佔畢齋 金宗直 '시대의 스승'이 열어간 새길...후기

봉옥이
2020-02-03 01:19
481

점필재연구는 사림파이야기일 수 밖에 없다고 말씀 하셨다.

얼마나 사림과 공감할 수 있나 그런 고민이 있으셨던 듯 했다.

그러면서 정출헌선생님은 조선시대를 바라보는 관점을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작업을 해야 했고 그런 안목으로 보니

우리가 간과한 점이 보였다고 하셨다. 임병 양란을 겪었지만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나라 

명청이 교체되고 막부시대가 왔어도 조선은 무너지지 않고 유지되었던 나라

그 이유는 우리가 미처 따라가지 않았던 마음가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셨다.

조선후기 실학에 대비해 조선전기를 암흑의 시대로 보는 것도 있으나 조선전기는 나라가 망하지 않는 기본 시스템을 구축한 시기였고

1392년 왕조가 교체되고 불교에서 유교로 문명사적 사상 전환이 있었던 조선전기는 매우 역동적 시기였다고 하셨다.

그런중에 점필재선생은 국가 시스템은 마련 되었지만 사람이 빠져있다고 판단하고 비록 식민의 나라에로 일조 했다고 하는

성리학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었더라도 사림의 성리학은 내적인 시스템을 구축하였다고 하셨다.

점필재 선생은 교화를 통해서 사람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보셨는데

특히 한개인, 즉 자기자신을 교화하는데 소학을 강조하셨다고 한다.

일화로 제자 김굉필이 20세에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한유를 배우러 왔다가 30세 까지 소학만 공부하는

소학동자가 되었다는 말씀도 해 주셨다. 그 후 김굉필은 과거시험을 치지않고 도학의 길로 갔다고 한다.

한때 김종직은 한직인 함양군수로 우울하게 내려왔으나 내려와서는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생기 넘치는 삶을 살았다고 한다.

훈구파의 서거정이 23년 대제학을 지내는 동안 점필재선생은 원하던 대제학을 지내지 못하고

성향에 맞지 않는 형조판서를 끝으로 밀양으로 낙향 한다.

점필재선생은 제자들과 正心之學으로 무장?^^ 공부하며 무오사화와 갑자사화의 변에서는

제자들이 참혹한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원망과 후회가 없는 스승과 제자 사이의 믿음이 있었다.

주자를 공부한 자작샘과 진달래샘은 五黨, 正心之學이 주자학과 똑 같다고.

덕행과 문장과 정사를 겸비한 점필재선생을 공자의 그 어떤 제자 보다도 뛰어난 인물이라고 그의 절친은 말하기도 했고

그러나 성종실록에는 경상도 촌사람들의 벼슬하는 사람들이 지나치게 높인다고

이것은 '경상도 선배의 무리' 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는 기록이 있다.

여기서 선비 라는 말이 선배에서 나오지 않았나 하는 說이 재미있었다.

 

 

**후대인이 기억하는 시대의 스승 점필재

정출헌샘은 점필재 앞에 '시대의 스승'을 다셨지만 실상 시 읖는 도학자, 백세의 스승이라고 하셨다.

역시나 역사적으로 기본은 사림의 종장일 것이다.

어쨌든 퇴계 이황의 시에서 평 한 것을 추려 보면

 

佔畢文起衰  점필은 문으로 쇠퇴한 시대 일으켜

求道盈其庭  도를 구하는 선비들 그 문하에 가득했네

有能靑出藍  쪽에서 나온 청색 쪽빛보다 더 푸르나니

金鄭相繼鳴  김과 정이 서로 이어 울렸다네(김굉필과 정여창)

 

밀양에 점필재선생을 모신 예림서원이 있는데 거기에 구영당이 있다고 하셨다.

나는 출판사 예림당 이름 여기에서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작 내수준^^)

아 그리고 점필은 예기의 학기편에 나오는 말로 (책을 엿보다) 모르면서 가르친다는 매우매우 겸사이다.

 

이황의 제자 기대승은 그의 저서 논사록에 '후학을 가르침에 지극한 정성' 이라고 했는데

이는 거의 모든기록이 일치한다고 한다. 또 점필재의 제자들은 성대하기가 이황,율곡,우암,동춘당 같은 문하라도

따를 수 없는 듯 하다고.

 

제자의 비판(김굉필),옹호와 이해(남효온), 존중과 지지(김일손),다시찾아간 김굉필

모두 시로 표현된 내용이지만 특히 만년에 다시 스승을 찾은 한훤당 김굉필의 시를 적어본다.

 

一老倉髥任路塵  한 그루 노송이 길가의 먼지 뒤집어쓴 채

勞勞迎送往來賓  수고로이 오고가는 나그네 보내고 맞고 있네.

歲寒與汝同心事  추운 계절이 될 때 너와 같은 심사를 가진 사람

經過人中見幾人  지나가는 사람들 가운데 과연 몇이나 보았는가.

 

젊었을적 스승을 비판한 한훤당의 시를 같이 견주어 보면 술 한잔 안마시고는 못배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현손의 奉送金先生大猷奉大夫人歸玄風에서 점필재선생 제자의 계보를 볼 수 있는 몇 구절이 있다.

(나는 여기에서 또 현풍할매 설렁탕이 생각남.아 그 현풍이구낭^^)

 

醒狂老丘壑  성광자(이심원)는 골짜기에서 늙어 가고

秋江長已矣  추강(남효은)은 길이 가버리고 없다네.

先生今又去  이제 다시 선생마저 가고 마시니

小子竟何倚  소자는 끝내 누구를 의지 하오리까.

 

여기에서 성광자 이심원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하니 내용으로 보면 도학의 계보로 보여진다.

도학의 계보로는 정몽주->길재->김숙자(김종직父)->김종직->김굉필,정여창->조광조... 이렇게 이어진다. 

 

사대부의 나라에서 정도전으로 부터 중앙조직 뿐 아니라 상촌의 조직까지의 구현과 함께

사대부의 정치 시스템을 만들 때 조선전기 성리학 초기의 인간과 문명에 대한 사회적 개혁의 역동적인 힘

이 두개의 시스템으로 새로운 나라 조선을 중국과 일본과는 달리 근대 이전까지 유지하게 하였다고 맺으셨다.

처음으로 돌아가 우리는 사림을 공감 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왜냐하면 그것이 우리의 내면을 차지하고 있으니까

 

강의 중에 김종직의 조의제문에 대한 말씀이 있었는데 김종직은 이 제문을 왜 썼을까?

인터넷에서 찾아 본 대로 꿈을 꾸어서 썼다면 허균의 비판에는 사림으로서 어떤 답변이 없었나... 하는 궁금증이 있었고

한달여전에 요요샘은 자라면서 아버지께 김종직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랐다고,

나는 한명회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란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 각각의 자손인 우리 처럼

같은시대 살았던 두사람의 어떤 관계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무심한 궁금증도 있었다.

 

 

댓글 1
  • 2020-02-03 15:44

    후기를 부탁드리고 나서
    강의 시간에 흘깃보니 필기를 너무 열심히 하고 계시더군요. ^^
    제일 먼저 신청하시고 이렇게 자세한 후기까지 너~무 감사해요.

    사실 재작년에 주자에 대해서 세미나를 하고 성리학이 이런 거구나를 조금 맛 봤습니다.
    그런데 막상 '조선은 성리학의 나라'라고 말하면서 도대체 조선 성리학은 어떤 건지 아는 게 없다는 걸 문득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번 정출헌샘의 강의가 그래서 좋았습니다. ^^
    듣는 내내 주자 혹은 정호와 정이가 생각났습니다.
    물론 공자학당도 생각이 났구요.
    늘 하는 이야기, 늘 듣는 이야기 같은데 정출헌 선생님의 이야기 속에서 두 시간 반이 훌쩍 사라졌습니다. ^^
    공부를 라이프스타일로 구현한 사람들의 이야기, 소학클럽(?) - 다음시간이 더 궁금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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