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좌전 3회 "난산이 부른 화의 시작"

진달래
2022-03-23 17:08
146

은공 원년 (기원전 722년)의 경(經)이 이제 끝나고 전(專)으로 들어갑니다.

 

經) 元年春王正月

專) 元年春 王周正月 不書卽位 攝也

<춘추>의 경에 “원년 봄, 정월”이라는 말을 <좌씨전>에서 설명을 해 줍니다. “원년 봄에 주나라 달력으로 정월, 즉위했다고 경에 쓰지 않은 것은 섭정했기 때문이다”

 

-은공은 혜공의 서자로 뒤에 환공이 되는 동생 윤 대신에 섭정을 했기 때문에 경에 즉위했다는 말을 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經 ) 三月, 公及邾儀父盟于蔑

專) 三月, 公及邾儀父盟于蔑 - 邾子克也 未王命 故不書爵. 曰 儀父 貴之也.

公攝位而欲救好於邾 故爲蔑之盟

“삼월에 은공이 주나라 의보와 멸에서 맹약했다. 주자는 극이다. 주나라 왕에게 임명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작위를 춘추에 쓰지 않았다. 의보라고 한 것은 그를 존중한 것이다. 은공이 섭정을 했지만 주나라와 우호를 다지기 위해서 멸에서 맹약을 했다.”

 

- 처음이라 그런지 명칭에 대한 주가 많습니다. 주자의 子가 공, 후, 백, 자, 남의 자로 작위이지만 너무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거나, 주변 오랑캐의 나라인 경우도 그렇다 등등

 

專) 夏四月 費伯師師城郎 不書 非公命也

“여름, 사월에 비백이 군사를 이끌고 낭에서 성을 쌓았는데 춘추에 적지 않은 것은 은공의 명령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경에는 보이지 않는 내용이 전에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제후의 명령으로 한 일이 아니라 공식적인 일이 아니라고 보는 듯합니다. 그런데 <좌전>에는 왜 굳이 썼는지 지금은 잘 모르겠네요.

 

經) 夏五月 鄭伯克段于鄢

專) 初 鄭武公娶于申 曰武姜 生莊公及共叔段. 莊公寤生 驚姜氏 故名曰寤生 遂惡之. 愛共叔段 欲立之. 亟請於武公 公弗許. 及莊公卽位 爲之請制 

“이전에 정무공이 신에서 아내를 맞아 무강이라고 했다. 장공과 공숙단을 낳았다. 장공은 거꾸로 태어났는데 강씨가 놀라서 이름을 오생이라고 하였고 결국 그를 미워하였다. 공숙단을 사랑하여 그를 태자로 삼고 싶어 했다. 자주 무공에서 청하였으나 무공이 허락하지 않았다. 이에 장공이 즉위하자 공숙단을 위하여 제 땅을 청했다.”

 

- 여름 오월에 정나라 군주가 단을 언 땅에서 쳤다는 이야기에 대한 긴 설명이 시작되었습니다. <춘추좌전>을 읽다보면 이렇게 경에는 짧게 나오는 사건이 좌전에 엄~ 청 길게 설명되어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장공이 동생인 공숙단을 친, 이 사건이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앞으로 이 일을 한~참 읽어야 합니다.

 

주를 들여다보면 ‘오생(寤生)’에 대한 여러 설명이 되어 있는데, 거스를 오(啎)가 잘못 표기 되었다는 둥, 태어나자마자 아이가 눈을 뜨고 보는 것을 오(悟)라고 하는데 그게 잘못 쓰인 것이다. 등등. <정세가>에는 ‘生之難’이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난산이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양백준선생도 발이 먼저 나오는 흔히 거꾸로 아이가 태어난 경우로 봅니다. 그렇다고 엄마가 이렇게 미워해도 되는지. 세 살 아래 동생인 단(段)만 예뻐하네요. 앞으로 큰 아들을 미워하고 무강이 작은 아들을 끼고 반란을 일으키겠죠?

 

토용샘이 매우 좋아한 주가 있습니다. 불(弗)자에 대한 주였는데 뜻이 “不 …… 之”라고 합니다. 동사 아래에 목적어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냥 다 같은 ‘아니다’가 아니라는 거죠.

 

아, 그리고 오생(寤生)에 대한 두예의 주가 있는데 ‘오매이생(寤寐而生)’ 그러니까 ‘깨다 자다, 낳았다.’ 뭐 이런 뜻인 듯한데, 양백준선생은 틀렸다고 했는데 봄날샘이 자기가 그렇게 태어났다고 했습니다. 출산 시간이 길어서 어머니가 자다가 통증이 심하면 깼다가 뭐 이렇게 거의 이틀 걸렸다고.... 그러니까 두예의 주도 맞는 것 같습니다. 거꾸로 태어났을 수도 있지만 이렇게 낳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난산이었을 듯도 하고요. 

앞으로 이야기도 기대됩니다. 

댓글 1
  • 2022-03-24 22:54

    鄭桓公寄帑與賄於虢鄶之間(11쪽 3째줄) 의 궁금증을 풀고자 좀 찾아봤어요.

    정나라는 선왕(BC827~781)의 동생이 봉해받은 나라죠. 그래서 처음 정나라의 위치는 서주 왕실이 있던 지역에 있었어요.(섬서성)

    정나라 환공은 당시 주나라 동쪽 수도 성주(주나라가 은을 정벌하고 낙양에 세운 신도시)에서 주왕실의 사토(司土)로 오랜 기간 복무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성주 외곽에 임시로 자신의 재산을 단계적으로 옮겼다고 해요. 바로 '寄帑與賄於虢鄶之間'을 말하는 것 같아요

    서주 몰락후 환공의 아들 무공이 BC767년에 성주 근처에 있던 소국 회와 동괵을 정복하고 그 자리에 정나라를 재건설합니다. 

    주 유왕이 몰락하고 BC770년 평왕이 동쪽 낙양으로 천도할 때 정나라의 역할이 컸기 때문에 춘추 초기에는 정나라의 힘이 강했던 것 같네요. 

    정세가 환공, 무공, 장공 부분을 읽으면 도움이 되실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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