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클래식 삼국지 3강 후기

초빈
2021-03-20 12:48
334

 예전에 읽었던 삼국지는 초등학생들이 읽을 수 있도록 쉽게 풀어쓴 버전이라 지금 읽으면 지루하면 어쩌지... 싶었는데 생각보다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들이 많아서 재미있었다. 그 중에 관도전투(원소vs조조) 중 조조와 원소의 부하 허유가 나눴던 대화를 가져왔다.

 


허유가 물었다. “공에게는 지금 군량이 얼마나 남았소?”

조조가 대답했다. “1년은 버틸만 하오.”

허유가 웃었다. "아마 그렇지 못할 텐데요.”

조조가 말했다. "반년 치가 있을 뿐이오.”

이 말을 들은 허유는 소매를 떨치고 일어나더니 잰걸음으로 군막 밖으로 나가며 말했다.

"나는 진심을 가지고 찾아 왔건만 공이 이처럼 나를 속이 다니 이것이 어찌 내가 바라던 바이겠소? “

조조가 만류하며 말했다. “자원(허유)께선 노여워 마시오. 바른대로 말씀드리리다. 군중의 식량은 사실 석 달 치가 있을 따름이오.”

허유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 “세상 사람들이 맹덕을 간웅이라고 하더니, 오늘 보니 과연 그렇구려. ”

조조 역시 웃으며 응수했다. “전쟁에선 속임수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지 못하셨소.” 그러더니 허유의 귀에 입을 대고 소곤거렸다. "군중에는 단지 이 달치 식량만 있을 뿐이오.“

허유가 목청을 돋우어 소리쳤다. “그만 속이시오! 군량은 이미 바닥이 나지 않았소?”

조조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것을 어떻게 아시오?" (<제 30 회>)


 

 특정 인물들을 너무 바보같이 그려둬서 실제로도 이랬을까...? 싶었는데 강의를 통해 소설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가령 소설 속에서 손권은 유비와 불합리해보이는 연합을 맺고 제갈량의 손에서 놀아나는 것처럼 묘사된다. 하지만 실제 배경을 살펴보면 동오 지역에는 토호 세력들이 살고 있는데, 토호 세력이 박힌 돌이라면 손권은 굴러들어온 돌 같은 존재인 것이다. 대게 토호 세력들은 자신들의 이익만 보장된다면 손권 자리에 누가 와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기에, 손권은 전쟁을 해야만 자신이 권력과 이익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손권은(바보라서가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불합리함을 무릅쓰고 유비와 손을 잡았던 것이다.

 

 다들 중국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어서 강의를 들으면서 관련 지역에 대해 떠올릴 이미지가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중국을 가본 적이 없어서(그나마 중국에 대해 떠올릴 수 있는 건 최근 본 중드 몇 개나.. 직구 배송페이지에 나와있는 지역명 정도 뿐...) 이 지역에서 무슨 전투가 있었고 여기 강이 있으며.... 하는 이야기가 머나먼 교과서 이야기쯤으로 들려서 아쉬웠다.

 

마무리 삽화: 토용쌤 왈 요염한 관우

댓글 1
  • 2021-03-20 16:59

    초빈이랑 같이 중국여행을 빨리 갈 수 있음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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