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의역학세미나 시즌2] <바디, 우리 몸 안내서> 2회차 후기

기린
2021-05-17 07:49
297

빌 브라이슨의 유머러스한 문장을 기억해서 내심 기대를 했는데^^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유전자에서부터 언어 능력에 이르기까지, 커다란 뇌에서 다재다능한 작은 손가락 끝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몸 자체가 한 편의 경이로운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몸의 생물학을 이해하고

질병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노력해온 과정의 역사는 잊힌 영웅들, 놀라운 일화들, 특이한 사실로 가득하다."
빌 브라이슨은 <바디, 우리 몸의 안내서>에서 그 '경이로운 이야기'의 세계를 펼쳐보이고

그 '과정의 역사'를 저자 특유의 유머감각을 발휘하여 엮어낸다.

 

2회차에서 만난 몸은 심장의 능력과 몸의 화학작용, 해부학실에서 만난 뼈대들의 이야기, 직립 보행에 관한 능력을 

어떻게 실현하는지 안내하고 있었다.

몸의 모든 부위에 충분히 피를 공급하는 일과 관련, 우리가 일어설 때마다 약 1리터의 피가 아래로 내려가려고 시도하는 중력의 당김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정맥에서 피가 거꾸로 흐르는 것을 막는 판막, 수축할 때 펌프 역할을 하여 하체의 피가 심장으로 돌아가도록 돕는 다리의 근육. 이런 작동을 쉼없이 하는 몸의 능력, 우리는 일상을 유지하는데 그런 몸의 능력이 작동되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부분을 읽으면서 생명력이 얼마나 신비로운지 느껴지느냐는 저자의 감탄에 함께 공감하게 되었다.

 

질병을 이해하기 위한 과정의 역사에서  독일의 생화학자는 평생 호르몬을 증류하고 합성하는 일에 몰두했는데,

그 중 하나는 경찰관들로부터 2만 리터에 가까운 소변을 모아서 그것을 증류해서 안드로스테론 호르몬 15밀리그램을

얻었다는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그외 프로게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은 돼지 오만 마리의 난소를, 최초로 페르몬을 

분리할 때는 누에 50만 마리의 생식샘을 떼어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놀라운 일화라는 표현으로는

그 열정을 다 표현할 수 없지 않은가. 호르몬과 관련한 수많은 연구들이 쌓이기 전에 이러한 지난한 과정을

먼저 해 낸 일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너무 쉽게 잊히는 것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었다.

 

모든 몸은 강도와 이동성 사이에 타협의 결과물이란다. 만약 인간의 뼈대가 지금보다 더 튼튼했다면

인간은 지금처럼 재빠를 수 없다고 한다. 그 타협으로 재빠른만큼 인간은 척추가 압력을 받아 

병리학적 변화와 그에 따른 고통을 겪는 생물이란다. 얻는 만큼 잃는 것의 균형, 몸에도 작동하는 이치이다.

 

우리 조상들은 먹을 것을 얻기 위해 '움직이는 몸'으로 진화했고, 열심히 일해야 먹고 살 수 있었다고 한다.

그 결과 다소 모순되는 두 가지 일을 하는 쪽으로 몸이 맞추어졌다.

많은 시간을 활동하지만, 꼭 필요한 만큼만 하고 그 이상으로는 결코 활동하지 않는 것이다.(249)

또 활동을 위한 비축용으로 지방을 저장하는 경향의 생존반사작용도 함께.

이러한 작용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이지만 동시에 생명을 위협하는 원인으로도 작동했다는 것.

결국은 '균형잡기'에 생명력을 지속하는 능력이 숨어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몸을 이해하는 수많은 언어 속에서 빌 브라이슨의 책을 통해 만난 몸의 이해가 '균형잡기'라는

지점을 통과하는 것은 의미롭다.

즉, 그 균형잡기를 그동안 내가 읽었던 여러 사유들에 대입해도 여전히 유효한 어떤 지점들과 계속

연결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하게 우회하지만 꼭 통과하게 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제 남은 부분을 읽으면서 몸이 어떻게 생명력을 지속하는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균형잡기의 

묘수를 살펴볼 수 있겠다.

댓글 2
  • 2021-05-18 19:29

    전 움직임이 중요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움직이지 않는 시간이 그렇게 몸에 나쁜 줄은 몰랐네요.

    충분히 운동했더라도 의자에 구겨있는 시간이 많으면 운동한 거 다 헛거라는 말에 엄청 놀랐습니다.

    바지런히 움직일 도리를 해야겠어요~~

  • 2021-05-19 15:59

    저는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거의 모든 동물의 심장이 일생 동안 뛰는 횟수가 비슷하다는 것이었어요.

    코끼리는 1분에 30번, 사람은 60번, 소는 50-80번이지만, 생쥐은 무려 600번을 뛰어서 평균 수명을  사는 동안 대략 8억번을 뛴다는 것이지요.

    오직 인간만이 예외인데 우리 심장은 25세 때까지 8억번을 뛰고 그 후로도 50년 동안 계속해서 16억 번을 더 뛴다합니다.

     

    암튼 그렇다면 우리가 때때로 소망하는 가슴 뛰는 삶이란... 물론 분노하거나 침울한 것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어쩌면 우리의 수명을 단축시킬 수도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근거리고 설레이는 삶보다는...

    담백하고 평온하게 사는게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건강하게 사는 것이겠구나

    이게 중용 혹은 중도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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