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월요일, <도시와 영성> 첫 세미나가 시작됩니다.

이미 공지한 것처럼 첫날은 인트로를 위한 책, <오강남의 그리스도교 이야기>를 읽고 오시면 됩니다.

발제는 제가 준비합니다.^^

제가 최근에 어쩌다보니  2주 정도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이 세미나 때문에 여행을 간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시즌 공부에 아주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수많은 교회를 탐방했고 기독교적 주제를 담은 위대한 그림과 조각들을 지겹도록 보고 왔습니다.

보고 느낀 것들이 휘발되기 전에 <오강남의 그리스도교 이야기> 발제를 하게 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첫날은 발제와 질의응답, 토론에 더해 서로 세미나에서 무엇을 기대하는지, 읽을 책의 순서, 발제와 메모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 우리 세미나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오강남의 그리스도교 이야기>는 가능한 잘 읽어오시면 좋겠지만.. 뭐, 첫날이니까 발걸음 가볍게 오셔도 됩니다.

지금까지 기독교와 영성에 대해 생각해 오신 것들로부터 출발해 보기로 해요.

뭔가 공부 좀 제대로 해보려고 했는데 세미나가 너무 말랑말랑하게 시작하는 것 아니냐고요?

하하.. 걱정안하셔도 됩니다. 앞으로 읽을 책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도시와 영성'이라는 우리 세미나 제목이 말해주듯이 탐구주제가 영성인 만큼

일단은 딱딱하게 굳어 있는 몸과 마음을 풀면서 시작하는 것도 괜찮지 않나 싶습니다.

앞으로 12주 동안 공부할 첫 시즌의 주제는 '기독교와 영성'입니다.

우리가 읽을 책들을 살펴볼까요?

오늘날 기독교 영성을 말할 때면 절대 빠뜨릴 수 없는 사람, 토마스 머튼의 자전적 이야기 <칠층산>이 있습니다.

토마스 머튼은 누구보다 침묵과 명상을 사랑한 영성가였지만 다른 한편 기독교와 선불교의 만남 그리고 종교간 대화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천한 활동적인 분이기도 했습니다. 

또 우리는 마하트마 간디의 젊은 시절, 그의 영혼을 뒤흔들고 그의 삶을 바꾼 톨스토이의 글을 읽게 됩니다. 

그리고 팍스 로마나의 시대, 로마의 변방 유대지역에서 일어난 작고 작은 예수운동이 세계적 종교운동이 되도록 초석을 놓았다는 문제적 인물 바울에 대해 공부하게 됩니다.

바울에 대해서는 여러 관점의 해석들이 있지만 저는 현대 프랑스 철학자 알랭 바디유의 책을 골랐습니다. 물론 다른 관점들도 함께 참고하려 합니다.

이런 책들을 통해 우리가 공부하려는 것이 기독교의 교리나 신학을 마스터하거나(물론 몇 권의 책으로는 불가능합니다.^^)

현실의 기독교나 교회 제도를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라

영성이라는 주제를 우리 각자가 안고있는 삶의 문제와 충돌시켜 보려고 한다는 것을 이해하셨으리라 믿습니다.

사실 저도 기독교에 대해 문외한에 가까운 사람인지라 세미나에서 같이 공부하면서 이 주제를 깊이있게 탐구해가고 싶습니다.

제 문제의식은 영성을 고원하고 신비하고 알 수 없는 어떤 것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의 실천적 삶 속으로 끌어 내려 탐구해보고 싶다는 데 있습니다.

성과 속의 이분법을 넘어 성스러움을 끌어내려 세속과 접합시키고 세속을 성스러움으로 끌어올리려는 시도이기도 하지요.

이건 불교에서 말하는 재가와 출가 역시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그렇게 되면 아마도 우리의 삶이 좀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기대하면서요.

그럼.. 다음 주 월요일에 뵙겠습니다. 문탁2층에서 10시에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