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지마니까야] 에세이 후기

정향
2019-09-25 08:35
321

시즌2의 맛지마니까야 파이널 에세이 시간.

6월 마지막 주부터 시작해 총12주 3달 동안 읽은 1600페이지의 중간 길이 경들의 모음.

언제나 그렇듯 자신이 애쓴 만큼의 수확을 맛보았을 것입니다.

모든 분들 각자의 자리에서 수고 많으셨습니다.

요요샘은 <뗏목의 비유에서 무상을 배우다>란 주제로 붓다의 설법을 뗏목처럼 여긴다는 게 뭔지 한층 더 깊이 있게 고찰한 글을 가져오셨어요. 뗏목의 비유를 말하는 붓다는 자신의 가르침을 연기적 조건 속으로 과감히 밀어 넣고 있으며, 무상의 인식을 통해 동일성에 대한 환상을 깨고 생성되는 차이를 볼 수 있게 한다고 합니다. 무상의 통찰에 근거해 어떤 경우에도 가르침을 절대화하지 않는 입장과 태도가 아니면 나올 수 없는 비유이기도 하다고 합니다. 또한 이 비유를 통해 무상이라는 근원으로 육박해 대론 자와의 다툼 자체를 해체해버리면서도 그 상황에서 엄정하게 시비를 가리는 붓다의 철저함처럼 공부를 할수록 그런 몸을 가질 수 있도록 하시겠다는 글로 결말을 내셨어요.

 

잎사귀샘은 붓다로부터 전해 받은 사성제와 무아 그리고 오후불식으로 요약되는 진리에 대해 정리해오셨어요. 잎사귀 샘에겐 기도를 통한 성찰을 통해 더 나은 나 즉 자아가 되기 위해 애써 노력하는 시간일 때가 많았다며 자아 없음은 세운 후 부수는 과정 없이 조건 지어져 일어났다 사라지는 상황 속에 몸과 마음을 맡기고 흘러가며 하루하루의 삶을 살아가면 된다고 생각되면서 깨달음으로 가는 수행을 시도해볼 수 있겠다는 여유를 주며 현실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음을 얘기합니다. 자아와 무아 그 차이가 주는 긴장감을 즐기며 계속 걸어가고 싶다고 하네요.

불안이 촉발하는 ‘요만큼은 내 것이어야 한다!’는 탐욕도, ‘이쯤은 되야 나답다!’는 자만도,‘내 견해만 옳다!’는 아집도 차츰 벗겨내고 무아의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합니다. 또한 속이 비어 좋은 느낌을 몸으로 경험하며 오후소식을 실천하게 됐다고 하며 인생후반기 맛지마나까야를 통해 내가 항시 변하고 영원하지 않은 존재라는 것 등 큰 진리를 얻었으며 이 생에서 할 일을 다 마치고 태어남을 멈추고 싶다고 합니다.

[붓다께서는 ‘연기를 보는 자는 진리를 보고, 진리를 보는 자는 연기를 본다’라고 말씀하셨다. 나를 비운 채 연기적 상황을 볼 때 확립되는 것은 착하고 건전한 것들에 의지하는 평정이라고 하셨다. 그것으로 만족하면 되는 것이다. 그 길을 가기위한 여덟 가지 성스러운 길이 내 앞에 놓여있다. 붓다는 말씀하신다. 정복되지 않고 흔들림이 없도록 그것을 알고 수행하라. 오늘 해야 할 일에 열중해야지 내일 죽을지 어떻게 알 것인가?]

 

도라지샘은 무아의 실천에 대해 써오셨어요. 연기적 관점에서 세상을 보면 아주 사소하고 작은 것이라도 옳고 그름 선악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합니다. 오로지 처지와 맥락 그리고 사연이 있을 뿐이지요. 상대를 알아차려서 이해하려는 적극적인 노력 내가 너와 별개가 아님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 나를 알아차리려는 자세가 무아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아는 게 많아졌다는 것은 예전과는 다르게 살아갈 힘이 생겼다는 말로 증명해야한다며 연기를 안다는 것 세상의 모든 것들은 절대 명쾌하지 않다는 것.가까이 들여다보면 볼수록 그것들은 복잡하게 얽혀있고 분리될 수 없다는 것. 이것이 불교를 공부하면서 붓다의 목소리를 통해 강렬하게 전해들은 메시지라고 합니다. 그러니 주변의 모든 것들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는 연습. 그 안에서 연기적 얽힘을 최선을 다해 읽어보려는 자세를 취해 적극적으로 알아차리려 노력해 본다고 하네요. 상대를 보고 듣는 알아차림 속에 나를 덜어내고 타인을 보태어 무게 추를 맞추려는 끊임없는 흔들림. 이 ‘무아의 실천’은 그 흔들림 속에서 ‘중도’와도 닿고 있을 것이라고 믿어보며 앞으로도 계속 공부를 해나갈 것이라고 맺음 합니다.

 

그림샘은 윤회의 수레바퀴에서 벗어나기 위해 세상이 나와 싸우겠다고 덤벼도 내가 싸우지 않을 수 있다는 말씀에 이젠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며 희론에 대해 논술합니다. 희론에 오염된 지각과 관념에 대해 집착하지 않는 것이 무지의 경향을 끊는 것이라고 합니다. 희론에 오염된 지각과 관념이 어떻게 생겨나고 소멸하는지를 연기적으로 보아야 합니다. 붓다의 입장은 한 견해에 탐닉하는 극단에 빠지지 않고 연기에 입각하여 견해의 생성과 소멸과 유혹과 위험과 여윔을 그대로 보라고 하십니다. 또한 붓다는 변하지 않고 고정된 것은 없다는 원칙하에 무상과 무아의 개념을 끌어냅니다. 그림샘의 실체론적 기대 즉 망상이 모든 의혹의 원인 이였음을 지금은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었다고 하네요. 경전의 비유대로 아무하고도 싸우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며 그것의 의미는 나의 시선을 교정함으로써 꽉 막힌 벽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도모하는 것이며 검법남녀의 백범선생의 명언 ‘질문이 틀렸어!’가 딱 맞는 비유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다시 하는 것임을 그리하면 싸울 일이었던 것이 싸울 일이 아닌 것으로 됨을 그것이 바로 지각의 경향을 갖지 않음으로써 가능할 것이라 말합니다.이제 붓다의 가르침은 내게 괴로움 속에서 끝없이 윤회하는 수레바퀴에서 벗어남을 추동하는 힘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라는 말로 끝나고 있어요.

 

미르샘은 나까야를 혼자 보다가 문탁에서도 니까야를 읽는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가슴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이곳에와 함께한 이유를 그리고 고마움을 말하며 니까야에서 만난 인간 붓다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다며 글을 써오셨습니다.

[나까야에서 본 붓다는 인간이었고 그냥 이기적인 사람이 아닌 극 이기주의자로 자기 삶에 조금의 괴로움도 없길 원하는 욕심쟁이였다.]

[‘해탈할 때까지 가부좌를 풀지 않겠다고 하니 얼마나 괴롭고 고통스럽고 힘든 일일까?’를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불법이 무언지 모르거나 체험이 없는 사람이다. 명상을 해보면 알지만 그것은 누가 시켜서 하고, 좋다고 하여 억지로 열심히 고통스럽고 괴로움을 버티는 것이 아닌, 나에게 휴식이고 에너지를 채움이며 스스로 즐거움과 기쁨과 희열에 지속하는 것이다]

이 부분들이 인상적 이였습니다.

 

다섯분의 글을 가지고 함께 했으며 잎사귀샘이 니까야의 이니셜 케잌[N]을 맞춰 오셔서

식사 후 신영샘의 음료와 함께 후식으로 담소를 나누며 모임의 피날레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다음 시즌에는 ‘숫타니파타’와 ‘붓다의 심리학’이란 텍스트를 가지고 다시 공부합니다.

 

댓글 3
  • 2019-09-26 17:42

    저 역시 이번 시즌에 맛지마니까야 함께 완독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잎사귀님의 서프라이즈 케익도 정말 근사했어요.^^
    다들 고맙고.. 가능하면 시즌3에서도 만나서
    같이 공부했으면 좋겠습니다.
    11월에 만나요~~
    (정향샘과 신영샘, 문탁의 다른 세미나에도 관심가져 주세요~ㅎㅎ)

  • 2019-09-27 14:20

    함께 읽는 도반이 없었다면 정말 불가능한 일이었을 거 같아요.
    낯선 붓다 속으로 풍덩 뛰어 들어보니 시원하니 참 좋네요.
    공부가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모두 감사해요~~

  • 2019-09-30 05:19

    불편하던 붓다의 가르침들이 이제는 조금씩 내안에 들어오는 걸 발견합니다. 수영을 배울 때 먼저 힘을 빼야한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가르침 앞에서 나도 모르게 바짝 긴장하고 힘을 잔뜩 주었던 일들, 다 아는 얘기들 같기두 하구, 뭔지 모르게 반론도 제기하고 싶고, 이제는 스르륵 힘이 빠진 걸 느낍니다. ^^

    벽돌만큼 두꺼운 맛지마니까야~ 완독하게 되어 무척 기쁘고
    함께해준 요요샘 이하 친구들께 감사의 말 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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