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타니파타 세번째 세미나 후기

꿈틀이
2019-11-25 10:37
258

이번 시간은 '숫타니파타' (큰 법문의 품-7셀라의 경)과 '붓다의 심리학' (굴욕, 갈애)부분을 읽고 세미나를 진행하였습니다. 그림님의 발제를 간단히 정리해보면 굴욕은 붓다가 사성제의 진리 중 첫번째 로 언급한 苦(고)에 속하는 것으로 인간의 나르시시즘에 기인합니다. 우리 모두는 늙고 병들고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존재임에도 자신의 이미지 안에서 자신을 유지하려는 헛된 투쟁을 하고 있는 것. 이것이 바로 고통이며 굴욕이라는 것입니다. 서양의 정신분적학적 측면에서 보면 프로이드나 라이히 ,랭크 등은  성에 대한 불만족, 욕망과 만족 사이의 간극에서 오는 나르시스적 충격을 붓다의 둑카와 그 맥락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위티코트의 '거짓자기에 대한 경직성'이 붓다의 그것과 더 밀접한 관련을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붓다의 苦에 대한 진리를 통해 정신분석학적 치료법을 설명해 본다면. 어차피 우리는 경험의 주체로서 자신을 객체로 만족스럽게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오히려 생각하지 않고 그 상태에 들어가는 마음을 유지하는 것을 최상의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의심속으로 들어가서 의심에 허우적대지 말고 구조들을 의도적으로 붕괴시키는 것" 이것이 바로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합니다.

'굴욕'편에서 제일 인상적인 문장은 '의심에 허우적대지 말고 의심의 구조들을 의도적으로 붕괴하라'는 메시지 였는데 사실, 우리의 삶은 쉽게 그 의심 속에서 허우적대고 발버둥치기 쉽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구조를 붕괴하는 행위는 지금 나의 삶에서 어떻게 변화되어야 할까? 하는 고민을 잠시 해보았습니다.

두번째 챕터 '갈애'는 붓다의 진리 중 집착, 갈망과 연계되어 있습니다. 감각적 쾌락에 대한 갈망, 존재와 비존재에 대한 갈망입니다. 이 부분을 정신분석학에서는 수용할만한 자기 이미지를 위해 과도한 자기팽창과 자기축소를 오가는 불안정한 상태를 일컸습니다. 과장된 자기는 외부로부터 상처받기 쉽고, 공허한 자기는 필사적으로 공허함을 달래거나 메마른 공허감 속으로 도망치려 합니다. 이 두 극단으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잡고 있던 것을 놓는 것이 정신치료의 시사점이 될 수 있습니다.

 위의 굴욕부분과 마찬가지로 갈애 부분도 '거짓자기'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를 만들면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영원한 존재도, 영원히 멸하는 존재도 아닌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에 머무르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욕망하고 또는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선글라스를 낀상태-처음부터 왜곡된 무엇이라고 알아차림으로서 굴욕과 갈애의 욕망에서 벗어나는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숫타니파타 메모는 붓다가 집을 떠난 '출가'부분과 '정진의 경'중심으로 해오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요요님의 '출가'부분의 메모를 읽고 집에 대한 저의 인식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붓다가 집을 떠난 것은 슬픈일도 아니고 대단한 결심도 아닌. 인식의 전환에 의한 자연스러운 행위 정도로 해석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들에게 집이란 근원적이면서, 안식처이고, 역할이 강조되며 때로는 억압의 장소가 되기도 합니다. '집'이라는 절대적 개념을 통해 어쩌면 개인의 자유로움이 더 훼손당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진의 경'에서는 붓다가 '공덕'은 필요없다고 말하고 자신은 '정진'하겠다고 한 부분에 대한 토론이 있었습니다. 이웃을 사랑하고 남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이 별로 강조되지 않고 개인의 '정진'을 강조한 붓다. 어떤 사람에게는 '공덕'하고 싶으면 하라고 하고 본인은 '공덕'이 필요 없다고 하고.. 좀 헷갈리기도 했는데요.. 이것 또한 우리의 명확성에 대한 집착, 해답은 항상 하나여야 한다는 갈망.. 같은 것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 '정진'하면 '공덕'을 강조할 필요도 없을 터이고 정진하지 않는 사람은 '공덕'이라도 하면 조금이라도 '자기변화'가 시작되는 것이니까요..

 

다음시간은 숫타니파타 '큰 법문의 품'-끝까지, 붓다의 심리학-해방,집착할 것이 없음 까지 입니다(발제자는 잎사귀님)

댓글 3
  • 2019-11-25 19:43

    저는 마크 엡스타인이 초전법륜경의 고성제를 자신의 스타일로 풀이한 것이 좋았습니다.(물론 고성제만 그런 건 아닙니다만..)
    첫째, 생노병사 우비뇌고가 고이다라는 것을 그는 육체적 질병과 정신적 고뇌는 피할 수 없는 일인데,
    이것들이 고통 즉 불만족의 원인이 되는 것은 우리가 바라는 불멸의 환상과 충돌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합니다.
    둘째, 싫어하는 것과 만나는 고통, 좋아하는 것과 헤어지는 고통, 바라는 것을 얻지 못하는 고통에 대해서는
    우리 자신의 호불호가 고의 느낌의 원인이라고 이야기하죠.
    셋째, 오취온은 고통이다에 대해서는 우리 자신의 인격이 일반적인 불편한 느낌의 원인이 된다고 말합니다.
    우리의 자기 동일성이 우리 자신이 생각하는 만큼 확고하지 않은데도 우리는 확실함을 추구하기 때문에
    해체와 합병(결합)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며 두려움 사이를 배회한다고 말합니다.
    음.. 저는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고성제에 대한 이해에 영감을 준다고 느꼈습니다.
    이런 저런 일로 마음의 고통을 느끼는 친구들에게 엡스타인 식 고통의 해석을 이야기해주고 싶은 욕망이 생기기도 하더라고요. ㅋㅋ
    더불어 전통적인 해석방식, 고통을 세가지로 나누어 설명하는 고고, 괴고, 행고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되더군요.
    아무튼 경전에 근거하면서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고성제를 해석하는 것, 따라하고 싶더군요.
    그런 점에서 우리가 숫타니파타를 읽고 쓰는 한 장의 메모에도 자기 스타일의 질문이나 해석이 실리기를 바래봅니다.^^

  • 2019-11-26 00:09

    붓다 사상을 중심에 두고 다양한 시각으로 쓰여진 글들을 읽게 되니 알게 되는 즐거움이 크네요.
    붓다의 심리학은 붓다 사상을 더 잘 해석되도록 이끌고 있는 것 같아요.
    정신분석과 비교해 가며 어떻게 다르거나 중첩되는지 보여주니 그동안 제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해결되지 못했던 부분들이 들어오네요.
    견고한 나를 찾는 것이 얼마나 경직되게 만들었는지 새삼 깨닫습니다^^

  • 2019-11-27 04:57

    붓다의 첫번째 가르침 '고성제'~
    사는 것이 다 괴로움이라고?
    맞는 말이긴 한데 그래서 어쩌라구요..
    첨 들을땐 진리라기 보다 부정적이고 허무한 느낌이었는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그것이 왜 진리였는지 조금씩 이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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