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클래식9월] 3강후기

인디언
2020-09-2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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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3강은 刎頸之交, 목숨을 내어놓을 수 있는 사귐

전국시대 조나라 인상여와 염파의 스토리다.

인상여는 ‘완벽(完璧)’의 유래가 된 ‘완벽귀조(完璧歸趙)’의 주인공이다.

대국 진나라가 자기네 힘을 믿고 조나라의 보물인 화씨벽을 빼앗으려했을 때 지략과 용기로 그것을 뺏기지 않고 다시 조나라로 가져간(완벽귀조) 인상여.

그 후로 진나라와 조나라가 회합을 하게 되었을 때도 대국의 힘으로 조나라 제후를 욕보이는 진나라 제후에게 굴하지 않고 대등한 관계로 회합을 하게 만든 인상여는 그간의 공을 인정받아 조나라 상경이 되었다.

당시 염파는 대장군이었는데 환관의 가신 출신인 미천한 인상여가 자기보다 높은 자리에 오르자 인상여를 대놓고 디스했지만 인상여는 염파와 마주치지 않도록 그를 피해 다녔다.

인상여의 가신들이 창피해하자 인상여는 진나라에 맞서 조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염파와 자신이 꼭 필요하므로 둘이 싸울 수 없어서 그런 것임을 밝힌다.

염파는 이런 사실을 알고 자신의 어리석음을 사죄하고 문경지교를 맺었다...는 이야기다.

 

기린샘은 ‘나라의 안위라는 공으로 개인의 출세욕이라는 사를 물리침으로써 위기를 모면하게 되는 결과였으니 이들의 사귐이 생사고락을 함께 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라고 하며 인상여가 염파의 모욕에 대응하지 않는 방식을 유교 사상의 공에 근거하여 공이라고 정의했다. 인상여의 염파에 대한 마음을 측은지심으로 보고 그 마음이 염파의 공공성을 회복하게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자기 마음’을 들여다 본 기린샘은 문탁에 접속해서 친구들과 우정의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발동한 자신의 ‘자의식’에 대해 돌아보았다.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것에 함께 공감하지 않는 친구들에게 화가 나는 자신의 마음 밑바닥에는 ‘희생’이라는 자의식의 뿌리가 있었고 이제야 그것을 볼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사기의 우정스토리에서 자신의 마음 속을 들여다보고 나름의 처방까지 얻을 수 있게 된 기린샘을 축하하고 싶다. 우리 ‘우정의 공동체’에서 우정은 과연 무엇인지 또 한번 생각해볼 계기를 준 것도 고맙다.

수강생들은 공사가 그렇게 확실하게 구분되는 것인가?

우리에게 공공성은 무엇인가?

염파와 인상여의 우정에서 사귐의 태도, 우정의 덕목 등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신분을 뛰어넘는 사귐이라는 측면도 봐야하지 않을까?

이런 이야기들을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다음 주 마지막 강의 ‘은자들의 우정’을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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