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즌 6회차 후기

여울아
2019-08-22 07:33
59

그림자 노동 4, 5장.

민중에 의한 연구인가, 민중을 위한 연구인가.

일리치는 누가 누구를 위해 무엇을 한다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왜냐하면 그에게 과학이란 그 연구 결과가 결코 연구자의 일상생활과 분리될 수 없다.

그래서 그는 기업의 R&D 개발과 같은 연구는 연구자를 시장에 예속시키지만,

민중에 의한 연구는 연구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사용가치를 증대시킨다고 말한다. 

여기서 일리치는 세계1, 2차 세계대전에서 세계 각국들이 선보인 끔찍한 살상무기들의 향연이

과연 누구를 위한 연구의 결과인가를 묻는 것 같다. 만약 자신을 이롭게 할 목적으로만 연구를 했다면

적어도 이런 살상무기들을 스스로를 위해 개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그의 묵직한 경고이다. 

오늘날 과학이 나아갈 길은? 일리치는 12세기경 생빅토르 수도원의 과학교사 위그로부터 그 방향을 찾는다. 

그에게 과학의 목적은 첫째, 인간이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원죄를 치료하기 위한 과학이다. 따라서 과학은 진리추구이다.

둘째, 자연을 모방함으로써 지혜를 추구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자연물을 정복하거나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지 않는다.

얼마전 정부는 친환경 전기차와 같은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과연 핵발전소에 의지한 전기를 소모하는 전기차는 친환경적인가?

그동안 신재생에너지는 대부분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기 희망고문에 가까운 또다른 난개발의 다른 이름이었다. 

연구개발의 결과가 연구자와 분리될 때 과학은 우리 모두를 두려움에 떨게 할 수 있다.  

이러한 분리(아파르트헤이트)는 결과적으로 세상의 모든 차별의 원인이 된다. 

 

그림자 노동이란 일상생활과 노동의 분리가 가져온 또 다른 재앙이다. 

지난 뚜버기시즌(인류학)에서 원시사회는 자급자족의 생활경제였거나 여전히 그러하다는 것을 살펴봤다. 

일리치는 17세기 이후 어떻게 자급자족을 대신하는 노동이라는 개념이 발생했는지를 탐구한다. 

당시 구빈원의 거지를 쓸모있는 인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목적이었거나 생산성이라는 경제학적 잣대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그가 밝히는 노동의 기원이다. 그림자노동은 이러한 임(금)노동과 함께 탄생했다. 

가정의 생활경제가 자급자족과 멀어지면서 여성의 가사노동은 사회적 재생산과 같은 신비한 임무를 띄게 되었다. 

이러한 신비화는 그림자노동을 더욱 확대시키고 '가정주부'라는 이류 노동자를 탄생시켰다. 

일리치는 감상주의야말로 차별을 가속화시킨다는 믿는다. 성별, 피부색, 자격, 인종, 당파성에 근거한 분리는

감상주의와 만났을 때 오히려 속임수의 가면을 쓴다. 감상주의는 끊임없이 새로운 억압을 위한 권력을 추구하도록 하는 원동력이다. 

어흑... 그래서 일리치는 굶주린 한 소녀를 외면했던가. 그는 두고두고 이 일로 인해 비난을 받았다. 

어쨌든 요즘 세상의 모든 일은 두 가지로 나뉜다. 돈이 되거나 그렇지 않거나. 

가사노동이든 육아든 오늘날은 돈이 되는 노동이다. 비록 여전히 GDP, GNP에는 속하지 않는 그림자경제이지만.

가사와 육아는 주변에서 임금노동을 대체하는 또다른 활동으로 심정적인 이해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문탁과 같은 활동은 돈이 되지 않는 대표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도.대.체. 뭐. 하.는.거.냐 고 많이들 묻는다. 

임노동이냐 아니냐 하는 세상의 기준으로는 정체가 모호하다는 것.

아마도 이것이 시장에 종속되지 않는 연구개발(과학)이자 자급자족 활동이 아닐까. 

댓글 4
  • 2019-08-22 22:18

    돈이 되거나, 그렇지 않거나.

    서점의 책들도 돈이 되는 책들만 찍고 아닌 책들은 절판시킵니다.
    음악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팔리지 않아서 억울해하는 음악가들도 수두룩합니다.
    일리치의 말처럼 자신의 능력을 증진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먹고 사는 것이 가장 첫번째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있는 거죠.
    일리치가 급진적으로 강하게 말하는 이유는 그만큼 먹고 사는 현실의 문제가 너무 크기 때문에, 그와 비슷한 강도로 이야기해야 그 사이에서 고민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 2019-08-22 23:56

    일상 삶에 대한 기술은 사라지고 R&D 기술만 살아남은 세상에서
    나의 자급자족 활동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삶의 시간과 공간에 애정을 가지고 산다는 것에 대해 감각을 잃은 듯 합니다.
    우리 같이 찾아봐요

  • 2019-08-23 01:24

    자급자족 노동과 토박이노동을 고민하다보면 그 범위가 점점 커지는 것 같아요. 무급노동, 유급노동, 정규직, 비정규직...
    일리치가 말하는 문제들은... 결국 해결해야될 것들을 잔뜩 안겨준 느낌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겠지만 ㅎㅎㅎㅎ
    지난 시간 일리치가 언어에 대한 문제의식을 끌고 왔다면, 이번 시간에는 과학의 관점과 일상생활의 중요함을 중심으로 전개된 것 같아요.
    일리치가 말하고자하는 과학이 결국 "실용적 기술과 지혜의 관계"라면, 여기서 인간의 자급자족이란 지혜의 영역이지 않을까요?

  • 2019-08-23 07:37

    이거 가지고 에세이 쓰려는데
    장난 아니네요 ㅠ

글쓰기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알림]
[알림] All-Day Spinoza 읽기 (10/9)
오영 | 2019.09.18 | 조회 139
오영 2019.09.18 139
[알림]
[알림] <에티카> 읽기, 첫 시간(7/30) 공지! (6)
뿔옹 | 2019.07.19 | 조회 236
뿔옹 2019.07.19 236
[마감]
[마감] [2019퇴근길대중지성]2학기모집-스피노자<에티카>읽기! (13)
퇴근길대중지성 | 2019.06.16 | 조회 907
퇴근길대중지성 2019.06.16 907
[마감]
[마감] [2019퇴근길대중지성] 관계적 개인과 공동체적 자아 (21)
퇴근길대중지성 | 2018.12.28 | 조회 1449
퇴근길대중지성 2018.12.28 1449
298
New 4시즌 5회차 메모 올려주세요~ (6)
여울아 | 2019.10.17 | 조회 29
여울아 2019.10.17 29
297
New 강민혁샘 특강 후기 - 자기 배려의 책읽기 (2)
아렘 | 2019.10.16 | 조회 117
아렘 2019.10.16 117
296
스피노자 개념 발명2 - 적합한 관념
뿔옹 | 2019.10.15 | 조회 51
뿔옹 2019.10.15 51
295
고전대중지성 10/11 세미나 후기 (3)
송우현 | 2019.10.14 | 조회 49
송우현 2019.10.14 49
294
스피노자 개념 발명1 - 속성
뿔옹 | 2019.10.11 | 조회 64
뿔옹 2019.10.11 64
293
4시즌 4회차 메모 올려주세요~ (8)
여울아 | 2019.10.10 | 조회 44
여울아 2019.10.10 44
292
올데이 스피노자(10/9)- 사진스케치 (13)
뿔옹 | 2019.10.10 | 조회 193
뿔옹 2019.10.10 193
291
1004 4시즌 3회차 고전대중지성 후기 (3)
동은 | 2019.10.10 | 조회 47
동은 2019.10.10 47
290
4시즌 3회차 메모 올려주세요~ (5)
여울아 | 2019.10.03 | 조회 47
여울아 2019.10.03 47
289
4시즌2회차 후기 (1)
여울아 | 2019.10.02 | 조회 39
여울아 2019.10.02 39
288
<에티카> 2부 후반후, <에티카를 읽는다> 6장 세미나 후기 (2)
신짱 | 2019.10.02 | 조회 62
신짱 2019.10.02 62
287
내들러 6장 (인식과 의지) 발제 (1)
신짱 | 2019.10.02 | 조회 18
신짱 2019.10.02 18
286
4시즌 2회차 메모 올려주세요~ (4)
여울아 | 2019.09.26 | 조회 62
여울아 2019.09.26 62
285
[2019 퇴근길 대중지성]시즌 2 - 9번째 시간 후기 (2)
은꽃향기 | 2019.09.25 | 조회 87
은꽃향기 2019.09.25 87
284
<대중지성> 시즌4 -누가 나를 쓸모없게 하는가 후기 (5)
노라 | 2019.09.24 | 조회 89
노라 2019.09.24 89
283
<에티카> 2부 메모 올립니다
아렘 | 2019.09.24 | 조회 24
아렘 2019.09.24 24
282
4시즌 1회차 메모 올립니다~ (5)
여울아 | 2019.09.19 | 조회 60
여울아 2019.09.19 60
281
<에티카> 1부 후반후, <에티카를 읽는다> 4장 세미나 후기 (4)
멋진나무 | 2019.09.17 | 조회 115
멋진나무 2019.09.17 115
280
내들러 <에티카를 읽는다> 3장 발제: ‘신은 유일한 실체다’와 ‘신 즉 자연’
아렘 | 2019.09.10 | 조회 88
아렘 2019.09.10 88
279
<퇴근길 대중지성2> 여섯번째 시간 후기 (4)
이라이졍 | 2019.09.05 | 조회 116
이라이졍 2019.09.05 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