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파지인문학 <판도라의 희망>- 2강 후기

루틴(구 미지)
2019-10-29 09:45
367

라투르 2강- 비근대적 인류학: 자연과 사회의 대칭성

참고로 저 닉네임 미지에서 루틴으로 바꾸려고 합니다^^

우선, 2강후기가 너무 늦어져 죄송합니다...
언제나 후기를 쓰는건 힘들지만 라투르강의는 더더욱 어렵네요. 8월특강보다 알찬강의가 이어졌지만 저의 역량부족으로 어렵게 따라가고있네요^^ 과학적 사실로부터 라투르는 이론을 정리했다지만, 과학실험을 매일하고있는 저에게는 맞아맞아 격하게 공감하면서도 지식 일반에 대해서는 쉽게 적용이 안되는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2강내용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지식 탐구과정은 순환하는? 지시체로 이루어져있다는것이다.

과학적 사실은 세계와 언어사이의 간극을 물질들의 기호의 연쇄과정으로 채운다고한다. "숲은 전진한다"라는 연구에서 볼 수 있듯이 숲에서 얻어진 토양은 시료분석기를 통해 성분분석을 하게되고 여기서 나오는 결과를 통해 과학적사실을 얻게된다. 토양이 보이는 반응결과는 기호로써 드러내고 이 신호를 분석하게된다. 이 대목은 실험실에서 늘상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때로는 토양분석기의 신호에 맞춰서 다른 기기로 연결되고 예를 들면 토양분류기?로 샘플이 넘어가고 각 기호에 따라 다른 분류방법을 통해 분류되기도 할것이다. 이와 같이 과학적 사실을 얻기위해서는 기호들의 연쇄과정이 필요하고 그 기호를 잘 분석해야 정확한 사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부분은 실험과정을 생각하면 격하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하지만, 나는 왜 이 내용이 어려웠을까? 나에게 남은 건 세계-자연과 언어-논문이였던거 같다. 뭔가 나만이 발견한 특별한 지식이길 바랬던것인가? 마치 소크라테스와 칼리클레스가 민중을  바깥세계로 밀고 자기네들만 특권층인것처럼 생각했듯이 나도 그랬던거 같다.

라투르는 과학적 사실은 우연히 능력있는 자가 발견한게 아니고 실험과정에 참여한 여러 지시체들의 협업과정을 통해 구성된다고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건 실험자도 그 사이를 채우는 지시체도 모두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라투르의 지시체 모델을 사회로 가져가서 적용시켜본다. 19세기 과학을 모델로 삼는 사회과학이 등장했고, 1970년대와 90 년대에 과학과 사회의 관계에대해 열띤 논쟁이있었다. 사회에 의해 영향받는 과학, 외재론적 설명과 과학독립성을 주장하는, 내재론적 설명이 대립을 이루었다. 하지만 라투르는 모두 동의하지않고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사회와 과학은 각각 구분되는 영역이지만 처음부터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얽혀서 계속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속에서 인간과 비인간 행위자가 동원되고 이를 바탕으로 과학적 사실이 여러회로는 연결하고 매듭하는 역할을 한다. 세계 동원하기, 동료들에게 승인받기(자율화), 여러 분야를 연결하고 설득하기(동맹), 대규모 사회화와 논의(대중적 재현)와 같은 회로를 긴밀하게 연결하고 있다. 이러한 연결이 크고 튼튼할수록 좋은 지식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이 또한 황우석박사의 예를 돌아보면 한때 유전공학과가 명성을 날리던 그때를 생각하면 대중과 동맹은 탄탄하게 연결되어있었지만 정작 비인간행위자들의 연결이 약화되고 논문이 거짓임이 밝혀지면서 동료들의 연결도 끊어지면서 모든 연결이 와해되었다고 볼수있다.

여기서 의문점 하나, 과학적 사실이 지시체의 연속과정인것은 알겠는데 왜 순환하는 지시체라고 했을까요? 즉 세계가 언어로 이어지는 과정이 다시 역으로 언어도 세계로 영향을 준다는 의미인가요? 과학적사실과 세계, 동료들, 동맹, 관중들과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라 회로가 맞는 것같은데...

이러한 순환구조에서 가장 와닿지않는 부분은 세계동원하기이다. 이건 실험자가 주체가 된다는 인식론으로는 전혀 생각의 진전이 없다. 라투르는 파스퇴르의 젖산균발효실험에대한 논문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는다.

파스퇴르는 포도주 발효에 있어서 부산물로만 여겨졌던 효모가 먹고 숨쉬는 과정이 발효과정이라고 생각하였다. 자신이 구체화한 조건하에서 젓산균(효모)가 능동적으로 활발하게 발육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실험자와 젓산균을 포도주발효의 원리를 설명할 수 있는 행위자로써 동등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연극공연에 무대연출가라는 실험자와 배우인 젓산균이 각자의 역할을 한다는것이다. 연출가는 배우와 밀접하게 얘기를 나누며 연극공연을 완성하듯, 비록 젓산균이 우리와 같은 언어를 쓰지않더라도 실험자가 만든 실험조건에서 특정 반응을 보이므로써 자신의 능동성을 기호로 알려주는 것이다. 실험자는 이 기호를 잘 해석해야 결론을 내리고 다음 실험조건을 정할 수 있는것이다. 즉 기호들이 서로에게 간섭하므로써 서로를 파악하고 알아가는 것이다. 이를 라투르는 접언, 기호들의 접속이라 표현한다. 이러한 인식론은 자연과 사회의 비대칭성을 바로잡게해준다.

이 대목에서 아하~ 이런 생각이 들었던 건, 실험논문을 보면 실험결과을 설명하는 문장은 주로 we observed ,we tested 등과 같이 실험자가 주체인 반면 어떤 논문은 Skin cell을 주어로 쓰는 경우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이런 생각이 바탕이 되겠지? 난 이렇게 많이 접하고 있으면서 자연대상말고 물건이나 사물로는 이 인식론이 확장이 잘 안된다. 자연은 살아있는 생물이라서 그런 생각이 드는데...스마트폰, 앱, 미세먼지, 원전...? AI는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생각이들긴한다. 어쨌거나 잘 확장이 안된다.

계속 수업을 들으면서 살을 붙이다보면 대칭적인 인식론이 확장될수 있길 희망한다. 마지막으로 2강 강의안 처음에 나온 어떻게 앎이 곧 삶이 되는가라는 질문이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한다^^

댓글 2
  • 2019-10-30 21:36

    과학적 사실이 지시체의 연속과정인것은 알겠는데 왜 순환하는 지시체라고 했을까요? 즉 세계가 언어로 이어지는 과정이 다시 역으로 언어도 세계로 영향을 준다는 의미인가요? -> 순환하는 지시체는 지시체의 연속과정과 같은 것 같아요. 지시는 기호학적 개념인데, 언어도 마찬가지예요. 지시체는 사물이어서 세계면서 동시에 기호로서 언어와 같은 역할을 하지요. 다시 말해 세계와 언어의 간극이 크지 않을 뿐더러 거의 없는 거지요. 우리와 직접 관계하는 것들은 기지국이 따로 없이 발신자이면서 수신자인 지시체라는 뜻이어요. 우리, 또는 세계 자체가 고감도 올인원 신호기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요? 이런 점에서 행동거지를 항상 조심하라는 공자님 말씀도 와 닿는 것 같네요. ㅎㅎ

  • 2019-10-31 13:15

    아하~~그러쿤용~ 올인원 신호기라~신호를 잘 받기도하고 잘 주기도 해야겠네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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