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당개 세미나 1회차 후기

송우현
2021-08-16 14:57
64

 지난 토요일, 서당개 세미나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번에도 폐강의 쓴맛을 맛보나 했지만, 다행이도 두 분이 신청해주셨지요~

먼저 최근에 취업준비로 매우 바쁜 새은이에요! 좀 더 비슷한 나이의 또래들과 비교적 평범한 사회 생활을 하다보니, 인문학에 필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해요ㅎ. 

 

그리고 퀴어링 워크샵에서도 참여하시면서 미친 존재감을 발휘하고 계신 우리 만복님!ㅎ 예상보다 일찍 도착하셔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요, 무려 안성에서 오셨고, 남산 강학원에서 공부를 하셨던 분이셔요. 저는 정말 어렴풋이 떠오르지만, 과거에 '다이탄' 북콘서트 때 길드다를 촬영하셨다고 하네요ㅎ. 

 

 적은 인원이라 세미나가 잘 굴러갈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두분 다 경험자다보니 아주 원활하게 첫 시간도 진행이 되었답니다. '철학과 굴뚝 청소부' 1부를 읽고 만났는데요, 제가 두 꼭지의 발제를 가져왔어요.

 

  1. 철학 : 시대의 흐름을 넘어서는 것

 철저하게 '신'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던 중세를 근대로 끌고 온 데카르트. 데카르트의 주체철학과 과학주의, 객체의 위치 설정 등은 기존 세계의 사상과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많은 철학자들을 거쳐왔지만, 아직까지 데카르트가 세워놓은 흐름은 크게 바뀌지 않은 듯 하다. 여전히 과학과 이성, 인간이라는 주체의 가치는 너무 높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아직 중세에서 넘어온 만큼의 도약은 없었다고 볼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새은이 날카롭게 질문했습니다.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갈 때 처럼 큰 흐름의 변화는 없었어도, 훨씬 더 다양한 철학과 생각들이 공존할 수 있는 게 현대의 모습이 아니냐는 것이었죠. 아뿔싸! '도약'이라는 표현 자체가 마치 긍정적 의미의 발전을 이야기하는 것이었어요. 제가 무의식적으로 갖고 있던 고정관념 같은 거죠. 신은 주체철학보다 구린 것이고, 주체철학은 요즘에 이야기 나오는 객체의 가능성 같은 이야기들에 비해 구린 것이라는... 흐름이 크게 바뀌지 않는 답답함이 잘 드러난 발제였고, 자칫하면 하나의 단일 흐름만을 지향하게 될 수도 있다고 느꼈습니다. 생각치도 못한 곳에서 간파당한 기분이라 부끄럽고 그랬네요 ㅎ

 

 

 

 

      2.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전태일과 주체철학

 

 최근 ‘전태일 힙합 문화제’에 참가하면서 전태일과 노동운동에 대한 자료들을 찾아보게 되었다. 노동문제를 포함한 사회적 주제를 다루는 가사를 써야했는데, 별로 아는 게 없었기 때문이다. 그 중 인상 깊었던 문장이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였다. 이는 공장주와 기업, 소비자들은 사람을 기계(사물)처럼 다룬다는 의미이고, 이는 곧 노동자 인권을 신경 쓰라는 의미이지만 동시에 기계(사물/자연)과 인간을 구분 짓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전태일의 행적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지만,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라는 말 워딩은 결국 주체와 객체의 경계를 강화하는 방식의 워딩이 아닐까 싶었던 거죠. 고용주나 소비자가 노동자들을 보는 방식도 주체와 객체로서, 즉 공장을 굴리는 톱니 하나쯤으로 보는 거구요. 따라서 노동자의 권리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주체철학을 해체하지 못한다면 노동문제도, 동물권이나 AI문제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주체와 객체의 관계를 실체와 양태로 해석하여 그 관계를 전복시킨 스피노자의 철학이 굉장히 인상깊었어요.

 만복님은 불교에도 관심이 있으시다고 하는데, 스님들이 이야기하는 불교의 철학과 스피노자의 철학이 매우 닮아있는 것 처럼 느껴졌어요. [모든 양태는 평등하다 - 발 아래 개미부터 부처까지 모든 존재에 불성이 있다] 라던가, [자연은 수동적인 에너지와 능동적인 에너지를 모두 가지고 있다. - 스님들이 살생을 하지 않지만 식물은 먹는 이유가 나무나 풀의 존재 의의는  다른 존재에게 자신의 것을 주기위함이기 때문이다.(그럼으로써 자신도 자손을 퍼트리고 순환할 수 있기 때문)] 이런 이야기를 들었거든요ㅎ. 지구 반대편에서 다른 방식으로 비슷한 생각을 했다는 게 굉장히 재밌더라구요.

 

 

 다음 시간에는 2부와 3부까지 읽어오시면 되구요! 발제와 후기는 만복님이 준비합니다~ 

그리고 새은의 제안으로 미발제자들은 메모를 금요일 밤 12시까지 올려주시면 됩니다!(새은이는 수요일?ㅎ) 하고 싶은 이야기를 a4 반장 정도로 정리한 메모면 괜찮을 것 같구요! 추가로 인상깊었던 구절, 이해 안가는 구절을 하나씩 뽑아오시면 좋을 것 같아요~

 

 

댓글 2
  • 2021-08-16 15:01

    오랜만에 세미나 참석하니 즐거우면서도 어찌나 어색하던지요~
    이제 시작이지만 철학사를 훑는 일이란 쉽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ㅋㅋ

     

  • 2021-08-18 18:19

    저는 사실 인원이 적어서 이야기가 중간중간 끊기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첫 세미나를 하고 보니 인원이 적은 것이 오히려 이 세미나만의 장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 두 분과 함께 공부하게 되어 든든합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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