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물질노동과 다중>후기

동글이
2019-11-04 20:39
86

퇴근길정동으로 하나되기

매우 늦은 후기를 올립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주에 마감해야하는 업무에 치여서 후기가 늦어졌네요. ㅠㅠ

이번 주에 1차 마감을 하고, 여~~유있게 에티카를 보리라 다짐을 해보지만..... 그렇게 만들어야겠죠. 그리고 최선을 다해보겠지만 내일 혹시 결석을 하게되거나 , 헐레벌떡 들어가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암튼 최선을 다해서 참석하는 것으로 ~~~

지난 주에는 들뢰즈의 <비사물노동과 다중>이라는 책을 보았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는 역시 정동’(情動)이라는 용어입니다. 무엇보다도 정동을 ‘비재현적인 사유양식’으로, ‘확장적인 행동의 힘’,‘자유의 ,존재론적 개방의, 전 방위적 확산의 힘’으로 이해했습니다. 또 힘에 대해서도 pouvior과 puissance로 분화되어 사용된다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스피노자가 말했던 potentia와 potestas의 다른 종류라는 사실도 ..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정동과 관념에 대한 스피노자의 독특한 해석이었습니다. 이성과 합리적인 관념으로 오직 신을 통해서만이 무엇인가에로의 도달을 말했던 데카르트와 달리 ‘나를 정동하는 방식들에 기쁨과 슬픔’을 통해 사물/사태의 관계를 보여주고 정서를 효과적으로 연결한 것은 정말 예리한 통찰력이라고 밖에 다른 무엇이 필요할까요.

또 존재의 연속적인 변이를 통해 관념들과의 상호관계 속에서 , 동시에 관념들과의 본성상의 차이 속에서 정동을 규정한다는 사실. 결국 스피노자에게 정동은 변이이고 존재 능력의 연속적인 변이인 셈입니다. 변이하지 않는 존재는 죽은 것이죠! 변이! 에 밑줄 쫙~

‘스피노자는 소화작용digestion을 이해하듯 사랑을 이해하지 않았다. 스피노자는 사랑을 이해하듯 마찬가지로 소화 작용을 이해했다.’라는 이 말도 하나의 통념이 추상적이지 않고 매우 구체적이며 하나의 사례로 소화를 들었지만 결국 관계에 대한 언급으로 이해가 되네요. 음식물을 먹은 인간의 내부기관은 끊임없이 연동운동과 분동운동을 통해 영양분을 흡수하고 내려보내는 연속적인 변이를 죽을 때까지 지속해야만 하는 것으로. 마찬가지로 정동이 연속적인 변이를 일으키는 것처럼 사람들의 관계도 끊임없이 이합집산을 하는데 하찮은 이유로 해체했다가 재결합하고 다시 사랑을 하는 커플들의 모습을 유치하다고 치부할 수 있지만 결국 그 모습이 무한히 반복되는 우리들의 관계와 무엇이 다른지, 지금 내 주변의 관계에 대해 생각을 하게하는 대목이었습니다.

또 능력의 증가가 기쁨을 주고, 능력의 감소가 슬픔을 준다면 그로부터 파생되는 수많은 감정들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기하학적이고 논리적인 설명을 하는 스피노자의 감정에 대한 메카니즘도 어떤 철학자도 감히 설명하지 못했던 부분이라는 점에서 인정해줄만하지요. 더 이상 감정에 대한 부정적인 사고들을 중단하고 서로의 감정이 어떠한 메카니즘을 통해 형성되는지를 이성적으로 들여다보라는 스피노자의 말로 들립니다.

하지만 감정에 대한 메카니즘을 이성적으로 들여다본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말일지는 모르겠네요. 지독하게 세분화시킨 감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려는 스피노자의 노력이 매우 가상하기는 하나 우리가 겪는 알 수 없는 수많은 감정들을 기쁨과 슬픔이라는 것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매우 부족한 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또 평생 렌즈깎는 일과 가정교사로 삶을 살면서 그것도 기본적인 유대교의 전통 속에서 자랐던 스피노자의 성정이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을 더 큰 슬픔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 그만큼 인간의 감정은 매우 복잡다단하고 섬세한 과정을 거치는데, 이를 좀 도외시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네요. 특히 여성들이 갖는 복잡다단한 감정의 메카니즘을 ( 남성들이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 )

단순하게 설명한 듯한 느낌을 받았네요. 만약 스피노자가 여자였다면, 이야기가 달라질까요! ㅎ ㅎ

어떻게 하면 인간의 관계속에서 슬픔 계열의 감정을 줄이고 기쁨 계열의 감정을 확장시킬 것인지에 대해 함께 고민하자는 말이 결국 스피노자가 감정역학을 통해 하고자 했던 말이 아니었을지.!

가장 인정하고 싶었던 부분은 기쁨의 정동을 하나의 도약판으로 표현했다는 점이지요. 슬픔들만이 존재했었다면 결코 통과할 수 없었을 어떤 것을 관통하게 해주는 도약판. 기쁨의 정동으로 도약을 삼아 삶을 더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 처음 에티카를 보았을 때 스피노자의 인간을 보는 관점을 ‘성선설’의 입장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추측했었는데, 지금은 인간은 선하게 태어난 것이 아닌 ‘기쁨의 정동으로 변이되어 가는 존재’로 표현해야겠네요. 기쁨의 정동은 도약판이자 슬픔의 수동정념에 빠진 사람을 방아쇠를 당기듯 탄력을 주어 기쁨의 영역으로 나아가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결국 스피노자가 말하고자 하는 인간의 삶은 공통개념이라는 출발점 위에 승리하고자 노력하는 기쁨을 맞보려 애쓰는 노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가 말한대로 ‘공통통념들을 최대로 열어젖히고 다시 한번 슬픔을 향하여 하강하는’, 어떤 식으로든 이러한 신체가 자신의 신체와 불일치하는지 이러한 영혼이 자신의 영혼과 불일치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공통 통념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퇴근길’이라는 공통통념으로 결합된 집단은 대중지성의 양태로 지적 차원의 정동 독서의 감정적 디딤판을 끌어올리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죠 그것이 퇴근길만의 매력이 아닐까요.

이제 퇴근합니다.
낼 볼 수 있기를 ...

댓글 2
  • 2019-11-05 00:29

    늦은 후기지만 맛난 후기에 댓글을 달아봅니다. 한 번 더 읽는 것보다는 동글이샘 후기로 갈음하기로....
    가족 여행중 널브러져 읽다가 들뢰즈가 짚어내는 스피노자의 존재한다는 것, 산다는 것의 해석에 감탄을 좀 했습니다.

    우리의 행동 능력이나 존재 능력은 연속적인 방식으로 증대하거나 감소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정동이라고 부르는 것이며, 존재한다고 부르는 것입니다. P34
    산다는 것은 우리 행동 능력/존재 능력의 연속적인 변이입니다. 저도 동글이샘 처럼 밑줄 쫙.....

    더 작은 완전성에서 더 커다란 완전성으로 이행한다 역량이 증대되거나 감소된다고 인식한다. 이제 그러려니 했던 스피노자 말들이 좀 다르게 읽히고 있습니다.
    거의 다 왔는데 이제서야 좀 다르게 읽히는 것을 그나마 다행으로 여기기로 했습니다. (슬픔보다는 기쁨)

    저도 내일 여기저기 미팅으로 시간에 대려면 맘이 좀 급할 것 같습니다. 내일 뵐게요

  • 2019-11-05 09:04

    이번에 3부를 다시 읽으면서 들뢰즈가 강조하는 정동affectus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세미나 시간에 이야기한 것처럼, 이전에는 그저 감정에 대한 놀랍도록 세밀한 통찰 정도로만 '정동'되었는데,
    이번에 새로 읽을 땐, 이 정동이 스피노자의 정치학을 이해하는 핵심요소라는 것이 와 닿았습니다.
    속성만이 아니라 3부의 affectus가 <에티카> 전체를 감싸고 있다는 생각.
    두 분 말씀처럼, 들뢰즈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

    오늘은 4부 정리37까지와 내들러 8장입니다.
    늦지 않도록 신경써 주세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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