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3회차 후기

오이도
2021-08-24 09:27
285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3부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으로’는 ‘시험지에 침을 뱉어라!‘라는 다소 과격해 보이는 글로 시작되었다. 공안과 선어록이 다소 불친절하기는 하지만 초장부터 두 제자의 수행정도를 시험하려고 스승이 놓은 물병을 발로 걷어차 버리는 제자의 당돌함은 다소 황당함을 넘어 허탈함마저 들게 한다. 이러한 공안들은 우리에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분별심의 고정된 틀‘을 해체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한다. 무척이나 강렬하고 때로는 어의 없게..^^

그 가운데 새로운 인물상으로 ‘시인’이 등장한다. 어떻게 보면 분별심의 집착에 덜 물든 존재로서, 시인은 어린 아이에 가장 가까운 존재가 아닐까 생각된다. 일전에 이진경선생의 ‘똥모양과 흡사하게 만든 초콜릿을 어른들은 절대 손을 대지 않지만, 어린 아이들은 호기심으로 맛을 보고 그것을 놀이로 받아들여 즐긴다’-(『불교를 철학하다』)는 글이 생각난다. 우리가 가진 분별심의 고착된 관념이 만들어 내는 부정하는 것이 쉽지 않은 모습일 것이다. 다시금 ‘선어록을 대하며 나는 나의 분별심과 어떻게 대적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야 한다.“ 는 요요샘의 이야기가 마음에 남는다.

 

(다음 주는 강신주님의 ‘ 매달린 절벽에서..4부(먹이를 낚아채는 사자처럼)을 읽고 질문을 메모로 정리해 오시면 됩니다.. .^^.)

댓글 3
  • 2021-08-26 16:06

    읍!! 제가 그런 말을 했나요? 한치 앞을 못내다보고 한 발언이었군요!

    요 며칠 엄청 그 분별심과 다투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어머니가 수술을 하셨는데 재수술을 해야한다고 해서 마음이 들끓었거든요.)

    우리의 일상은 무엇인가를 결정해야 하는 일들이 이어지고 있고,

    그 일들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할수록 좋다, 나쁘다, 옳다, 그르다는 분별심이 더 치성해지는 것 같아요.

    평상심을 유지한다는 건 무심하게 다가오는 것들과 마주하는 것인데.. 그게 쉽지 않네요.

    선문답 또한 그저 고원하고 난해하고 사변적인 이야기들이 아니라 그런 일상과 수행적 상황들 속에서 이루어진 문답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맥락을 단장취의하여 선어록을 만들고 공안화하고 화두참선의 수행법을 제시하는 것 역시

    선어록이 텍스트화되는 것을 경계하면서 분별심을 멈추고 무심으로 돌아가게 하기 위한 수행의 방법이었던 것 같아요.

    공안화된 선어록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선어록에 대한 철학적 해석의 텍스트를 어떻게 만날 것인가는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선문답이 되었건, 공안이 되었건, 선어록에 대한 해석이 되었건 텍스트를 대상화하지 않고

    나의 삶으로 끌고 들어와 살아있는 질문으로 만들고 깊이를 더 하는 것, 그게 참 어렵습니다..

  • 2021-08-27 19:55

    몇해 전 똥모양 초콜릿은 아니지만 똥모양 빵을 먹어본 적이 있었네요. 

    어린아이 같은 마음으로 똥모양 빵을 샀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재미는 있었답니다. ㅎㅎ

    '자신의 본래면목으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노래하는 시인의 마음'이라! 

    저자는 부처와 시인이 생각 이상으로 유사하다고 합니다. 언젠가 저에게도 시인과 같은 마음으로

    오도송이 흘러나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

  • 2021-08-28 09:51

    분별심을 버리라고 계속 말하고 있는데ㅠ

    일상에서는 번번이 그것이 분별인지도 모르고, 호오를 구분해서 일희일비를 반복하고 있는듯...

    하지만 아! 내가 또 구분을 하고 착을 가졌구나! 하는 알아차림으로 일보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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