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시간 후기

명식
2019-05-21 19:13
253

  텍스트랩 <글쓰기의 미학>의 마지막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 시간에는 사전에 정한대로 서로가 서로를 위해 글 한 편씩을 준비해왔습니다. 반드시 편지 같은 글일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를 했었고, 실제로도 다양한 양식의 글들이 나왔어요. 하지만 그 글들 모두 함께 읽고 곱씹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글들이었습니다.

 

  해미는 채진이에게, 지금 해미에게 채진이가 어떤 의미를 가진 친구인지, 또 두 사람이 함께 여유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글을 썼었지요. 저는 두 사람이 그렇게 오래 전에(초등학교 5학년) 만난 친구라는 점이 좀 놀라웠습니다. 아무튼 학교에서 함께 편히 누워 별을 보고 싶다는 소원, 금방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채진이는 초빈이에게. 일전에 초빈이가 진학을 고민하는 친구에게 보냈던 편지를 읽고 초빈이가 갖게 된 생각에 대하여 썼지요. 자신이 가진 진학과 성적에 대한 두려움, 나는 그 두려움을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서의 대학 안 가기를 말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채진이와 초빈이가 앞으로도 좀 더 자주 만나면서 그러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초빈이는 현민이에게, 또 우리 모두에게 지금 초빈이가 겪고 있는 외로움에 대한 글을 썼습니다. 통하지 않는 언어와 아무에게도 이해 받을 수 없다는 두려움. 친구들과 고은, 저도 함께 여러 이야기를 했었지요. 부디 그 중 일부일지라도 초빈이가 그 외로움과 두려움을 헤쳐나가는 데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현민이는 새은이에게, 지금 현민이가 무언가를 먹는다는 것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이 무엇인가를 드러내는 글을 써주었습니다. 채식에 대한 고민, 현민이의 몸 상태에 대한 고민, 일상적이면서도 막상 진지하게 생각해보려면 어렵기만 한 고민들. 분명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함께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재미있게 나눌 수 있으리라 생각되는데, 시간이 다소 모자랐다는 점이 아쉬웠네요.

 

  새은이는 해미에게. ‘도전한다는 것에 대한 새은이의 경험을 담긴 글을 썼습니다. 제 실수로 해미가 가고 난 뒤에야 이 글을 읽게 되었는데, 그것이 참 아쉽습니다. 이 글을 함께 읽었다면 분명 올해 많은 도전을 하고 싶어하는 해미와 도전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어떤 도전을 할 것인가에 대하여 좋은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초빈이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는 글이었구요. 아무쪼록 채진이가 해미에게 글을 전해주면서, 새은이의 이야기도 함께 전해주기를 바랍니다.

 

  다들 좋은 글을 써주었고, 덕분에 각자 - 또한 우리 삶의 문제에 대하여 여러 이야기를 폭넓게 나눌 수 있었습니다. 워낙에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 2시간 반을 이야기하고도 허둥지둥 끝내야 했던 점, 또 현민이와 해미를 먼저 보내야 했던 점이 두고두고 아쉽습니다. 다음에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또 이런 자리를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은, 어떠한 글이던 간에 여러분이 계속해서 글을 쓰길 바란다는 것입니다. 처음 수업을 시작할 때 했던 말,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글쓰기는 수많은 흐름의 다발입니다. 글을 쓸 때, 거기에는 여러분이, 여러분이 지금까지 만나고 겪어온 모든 삶이 밑바탕이 됩니다. 글을 쓸 때, 그 과정에서 여러분은 글을 쓰는 자기 자신과 글감이 되는 무언가와 그 사이에 놓인 수많은 것들을 다시 돌아보고 재정의하게 됩니다. 글을 쓸 때, 여러분은 그것을 읽는 모든 사람들에게 새로운 파문을 일으키고 그럼으로써 여러분과 그들 사이에, 그들과 세상 사이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글쓰기는 삶에 있어 무한한 가능성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도약입니다.

 

  우리는 세 테마의 글들을 읽었고, 세 테마의 글쓰기를 했고, 세 글쓰기의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부디 그것이, 여러분의 도약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여덟 번의 수업 동안 모두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언젠가 또 만나기를 바라며, 이만 마칩니다

댓글 2
  • 2019-05-21 19:19

    크기변환_크기변환_KakaoTalk_20190518_224941745.jpg 

  • 2019-05-21 19:24

    내가 편하게 써지는 글 스타일이 있다니 놀라울 뿐이었습니다.

    이번 친구들 너무 좋았고 저희끼리 후속 책읽기를 열어 신날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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