는데 이때 구를 반원의 회전이라는 활동으로 설명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뿔옹샘은 각 실재의 코나투스는 "현행적 본질"임을 강조하며 이 현행적 본질은 절대 그대로 머물러 있지 않고 계속 변화한다는 것으로 이 활동성을 설명하셨던 것 같습니다.
정리 8에서 각각의 실체가 존속하려는 노력이 유한한 시간이 아니라 무한정한 시간을 함축한다는 것에도 여러 추측이 있었어요.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아주 간단히 종합해보면.... 아, 내가 방금 태어났네. 자 '이제부터 죽을 때까지'만 노력해야지' 하는 게 아니니까, 가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나는 스스로를 의식하기 전부터 항상 노력하고 있었고 그 노력은 계속 된다는 것... 내 존재의 지속의 길이와 무관하다는 것.

 

2. 마트롱 <개인과 공동체> 5부 나머지
- 지난번에 간단히 청량리샘의 발제문을 읽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던 A2를 뿔옹샘이 보충 설명해주셨어요. '희망과 공포의 사이클'과 '마음의 동요'를 짚어보았습니다. 희망과 공포의 쌍에서 주목할 점은 희망과 공포가 거의 매순간 공존한다는 것입니다. 근본적으로는 둘 다 정념이고 소외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동일하고요.
코알라샘의 B1 발제문을 통해 내용을 꼼꼼히 짚어보았습니다. 홉스는 권력 경쟁을 인간 상호관계의 토대로 본 반면 스피노자는 정서모방을 이야기했다. 타인에 대한 모방 심리에서 경쟁심이 나온다는 것. 그래서 타인과 정서를 공유하려는 경향에 토대를 둔 '보편성에 대한 욕망'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스피노자는 '연민'이 그 사회가 얼마나 정치적으로 잘 조직되어 있느냐에 따라 좋은 것이 될 수 있고 나쁜 것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하는데, 여기서뿐만 아니라 자주 정치의 역할에 따라 사회가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 언급됩니다..
B2는 시간이 촉박해 깊이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습니다만 경탄이 여러 감정에 극적인 효과를 부여한다는 언급이 있었어요. 그런 이유는 아마도 '고착', 한 가지에 눈길이 쏠려서 다른 것은 보지 못하는 상태가 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있었습니다(에티카 133쪽 4번 ‘놀람’ 항목에 설명이 있네요).

 

5장을 한참 읽다가 지금 내가 읽고 있는 것이 거의 순전한 '정념적 삶'의 상태를 다루고 있는 것이구나, 발제문을 쓸 때 다른 길로 새지 않게 그걸 잘 염두에 두어야겠다 하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세미나를 마치고 돌아오는데 정념 대 이성에 집중하느라 정념적 세계를 더 풍부하게 생각해보지 못한 것 같아 조금 아쉬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제가 세미나 때 조만간 다가올 마음의 동요를 미처 알지 못하고 오만에 빠진 상태를 얘기했는데(제 아들래미...) 생각해보니 분명하게 집어낼 수 없는 어떤 불안감이 오만의 상태에 더 오래 머무르게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기쁨과 슬픔은 분명 대척점을 이루지만 안도와 불안의 사이클은 그 둘의 묘한 공존으로 이루어집니다. 마트롱은 매 장마다 스피노자를 더욱 풍부하게 이해해주는 것 같습니다.

 

다음주 발제는 미로샘과 신짱샘이 맡아주셨습니다!

댓글 4
  • 2020-04-11 17:33

    발제문도 꼼꼼하게 작성해주셨는데, 후기도 꼼꼼히 남겨주셨네요. 감사합니다~
    홉스와 스피노자가 관계를 바라보는 관점의 다름에 대해 저도 다시 한번 생각해봤던 시간었습니다. 또, 마음의 동요가 한편으로 괴롭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론 그것을 통해 관계가 확장되고 이성이 계발되는 계기이기도 하다는 점도요.

    코로나시국이라 낮은 출석율을 어쩔수없다 ... 하다가도 슬픈 정념에 잠깐씩 빠지게 되더라구요 ^^ 다음 시간에는 제 마음의 동요가 좀 적어질까용?

  • 2020-04-12 12:27

    후기와 녹취 고마습니다~ 집 직장을 왔다갔다하다가 갱년기우울증이 더 해질 것 같아 스터디카페에 왔어요~ 1학기를 잘? 마무리하고 싶어요.^^

  • 2020-04-12 16:24

    코알라 샘이 지난 시간 명예의 야망이 지배의 야망으로 옮겨가는 부분이 스피노자 에티카 어디에 나오느냐는 질문을 하셨고, 여러 샘들이 의견을 나누셨습니다. 히말라야 샘이 집에 가서 원전을 찾아서 옮긴다고 하시고선 숙제를 안하셔서 제가 좀 찾아봤습니다.

    마트롱은 세 군데 정도에서 명예의 야망 -> 지배의 야망을 논합니다.

    먼저 B1군 (인간 상호적인 정념적 삶의 토대중 p248
    사람들이 사랑하는 것을 행하려는 우리 노력은 우리 자신의 개인적인 요구들과 충돌하면서, 우리가 행하는 것을 사람들이 사랑하게 만들려는 노력이 된다. 사정이 이렇다면, 우리가 우리 유사한 자들에게 폭정을 일삼을 때조차, 우리를 추동하는 것은 여전히 그들 마음에 들려는 욕망이다. 요컨대 우리는 항상 우리 유사한 자들의 행복에 기여하길 원한다. 그런데 이 행복이 우리 자신의 행복과 상충해서는 안 되는 이상, 우리 자신이 그들의 행복의 조건들을 정의하려 든다. 우리가 볼 때, 그들은 진정으로 “좋은” 것이 무엇인지 모르며, 따라서 그들에게 이를 가르쳐 주기만 하면, 이후 그들은 우리에게 감사할 것이다. 그 결과 그들의 저항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배은망덕으로 느껴지며, 이 때문에 우리는 그들의 눈을 뜨이게 할 목적으로 폭정을 강화한다. 요컨대, 만인은 만인에게서 찬성을 얻고 싶어 하기에 서로 미워하는 것이다.

    B1군(인간 상호적인 정념적 삶의 토대)중 p269~270
    (불일치로 영혼의 동요를 겪으면서) 이데올로기인 명예의 야망은 이데올로기적인 지배의 야망으로 변형된다. 타인을 우리의 가치들로 전향시키기 위해, 우리는 이 가치들의 근거를 제공하는 교리와 그것들을 예증하는 예배를 그들에게 강요하려 든다. 타인의 의도를 지배하기 위해, 우리는 그의 의견을 좌지우지하길 원한다. 따라서 우리는 불관용적이 되며, 우리 신념을 공유하지 않는 자는 누구나 우리가 보기엔 적이 된다.

    경탄이 정념적 삶에 미치는 반향중 p312~313
    (남과의 비교에 따라 으뜸이고자 하는 욕망을 설명한 후) 명예의 야망은 지금까지는 우리의 선행에 대한 대가로 사람들의 칭송을 받으려는 욕망에 불과했다. 그런데 비난이 우리의 겸손을 촉진하듯이 칭찬은 우리의 자기애를 촉진한다. ~ 우리는 탁월하길 원하며, 이름을 떨치기를 원하며, 군중들이 우리에게 애착을 갖기를 “평민에게 찬양받기를”, “최고의 존경으로 숭배받기를” 원한다. 이제는 사랑이 아니라 헌신을 요구하는 것이다. ~ 우리는 타인과 일치하기를 원할 뿐 아니라 이 일치를 강제해내는 자이기를 원한다.

    위의 첫번째 두번째 부분의 근거로 마트롱은 에티카 3부 따름정리의 주석을 들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신학정치론)

    (3부정리 31) 만약 어떤 사람이 우리 자신이 사랑하거나 욕망하거나 미워하는 어떤 실재를 사랑하거나 욕망하거나 미워한다고 우리가 상상하면, 바로 이로 인해 우리는 그 실재를 더욱 굳게 사랑하거나 등등 하게 된다. 그리고 만약 그가 우리가 사랑하는 것을 싫어하거나 그 역이라면, 우리는 마음의 동요를 겪게 된다.

    (3부정리 31 따름정리의 주석) 각각의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사랑하는 것과 미워하는 것을 인정하게 만들려고 하는 이 노력은 사실은 암비치오다. 이에 따라 우리는, 각자는 본성상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기질에 따라 살아가기를 원하며, 모든 사람이 똑같이 이를 원할 때 모든 사람은 서로에 대해 장애물이 되고, 모든 사람이 모두에게 칭찬받거나 사랑받으려고 함에 따라 그들은 서로 미워하게 된다는 것을 보게 된다.

    스피노자 정리와 주석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마트롱의 명예-> 지배 해석이 그리 큰 도약은 아닌 것 같습니다.

  • 2020-04-12 18:05

    늦었지만, 지난주 발제 올립니다.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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