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드다 강학원 S3 마스크가 말해주는 것들 발제

김영은
2020-10-24 16:18
325

마스크가 말해주는 것들 - 김영은 

 

6.가족 

이 장에서는 우리들 삶 속에서 흔히 있는 평범한 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에서 부터 시작한다.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우리의 엄마의 모습을 한 영희를 중심으로 여러 질병속의 가족, 그리고 그들을 돌보는 돌봄가장의 영희가 코로나 19를 맞이하게되는 모습들을 집중 탐구한다. 코로나 19가 창궐하면서 상대적으로 바이러스와 면역력에 취약한 계층은 더윽 사회적 고립을 심화시키게 만들었고,  그들에게 가장 친밀하게 공간을 공유하는 가족은 위험하고 견제해야할 대상과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엄마노릇을 벗어날 수 없는 영희는 가족의 돌봄 가장이 될 수 밖에 없었고 손주 즉 돌봄이 필요한 미취학 아동의 교육 시설이 중단된 이후로 더욱 더 너무나 많은 돌봄을 감수해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지게 된다. 코로나 시대 이전부터 고립적인 삶을 살수 밖에 없었던 노인, 몸이 아픈 환자들와,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고립은 코로나로 인해 더 심화되었고 이 문제에 대한 논의는 계속 이어질 것이지만 이어 우리를 돌보아주는 돌봄 가장인 엄마들에게 지속되는 돌봄 수행에 대한 피로와 사회적 고립은 정작 손을 놓고 바라 보아야할 수 밖에 없는 문제일까. 코로나로 인해 가족의 역할이 중시된 지금, 돌봄의 순환과 우리가 마주하게 될 일상에 대해 되묻는다.

 

7.노동

취약한 노동환경, 허술한 방역조치, 노동자의 안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고용주(안전과 보호에도 돈과 노력이 들어간다는 사실 때문에),아프거나 다쳐도 쉬지 못하는 한국 노동시장의 실태, 노동자에 대한 이해와 연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우리나라. 코로나 19를 통해 노동자가 얼마나 보호받지 못하는 취약한 환경에 놓여져 있었는지 더욱 적나라하게 보여지고있다.

고용의 외부화로 고용계약 보호에서 배제되어지는 하청업체의 직원들 , 공공기관의 하청임에도 불구하고 ‘하청’ 업체라는 이유로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지게 된 이들, 왜 하청 노동자가 더 위험할까? 도대체 노동이라는 것에 있어 보호받지 못할 노동은 무엇이고 보호되어야할 노동은 무엇인가. 저임금 노동시장이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있는 상황에 인간은 그저 노동을 처리하는 이리저리 굴리며 아무렇게나 막 대해도 상관없는 존재일까? 

기업은 저임금을 유지하고 고용 조정을 쉽게 하기 위해 외주화를 선택한다. 외주화는 전자감시 시스템 - 판옵티콘 을 기반으로 고용되고 이를 기반으로 노동과정을 치르는 이들에게는 업무 내내 감시와 통제의 압박에 시달린다. 또한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성과체크와 성과급체계는 노동자들 사이에서 경쟁을 유발하고 그들의 노동강도를 극대화로 밀어붙인다. 살기위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하기 위해 사는 삶을 만들어내는 노동시장, 도대체 무엇이 중요할까?

외주화는 철저히 전자감시 시스템을 기반으로 고용된다. 이는 사용자의 안전 챔임 회피로 이어진다. 외주화에 따라오기 마련인 저임금과 인력부족은 안전을 위협하고 저임금과 억압적인 현장통제 구조는 아파도 쉴수 없는 인간을 인간으로 대우해주지 않는 노동 현장을 만들었다. 돈을 위해, 더 많은 자본과 그에 따른 희생을 무시하고 인간성을 상실해 가는 이런 노동실태는 코로나 19를 통해 더욱이 그 민낯이 드러났다. 코로나 19로 인해 배달, 배송업의 노동자들의 취약성은 배가 되었다. 이 또한 전자 감시 에 기반한 작업 통제이며 노동자들의 안전과 보호는 철저히 배제되었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새롭게 진화한 외주화는 기업이 더욱 쉽게 고용과 임금을 신축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만들고, 노동자를 시간과 비용을 들여 보호하지 않고도 자유자재로 착취가능하게 끔 만들었다.

“회사와 기업이 실시간으로 자신의 실적을 들여다 보고 있다는 압박에 엄청난 중압감을 느껴며 힘들어도 계속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던 노동자들, 결국 과로로 인해 업무가 중단되고, 쓰러진 그를 발견한 것도 전자감시 시스템이었다. 업무가 중단되자 회사가 주변에서 일하던 노동자에게 그를 찾아 보라고 한 것이다. ’배송 멈춤’이 그가 세상에 보낸 마지막 신호였다.” -187p

“ 프랑스 법학자 알랭 쉬피오는 질병휴직과 같은 제도가 도입되고 발전된 까닭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러한 제도가 노동법에서 성공을 거두고 독특한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까닭은 그러한 제도가 노동을 상품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잠시 괄호 속에 묶어두고, 인간 신체의 건강과 재생산에 관련되어 있는 노동의 비 상품적 가치를 존중하도록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노동계약의 일시 정지 제도는 노동자의 복지가 재화로서의 노동보다 우선하며, 인격이 사물보다 우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좀더 인간적이고, 좀더 지속적이며, 급부의 상호교환 관계와는 다른것이다. ” -190p

코로나 19의 시대, 디지털 전환이 더욱 가속화 되는 상황에서 노동과 노동의 중심인 인간을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권리장전의 마련이 시급하고 그 권리는 바로 이러한 정신 위에 세워져야한다.

 

8.의료

K-방역의 성공적사례와 그 이면 아래에서 두터워지고 있는 우리의 보이지 않는 정서들을 들여다본다. 현재를 지배하는 정서는 해외에서 칭찬하는 한국 방역에 대한 자랑스러움, 실제로 상대적으로 매우 안전해보이는 나라 대한민국에 대한 안도감이다. 그 불빛 아래에 드리워져 있는 피로감과 간간히 터져나오는 집단감염 사태로 인한 불안감과 분노가 혼재한다. 코로나 19로 인해 '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전체의 안녕을 위해 조심했는데, 일부 부주의한 사람들 때문에 방역에 구명이 뜷렸다는 혐오감에 자주 분노한다. 코로나 19라는게 한 국가가 홀로 종식시킬 수 없다는 걸을 알면서도 발본원색을 추구하는 방역당국이나 마찬가지로 확진자라는 동료시민의 색출과 추방을 몰아세우는 것은 한국 방역 성공의 이면임을 보여준다.

방역은 역병을 막는다는 뜻인데, 방역이 전쟁이 되고, 안팍의 적을 섬멸하는 이미지가 되는 것도 생각해볼 문제라고 이 책에서 꼬집고있다. 전쟁의 상상력이 문제인 것은 결국 전체를 위해 소수가 희생될 수 도 있고,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 집단에 대하서는 비난과 멸시가 가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염두해 두어야한다고 말한다. 신천지부터 게이클럽 사태까지 인권에 대한 고려 없이는 방역도 불가능하며, 사회의 약한 고리는 방역의 구멍이될수 있다는 점 한 마디로 우리 사회에 이미 존재하던 문제들이 불거져나와 현실로 나온 것이다. 대면접촉 없이도 생활이 가능했던 것은 노동자의 생명이 위태로울 정도로 고강도 저임금 노동이 가능한 시스템이 발달되어 있던 덕분이고, 콜센터가 온라인 생활을 지탱해 줄 수 있었던 것도 값싼 인력으로 운영 가능한 한국의 열악한 노동조건 하에서 가능해진 것이다. 이렇듯 한국의 성공이 높은 기술력과 시민의식뿐 아니라 인력을 갈아넣어 움직이는데 익숙한 취약성 덕분이라면 이번 코로나 19 위기는 넘겼다고 할지라도 이 체제가 지속가능한 것인지 의심해보아야한다.

또한 이 장에서는 커먼즈 면역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후변화 함께 잦아지는 바이러스의 창궐로 우리는 함께 면역을 가꾸고 만들어갈때 다시 말해 인간 이상의 존재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세계에 책임감을 가지고 돌볼 자세를 갖출때에 지속가능한 온전한 방역이 가능할 것임을 주장한다. 이러한 커먼즈면역은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확대하고 의료 생태계 전체의 공공성의 문제를 떠올린다.

 

9.민주주의 

코로나19의 가장 큰 의미는 일어날 법 하지 않던 비상사태가 마침내 일어났다는 것이다. 혹은 앞으로도 이러한 바이러스 감염병이 돌발하는 비상사태가 계속 이어지리라는 전망을 인류가 더이상 외면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뉴노멀의 징후이다. 다양한 비상사태, 전쟁, 감염병, 기후변화, 자연재해 같은 것들은 늘 우리의 삶을 새롭게 규정한다. 비상사태에는 긴급행동이 필요하고 이 때 소환되는 고전적 사례로 ‘아테네 역병’을 이 책에서 이야기 한다. 비상사태 속에서 종교나 법률 등 일체의 규범이 사람들에 대한 구속력을 상실하면서 아테네가 무법천지로 전략하는 과정을 충격적으로 묘사하는데, 지금의 코로나 19의 사태가 이 고전적 이야기와 닮아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비상사태에는 사회적 강세자의 무능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사회적 약세자의 참여와 기여 없이 비상사태 극복이 불가능하다는게 분명하게 드러나는데 이러한 비상사태가 사회적약세자의 시민권을 확대하고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 가능성을 이 장에서는 이야기한다.

비상사태가 발생했을때 민주주의자는 사회적 약세자들의 생존과 권리, 즉 세력을 축소하는 계기로 활용되지 않게 끔 맞서 그들의 권리를 지켜야한다는 것이 민주주의자로서 이 코로나 19를 상대하자는 것이다. 그것을 대비할 수 있는 시민적 덕성과 기예를 갖춘 공중(the public)의 참여를 확대하고, 코로나 사태로 온갖 종류의 혐오와 차별, 비난과 낙인이 한국사회를 휩쓸었지만 이 적대감과 혐오론은 방역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뿐민아니라 민주주의와 시민권에 큰 상처가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비상사태 이전에서 생산 노동의 중심의 노동자들이 남성들이 환유된 것 처럼, 오늘날 최전선에 있는 이들, 돌봄과 재생산을 담당하는 이들이 누구이며, 통상적으로 여성적인 것으로 간주 되던 돌봄에 대한 가치의 기여를 새롭게 부여할 것을 이야기한다. 언택트 문명에서의 컨택터와 메인테이너들, “우리는 세계를 돌보는 이들에게 정당한 몫-소리를 주고 있는가?”

 

10.모더니즘

마지막 장에서는 코로나 19의 이전과 이후의 우리의 세계에 대한 통찰적인 질문으로 시작한다. 코로나로 전례없던 국면을 통과해가면서 이 세계는 우리가 만들고 살아왔던 익숙한 공간이 아니라, 내 집같지 않은(unheimlich) 두렵고 낯선 곳이 되었다. 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일상생활에서도 전면적인 변화를 겪었다. 세상의 변화나 남들의 시선에 좀처렁 아랑곳 하지 않던 사람들 조차도 코로나로 인한 변화를 거부하기 어려웠고, 익숙한 사회생활의 방식과 일상은 위험한 것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에게 낯설과 두려우며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느낌을 주는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닐 것이며 오히려 이런 낯섬과 불안함, 공허하고 충격적인 것들은 현대인이 공유하는 일반적인 세계감일 것이라고 이 장은 이야기한다. 기본적으로 현대는 낯설고 생소한 곳이지 우리에게 호의적이고 친숙한 공간이 아니었다. 모더니티의 기본 속성 또한 익숙한 세계상을 끊임없이 파괴해버리는 파상의 체험에 있고, 그런 의미에서 한국은 현대성의 후발주자가 아닌 모더니티의 극단 내지는 최전선에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그 현대성을 살아가는 우리는 갑작스레 마주하게 된 이 낯설은 것들을 탐색하고, 의미를 부여해 가면서 다시 살아갈 만한 곳으로 만드는 현대화의 객체일 뿐만 아니라 주체이기도 한다고 이야기한다. 여기서 발터벤야민의  묘사한 역사가 그러하듯 코로나 19처럼 우리는 몰아치는 폭풍속에서 도망가거나 눈을 감아 버리는 대신 폭풍을 마주하고서 어떻게든 살아가려는 흔적 덕분에 목숨만 부지하는 존재가 아니라 삶을 사는 존재로서 가치를 획득하는 의미를 부여하고 만들어재는 존재인 '문화인간'의 타이틀을 얻는다. 

우리는 이 낯설고 두려운 현대의 세계에서 생존을 위협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고 새로운 것을 도모해 내는 능력을 바라보아야한다. 그런 흔적들은 켤코 지워지거나 가려지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 사라지고 잊힌 것 같지만 그것들은 모두 우리 안에 남아 있다. 결코 극복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의미를 부여받은 서사로 남아있을 것이다.

더 이상 이 현대의 비체들, 낯설고 두려운 존재들을 가리지 말고, 위기를 통해 보이지 않는 이들에게 다가가고 들리지 않는 이들에게 귀 기울일 것을 권고한다. “우리집 급한 불은 껐으니 불타는 이웃집들 앞에서 보란듯이 유세도 하고 훈수도 두며 소화기도 팔아보자는 약삭빠른 계산을 하면서 지하실에서 울리는 화재경보를 듣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우둔한 존재가 아닐까? 지금 우리에겐 찬물을 끼얹을 필요가 있다.” 26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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