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대중지성2 >발제후기

동글이
2019-08-26 18:59
76

2019 퇴근길 대중지성 2학기/이수영<자유와 긍정의 철학> 후기 /동글이!

 

후기가 많이 늦었습니다.

지난주 일이 좀 생겨서 정리하고 한숨 돌렸더니, 월요일이네요... 시간은 참 빠르지요..

2019년도도 후~딱 가버릴 것 같아 두려움이 생기네요...

지금까지 퇴근길에서 같이 보았던 책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침착하고 차분하게 만들어 주는 책이 에티카가 아닌가 싶네요. 사실 핑크색 에티카를 보다가 헉~ 하고 조용히 닫고, <자유와 긍정의 철학>을 충실히 본 후 다시 핑크색을 들쳐보는게 맞겠구나 싶은데... 아직 2장만 읽었음에도 당대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킬만했다 싶은 대목들에 앞표지 스피노자 초상화의 인자한 눈빛을 번갈아 바라보게 되네요.

 우리의 논의 중에 기억 나는 몇가지는 이해할 수 없는, 아니 인정할 수 없는 전제들이 있어서 뒷부분으로 나아가기가 조심스러운 것은 사실인데요. 첫번째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한 부분은, 스피노자가 기하학적 방식으로 신의 존재를 입증한 것은 기존의 데카르트의 신의 존재 방식에 대한 의구심때문인데, 이때에 스피노자에 집중되기 보다는 오히려 데카르트에 집중하게 되는 역효과가 생기네요. 오히려 오늘날 스피노자가 부활되고 르네상스 운동을 할 수 있는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원인, 그 원천이 당연히 데카르트가 아니었을까. 스피노자를 보기 전 데카르트를 먼저 공부하고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불쑥 일어났네요. 데카르트의 사유가 가진 본질을 이해하면 스피노자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완전히 ~~~개인적인 생각이 ~!

 두번째로 ‘신즉자연’이라는 아이러니한 말 속에 담긴 속뜻인데요.‘신 즉 자연’ 신을 자연과 일치시키잖아요. 자연 안의 신, 신 안의 자연을 얘기합니다. 끝까지 읽어보면 느낌이 달라질지 모르겠으나 아마도 스피노자는 신을 끝까지 놓지 않고 있을 것 같다는 점. 이점이 에티카를 보면서 일관성있게 자신의 응시점을 잡고 가려는 ‘신에 취한 자’라는 애잔함이 마구 마구 일어납니다. 나중에 더 논의될 부분이겠지만, 저는 ‘신즉자연’이라는 말 한마디로 스피노자는 죽을 때까지 신의 이름으로 살고자 했던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신을 붙들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종교적인 의미를 부여하지만 강력한 목적적 성서주의에 대해서는 비판을 가하는 모습이 또 다른 비판을 불러왔겠죠. 이 점이 가장 멋진 부분이기도 하지만 또 이 점이 다른 철학자들에게 여전히 데카르트주의자라는 이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들뢰즈가 스피노자의 종교적인 영역을 완전히 배제하고 실체나 신에 대한 내용보다는 인간의 욕망이나 정서에 관한 부분을 주로 부각시켜 이론을 발전시켰다고 어느 책에서 본 것 같네요, 아마도 들뢰즈는 스피노자의 종교적인 부분이 싫었던 게지요..ㅎ 브르노 라투르의 강의를 듣고 있으면 스피노자가 생각납니다. 스피노자가 바라보았던 자연에 대한 관점을 오늘날에도 유지하고 있었다면 지금같은 비인간행위자들과의 전쟁 양상이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신즉자연’이라는 스피노자의 생각을 보면서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생태학적인 문제의 해결통로는 될 수 있었다 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세번째는 스피노자가 인간이라는 부분을 어떻게 상정해놓고 에티카를 써 나갔을까하는 점입니다. 다행인 것은 스피노자의 증명이 인간을 불완전한 존재로 만들지 않는다는 사실인데, 인간이 비록 스스로 실존하지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신이 갖고 있는 것과 정확히 동일한 종류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해야할까요~ 조금 더 읽어나가보면 실체가 드러나겠죠..ㅎ 인간의 본성을 선하게 바라보고 에티카를 써 나갔는지도.......

이것이 속성의 공통성이다 신은 무한히 많은 속성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속성의 변용태가 바로 유한한 존재들, 즉 양태들이라는 것이다. 양태가 실체(속성)의 변용이라는 말이다. 이때 변용되는 방식은 불완전하지 않은, 실체가 갖는 그 능력 그대로의 변용이다. 유한한 존재의 능력은 자체적인 능력이 아니라 반드시 실체의 한 부분으로서 능력이다. 이 말은 실체의 능력이 양태들로 전달되는 것은 양태가 품고 있는 속성이라는 공통을 매개를 통해서이다 p.114

 

번외로 에티카를 읽고 있으면 내 자신이 수행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 일까요?

불교적 사유가 대단히 열린 상상을 하는 단초를 제공하는데 에티카가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오네요.

에티카를 다 보고 나면 해탈에 이르는 길을 찾을 수 있을지도 .....간절히 바래봅니다.....

댓글 4
  • 2019-08-27 01:14

    스피노자를 읽으면서 나타난 샘의 변화가 전 참 보기 좋습니다. 샘 뿐 아니라 모든 분들이 무척 활기있게
    질문하고 토론하는 모습을 보며 새삼 원전 텍스트가 가진 힘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다들 어렵다고, 스피노자는 왜 이렇게까지 어렵게 써야 했느냐고 불평하시지만 녹록치 않은 낯선 타자와 대면해야 한다는 긴장감이
    우리 공부의 밀도를 높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하나의 텍스트와 만난다는 것은 낯선 타자와 만날 뿐 아니라 지금까지의 경험들과 익숙한 사고 방식과 대면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가능한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보고 다르게 질문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동글이샘이 에티카를 읽는 것이 수행처럼 여겨진다는 말씀은 통하는 바가 있는 것 같습니다. ㅎㅎ
    그만큼 집중해서 읽고 생각하게 된다는 말일테니까요.
    그렇다면 말씀하신 대로 스피노자를 통해 불교에서 말하는 해탈의 경지에 오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ㅋㅋ
    차차 알게 되겠죠?

    어렵다, 어렵다, 도통 못 알아먹겠다, 하다가 어느 날 아핫 하며 무릎을 탁 칠 때가 올지도 모릅니다.

    끝으로 스피노자는 인간을 불완전한 존재로 만들지 않을 뿐더러 그렇게 이 세상을 부정하고 인간을 불완전한 존재로
    여기는 사람들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는 말을 덧불이고 싶습니다.
    그가 보기에 초월적이고 목적론적 세계관이야말로 인간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부정하고 억압하는 근원이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시간 논쟁의 핵심은 스피노자의 주장이 과연 인간의 자유를 보증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었죠.

    스피노자의 필연성이, 인간에 대한 긍정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더욱 수동적인 존재로 전락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 의심, 우려??가 제기되었습니다.

    과연 스피노자는 우리를 출구없는 미궁 속으로 빠져 들어가게 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정말 모종의 대반전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요?
    제가 스피노자의 역설이라고 언급했던 지점에서 그가 어떤 해법을 제시하는지가 관건이겠죠?
    전 기대하셔도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

    • 2019-08-28 17:17

      '스피노자의 역설'이라고 오영샘이 언급한 부분 스피디하게 메모해놓기는 했는데, 조금 더 읽어가다보면 해법을 찾을 수 있겠죵!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습니다.....

  • 2019-08-27 14:50

    이번주에 읽은 부분이 바로 신체와 정신에 대한 이야기인데, 지난주말에 감기기운이 있어서 좀 고생했습니다. -.-;
    스피노자 말대로 신체와 정신은 함께 가는 게 맞는 것 같은데, 몸 상태가 나쁘니 정말 텍스트 읽기가 쉽지 않았다는.
    다행히 산을 타면서 땀을 좀 뺐더니 좀 살만해졌습니다.
    다음에는 함께 우리 연장 속성에 대해 탐구할수 있도록 같이 산에 가요. ^^

    KakaoTalk_Photo_2019-08-27-14-45-13.jpeg

  • 2019-08-28 17:18

    사진 올라온 것 보고 , 같이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저도 했습니다.....조만간 시간이 되겠죠...^^
    만일, 에티카를 보고 종교를 갖게된다면 , 위험한 발상이겠죠? ㅎㅎ
    '심연으로 떨어지는 느낌'이라고 말한 뿔옹샘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는 종교적 베이스가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
    암튼, 에티카...여러가지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텍스트는 맞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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