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영성 6회차 후기
바다
2020-03-26 02:25
299
상상도 못했던 초유의 사태에 모든 일상이 정지되고 저에게도 몇 년만의 휴식시간이 생겼습니다.
그 틈을 타서 시작한 세미나가 은연중에 삶의 활력도 주고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도 주었는데요.
그 동안 의식의 흐름대로 마음이 가는대로 아무 책이나 읽어대던 사람이 세미나를 이끌어 주시는 선생님과 함께 하는 동지들이 생기니 재미도 느끼지만 한 편으론 자꾸 자신의 모습도 보게 되더군요.
똑같은 성경과 톨스토이를 읽으면서도 각자 끌리고 느끼는 바가 다르니 혼자서 책 읽을 때완 다른 깨달음이 있었어요.
전 제가 나이가 들어가며 어느 정도 현실감이 생기고 무던해지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다시 한 번 제가 서있는 위치를 확인하면서 내 자신보다 내 곁의 사람이 나를 더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전 사실 ' 토마스 머튼' 이라는 이름과 ' 칠층산' 이라는 용어도 처음 들어보았습니다. 자서전이기도 하고 정진석 추기경의 번역도 매끄러워서 톨스토이보다는 읽기가 한결 편하더군요. 거기다 요요님과 오이도님이 준비해 주신 자료도 함께 읽으니 머튼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었구요.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읽은 칠층산에선 그가 왜 그렇게 의미있는 인물인지 모르겠지만 칠층산이 끝날 때쯤엔 알게 되겠죠.
그리고 복음서를 읽으면서도 우린 각자 끌리는 부분이 다른데요. 전 줄곧 예수와 교회를 분리하는 데만 매달리느라 다른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는게 아닌가 싶은데 다른 분들은 좀 더 섬세하고 다채롭게 복음을 해석하더군요. 그런 점이 함께 책읽는 즐거움인거 같아요. 누가복음을 읽고 나서 많은 분들이 "누가 우리의 이웃인가?" 에 관하여 써주셨는데 저도 뒤늦게 생각해보니 " 나에겐 어디까지가 이웃인가? 나는 과연 편가르기를 하지 않는가? "하는 질문이 생기더군요. 스스로에게 하는 대답은 부끄럽게도 " 넌 뉴스를 보면서 날마다 편가르기를 하지 않느냐? 넌 겸손한 척 하면서 사실은 너의 생각이 옳다고 되뇌이지 않느냐?" 였습니다.
얼마나 더 깨어 있으려고 애써야 할까요?
죽는 날까지 그래야 하겠죠.
우리가 처한 지금 상황이 얼마나 절묘한지요.
2000년 전의 예수와 그 예수를 팔고 있는 신천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일 예배까지 통제하는 국가와 이 상황을 신이 주시는 고난이라며 예배를 강행하는 일부 교회들
예수가 지금 이 모습을 보면 우리에게 뭐라고 말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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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영 | 2024.01.19 | 354 |
아, 함께 공부하는 동지! 좋네요!! 이런 말 정말 기쁘네요.^^
바다님이 쓴 후기처럼 정말 절묘한 상황에서 우리가 공부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게다가 지난 시간에 '이웃'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요청되는 현실과 이웃에 대한 연대가 더 절박해지는 상황이
참 미묘한 엇박자인게.. 그래서 실천은 그런 엇박자 가운데서 뭔가를 변화시키는 힘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우리의 공부도 그런 실천적 행위의 하나가 되어야 할텐데 말입니다....
음 칠층산이 재밌어지고 있어요 ㅎㅎ
저도 책을 읽어나가면서 정말 아는거 하나 없이 무모하게 종교생활을 해왔구나 싶어 얼굴이 빨개질 때가 많아요.
고백록도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서도 읽어보려고요.
참 오이도님 덕분에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속의 시들을 읽고 있어요.
그 때 읽어주셨던 시의 여운이 넘 좋았거든요.
고맙습니다~
ㅎㅎㅎ같이 공부한다는 건 참 좋은듯요~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던져주기도 하고,
생각들을 확장시켜 주기도 하고,
다시 백석을 들게 하기도 하구요~
동지라서 좋군요 ㅎㅎㅎ
칠층산은 조금씩 올라가니 더 흥미롭네요^^
아~ 저도 꾸역꾸역 쫓아가고 있지만 코로나도 확 제치고 달려가는 세미나입니다~ㅋ 회가 거듭될수록 낯설음도 멀어지고 동지애도 피어나네요. 함께여서 좋습니당~~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