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과 선-시즌 2> 에세이 데이 후기- 금쪽같은 에세이

도라지
2021-09-13 23:01
133

#공부는 깨달음을 위한 매우 중요한 성분이다.

 

 

백 척의 높이가 몇 미터인지 검색을 해봤다. 1척은 대략 30센치 100척이면 30미터 정도 된다.
그렇다면 백척 간두에서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음..... 멀쩡하게 살아 있기는 힘들 것 같다. 높구나! 대나무는 왜 이렇게 키가 크지?

(영화 와호장룡의 한 장면이 순간 지나갔다.)

 

대체 깨달음이 뭐길래? 선사들은 백척 간두에서 발을 더 내딛을 각오로 공부에 매진한 걸까?

'콰당~~~'
일단 여기서 우리는 한 번 걸려 넘어진다.
그런 비장한 각오 따위 필요 없이도 여태 잘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일까?
아상(我相)은 참 가성비 좋은 자기위로다.

 

정말이지 깨달음이 뭐길래??  우리는 지난 시즌 내내 공안을 붙들고

나를 의심하고, 언어를 의심하고, 세상을 의심했을까?

 

'우당탕~~~~!'
여기서 우리는 또 걸려 넘어진다.
깨달음이 절실하지 않으니 공안 속 선문답이 아직은 안드로메다의 방언이다.
아직 깨달음이 절실하지 않다는 건. 일면 세속적으로 잘 살고 있다는 것일 수 있으니,

보험 삼아 공부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허나

그런 경우 선사의 질문에 화딱지 나고 속 터질 가능성도 매우 높다.  ^^

 

 

나는 에세이에서 '평상심'을 둘러싼 내 오래된 오해와 좌절을 썼지만, 사실 풀어야 하는 질문은 하나 더 있었다.

나는 한때 초기불교 세미나를 하면서 아라한을 선망했었다.
이름도 '아라한'... 입속 가득 아련한 굴림이 지나가지 않나? 아..라..한.. 
('아라한 장풍 대작전' 속 바람을 가르는 도사들을 생각하지 마시고요~~~!)
초기불교의 깨달음과 선불교의 깨달음은 서로 비교 대상은 아니지만,

'조주록'에서
그 둘 사이에 다리를 놓을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한 스님이 조주에게 물었다.
무엇이 정(定)입니까?  
정하지 않은 것이다.
무엇 때문에 정하지 않다 하십니까?
살아 있는 것, 살아 있는 것(活物活物)이기 때문이다. (조주록 58~59)

*정(定)은 보통 삼매(三昧)라고도 하는 선정(禪定)을 뜻합니다.

 

활물.

븟다의 가르침은 생생한 삶의 현장을 벗어난 적이 없었습니다.
모든 생명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조건이죠.
그러니 그 속에서 깨달을지 안 깨달을지는 당신이 선택할 몫입니다.

저는!

깨닫기로 했습니다. 아니 깨닫고 싶습니다. 

 

 

 

세미나 동안 같이 멘붕을 겪고, 에세이 쓰는 동안 산고를 함께 한 쌤들과,
다음 시즌에서도 서로의 공부를 부추기며 함께 헤매길 저는 바랍니다.

 

이상 천천히 올리려고 했는데 딱히 할 일도 없길래 횡설수설 후딱 올려 버린 후기였습니다.

 

 

쌤들이 품다가 힘겹게 낳은 금쪽같은 에세이를 제가 몇 자로 정리하는 일은 상상할 수 없네요.
궁금하신 분들은 찾아서 읽어 주세요~~~

언제든 그 맘이 싱숭생숭할 때면 누구든 오세요.
말로 다 말하지 못하는 그 무엇, 글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그 무엇을 함께 탐구해봅시다~

 

갤러리로 참가해 주신 인품이 훌륭하신 쌤들게도 감사를. _()_

 

잎사귀 쌤이 안 계실 때 사진을 찍었네요. 쌤~ 반가웠어요. 와락!

인디언쌤은 계셨는데... 저 꽃무더기 사이로 폭 들어가셨어요. 아리에티 처럼^^... 런닝구 정겨운 가마솥 쌤도 잠시 지나가셨고요. ㅎㅎ

 

p.s.
새삼 즉심시불(卽心是佛)을 짚신시불로 듣고 깨달은이가 부럽다는 생각을 합니다.
언어의 지옥보다 짚신 지옥이 더 깨닫기 수월한 환경일 거란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뭔 소린지 궁금하신 분들은 오이도 쌤의 에세이를 읽어주세요 !)

댓글 5
  • 2021-09-14 10:04

    아! 금쪽같은 에세이라, 완전 공감입니다.^^

    한분 한분의 에세이가 다 좋았습니다.  각자의 고투가 느껴져서 감격스러웠고 제가 많이 배웠습니다.

    도라지님 후기를 읽어보니 조주록을 읽고 계시군요. 어디선가 잎사귀님도 조주록 읽고 계시다는 걸 댓글로 본 것 같은데.. 모두 정말 훌륭하십니다. 조주록이든 임제록이든 벽암록이든 홧팅입니다!! 저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다들 쉬시는 긴~방학동안  각자의 방식으로 선어록과 대결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시즌은 말씀드린 대로 야나기다 세이잔이 주해한 달마어록(이입사행론)과 대승기신론을 읽어보려 합니다.

    선어록 읽는 동안 계속 대승기신론이 등장하여 지금 같이 공부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대승기신론은 해설서를 어느 것으로 할까 목하 고민 중입니다. 난이도를 어떤 수준으로 해야할지 아직 판단이 잘 안서네요.

    (아, 글고.. 부끄럽지만 제가 풀이한 <낭송대승기신론>이 있어요. 그건 나중에 제가 선물할게요.)

    결론이 나면 공지 올리겠습니다. 추석연휴도 잘 보내시고 좀 있다 다시 뵈어요.^^

    * 야나기다 세이잔의 <달마>는 민족사에서 나온 책인데 품절되어 구할 수가 없어요. 중고서적으로 구하려면 구할 수 있을 것 같으니 검색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혹시 못구하셔도 걱정마세요. 제본하면 되니까요.

  • 2021-09-14 13:33

    발빠른 아니, 손빠른 도라지샘!!

    샘들의, 정말 금쪽같은 에세이들을 나눠주셨어요.

    귀한 시간이었네요!

    다시금 같이 공부하는 기쁨을 느꼈습니당!

    참관해주신 분들께도 감사와 p>

    이 기쁨을 같이 누리시길 권합니당!^^

     

  • 2021-09-14 14:49

    선문답을 들고 세미나 하는 내내

    고구마를 한 세 개쯤 먹은 듯 뭔가 묵직하게 걸려있었던 것 같습니다.

    ‘도대체 이건 뭐지?’ ‘나한테 왜 이러지?’

    그런데 그것이 각자의 화두였나 봅니다.

     

    그리고 에세이를 통해 모두 자신의 분신인 화두를 각양각색으로 풀어내었습니다.

    각자의 고군분투와 기꺼이 진솔하게 서로가 서로의 거울이 되어주는 과정이 있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막막하기도 했지만 함께여서 어떻게든 출산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적절하게 호흡을 조절할 수 있게 이끌어주신 요요샘과 동학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2021-09-14 16:53

    도라지님의 후기를 읽으니, 어제의 감동이 다시 전해져오네요~

    각자의 고민과 생각을 잘 풀어주셔서 에세이 읽는 내내 마음이 뭉클했어요

     

    문자와 언어를 내세우지 말라는 선어록을 읽으면서도,

    무슨 말인지 이해하려 끙끙거리다보니, 매번 문자와 말에 걸려 넘어졌어요.  

    넘어질   때마다 다독여주시고 일으켜주신 샘들께 감사드립니다~

     

    무겁게 마음에 남아있던 에세이가  끝나서 일까요? 오늘은 산책길에 콧노래가 절로 나왔어요.ㅎ

    방학도 있네요. 길~게 쉬고 다시 만나요~

     

     

  • 2021-09-15 12:10

    저는 고구마에 박스채로 철퍼덕 깔렸었어요.

    그래도 세미나는 계속 흐르고 있으니 그 흐름에 어찌어찌 기운 차려 일어났네요. ~~ 

    공부하고 성찰하고 그릇됨을 발견하고 그걸 또 토해내고...

    혼자서는 죽을 때까지도 알 수  없고 할 수도 없었을 일을  세미나 덕분에 

    이런 진귀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

    요요샘과 동학샘들 감사드립니다.

    몸이 너무너무 가벼워져서 공중부양 된 느낌입니다. ㅋㅋ

    곧 가라앉겠지만 일단은 방학 동안 이 느낌 좀 즐기려고요.~~

    다음 시즌에 만나요.~~~

    더불어 몸이 무거우신 분들 다음 시즌 함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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