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클래식 12월] 1강 후기

pudding
2020-12-03 22:11
478

오랜만에 문탁에 강의를 들으러 왔다. 것두 친구들과 너무 가볍게 신청한 맹자! 신청하고 보니 걱정이 된다. 아무것도 모르고 들어도 되는지, 함께 듣는 친구들이 이 수업을 즐길 수 있을지. 대중 강의니 가볍게 오라는 진달래 샘의 말에 안도감이 든다.

코로나 시대에 걸맞게 온라인으로 동시에 강의가 이루어진다. 문탁샘도 카메라 앞에 서니 살짝 긴장하신다.

 

맹자와 맹자라는 텍스트를 만나는 과정이 쉽진 않을 것 같다. 일단 맹자는 말이 많단다. 제후가 한마디 하면 본인은 열 마디 답하는 사내라네. 제자가 한 가지를 물으면 백가지로 답하는 열혈 선생이기도 하고.  공자와 달리 촌철살인의 미덕이 없어 매력반감에 심지어 우기기도 잘 하는 인상까지 문탁샘에게 안겨준 맹자네. 이런 맹자가 공맹으로 불리며 세트로 취급당한데에는 오히려 후대에 이루어진 작업일 수도 있다는 말에 일단 맹자에 대한 나의 눈높이가 확 낮아진다.

맹자를 이해하기 위해 맹자의 시대를 쭉 펼쳐 주신다. 천자를 중심으로 제후와 대부로 이루어지는 통일된 시대는 파괴되고 분열, 합병, 멸망, 이합집산을 통해 맹자가 살았던 전국시대에 와서 7개의 강대국으로 세력이 재편되어 일진일퇴하면서 아슬아슬한 균형관계를 유지하였단다. 이들 제후들은 모두 스스로 왕을 자처하면서 천자의 통치행위였던 '예악정벌'을 스스로 모두 결정하니 허울뿐이나마 유지되던 천자의 권위는 완전히 사라진 그런 시대였다.

 

 중심이 사라지니 세상은 다원화되고 그것에 걸맞는 변법과 개혁이 강력하게 추동되는 시기이니 그 안에서 개인은 각자의 실력과 성과로 승부를 보던 시대. 지금의 언어로 말하면 무한경쟁과 각자도생의 시대란다. 현대적 언어로 바꾸어 말하니 지금이나 그 시절이나 별로 다를게 없는 요동치는 세상에 살고 있는 내가 보인다. 코로나로 인해 변화의 시대임을 훨씬 더 체감하는 요즘 말이다.

 

춘추전국시대의 역동성은 철제 농기구와 소를 이용한 심경으로부터 시작되었다네. 생산력의 비약적 발전으로  조세제도가 바뀌고 관료임용방식이 분봉제에서 봉록제방식으로 변화되면서 사 계층의 변화를 가져왔단다. 결국은 먹고 사는 문제가 변화를 이끄는 구나 싶다. 자신의 능력을 팔아 천하를 주름 잡는 사계급과  돈으로 자신보다 똑똑한 자들을 거느릴 수 있는 제후들은 서로의 이익으로 교환관계를 이루었다니 지금 자본주의 시대와 그닥 다를게 없어 보인다.  당시를 살아내기는 참으로 버거웠을 것 같지만 이야기로 들으니 너무나 다이나믹해 보인다.

 

끝으로 우리 모두가 아는 유명한 맹자 엄마! 이야기보다 맹모단기 고사를 각색한 곽말약의 이야기는 훨씬 더 그럴 싸 하다.

 

 

댓글 1
  • 2020-12-05 11:07

    푸딩샘 넘 반가워요^^
    처음 맹자 읽을때 저도 그냥 그랬는데 시대를 알고 보니 요즘과 별다른지 않아서 맹자가 다시 보이긴 하더라구요.
    친구분들도 재미있는 시간이 되셨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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