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좌전2회차 후기_뭣이 중헌디?

봄날
2022-03-20 13:13
139
양백준의 해설(傳)에 이어 본격적으로 경(經)에 들어갔다.
우리가 읽은 것은 경으로 보면 달랑 세 줄이다.^^
年春王正月(은공봄주왕정월이다)
은공원년은 B.C.722년이다.  그 해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한서같은 역사책에도 있고 당대 유적에서 출토된 솥단지에 각인된 활자를 보고 알 수 있다. 문제는 그 연도표기가 약간씩 다르다.  그리고 원년은 왕이 직위한 첫해를 가리키는데, 사실 은공은 즉위한 사실이 없다. 왜냐 하면 섭정을 했기 때문이다. 그 내용을 우리 양슨생이 수두룩하게 적어놓았다.  그리고 왜 또 봄이라고 적었는가에 대해 온통 설명한다.  춘추에는 그 달을 적을 때 매번 그 계절을 앞에 쓴다는 것, 그러니까 봄1월, 봄2월...이런 식으로 적는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전에 읽었던 <여씨춘추>에서 봄의 세 달을 맹춘, 중춘, 계춘, 이런 식으로 쓴 걸 흥미롭다고 생각했는데, 암튼  사계를 중심으로 계절을 사유한 것은 기원이 오래됐다는 것을 알겠다.
 
公及邾儀父盟于蔑(3월에 은공이 주의보와 멸땅에서 회맹했다)
 조씨성을 가진  정나라 수도는 원래 곡부(내가 가봤던 몇 안되는 중국의 도시)였는데 추현으로 옮겼다가 춘추시대 후 8세가 지나 초나라에 의해 멸망했다. 너무 웃긴 내용이 있었는데, 지역의 이름인 추(鄒)가 공양전에는 '주루(邾婁)'로 기재되어 있는데, 중국어 발음으로 빨리 읽으면 '추(鄒)'자가 되어 그렇게 변했다는 것이다. 중국어를 잘 하는 토용이' 주루'를 빨리 발음하니, 정말로 '추'와 비슷하게 들렸다는 것이다. 쓸데없(다고 여겨지는)는 주석이지만 한번 또 이렇게 웃었다. 다른 건 기억 안나는데 이런 건 왜그렇게 또렷하게 기억이 나나 몰라.ㅎㅎ
또 맹약을 맺는 법도 자세하게 나와 있었다. 우선 땅을 파서 구덩이를 만든 다음 거기에 소, 양, 혹은 말을 희생으로 바쳐 죽인 뒤, 그 왼쪽귀를  잘라 쟁반에 올리고,  맹약서를 낭독하고(이때 맹서 원본은 묻고, 사본은 맹약당사자가 각각 보관한다네요) 회맹에 참가한 사람들이 일일이 그 피를 조금씩 나눠마신다고 한다....비린내가 나는 듯 하다.
 
鄢(여름5월에 정백이 단을 언땅에서 물리쳤다)
정백은 정나라 군주로 장공을 가리킨다. 정나라는 주 선왕이 자신의 아우 환공을 봉했던 나라이고 단은 공숙단으로 정백의 아우이다. 정나라는 후에 한나라에 넘어갔다. 
 
아직 춘추좌전의 맛을 느끼지는 못하겠다. 수없이 나오는 나라이름, 게다가 비슷비슷한 왕의 이름, 성씨, 직위가 나올 때마다 "이게 어느나라냐?" 갈피를 잡지 못하지만 그게 뭣이 중하겠는가. 지금 내가 좌전을 토용, 진달래, 느티나무 처럼 오래도록 고전을 공부한 친구들과 함께 읽고 있다는 것보다 중요한 건 없으니까~
댓글 3
  • 2022-03-20 23:12

    그쵸 이제 시작인데요, 급할 것 없지요. 

    은공이 즉위했다는 말을 기록하지 않아서 섭정한 것이다, 아니다 실제 군주가 되었다 등등 논쟁이 되는 부분을 보니,

    춘추 읽기가 시작되었구나 실감이 나네요^^ 

    지도와 사기 세가를 같이 봐야될 필요성도 느꼈구요.

  • 2022-03-21 09:41

    맞아요. 세가도 보고, 해야 할 것 같아요.^^

  • 2022-03-22 10:00

    뭣이 중한디? 완전 공감.

    그래도 傳은 좀 길긴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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