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생카페 세미나 - 봄시즌을 끝내며..

하늬
2017-07-19 01:12
593

동의보감, 그 질긴 인연을 마무리  .... 2017.0713 하늬바람

 

양생법- 기후적으로 순응해야 하는 것, 봄에는 봄의 기운을 타고, 여름에는 땀을 흘리고... ”

20115, 도담이라는 젊은 선생님께서 동의보감 강의때 들었던 내용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 강의를 듣고 세상을 해석하는 또 하나의 틀에 감동을 받았고 후속프로그램으로 기초한의학을 가지고 스터디를 시작했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도 명리학도 하고 인기도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가 사라져 갔다. 그러다가 동의보감이라는 22만원짜리 두꺼운 책을 사들고 함께한 이가 인디언님, 여여님 ... 1312월에는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젼을 찾아서> 고미숙 저자 직강이 있은 뒤로 약간의 멤버가 교체되면서 14년쯤에 프리다님, 느티정, 멍게님 등과 함께한 기억이 있다.

 

이처럼 동의보감에 대한 기억은 아스라이 멀어져 가면서 추억이 되는 현재가 되었다. 인문의역학이라는 이름으로 끈길기게 세미나팀의 한쪽을 지켜오다가 2015년에는 내가 잠시 전통주 배우는 시간과 겹쳐 쉬고난 뒤 11월 이후로 다시 결합을 하였고 그해 겨울이던가 소화제만들기 이후 모인 멤버가 중심이 되어 다시 양생카페란 이름을 달고 실전을 겸한 세미나로 거듭나보자는 취지를 안고 본초기행 공부와 야외수업을 이어왔다. 나와 문탁의 인연은 동의보감이었고 동양고전일반으로 그 맥이 이어져 왔다.

세미나를 통해서 확실하게 깨달은 것이 있다면 자연의 질서, 그 질서가 소우주인 우리의 몸과 연동된다는 사실이다. 도시인이 절기를 정확히 감지하고 계절의 변화에 따라 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12시가 되어도 불이 환한 도시생활, 전쟁처럼 이어지는 생활패턴 속에 자연의 질서에 따라 산다는 것이 어디 가당한 일이랴마는 그것이 잘 사는 양생법이라는 사실이다.

 

동의보감은 정..신의 신체관을 바탕으로 허준은 독특한 담론적 질서를 만들어 냈다. 5(내경,외형, 잡병, 탕액, 침구)106문으로 구성되어 있고 생명의 기본 요소인 정기신과 몸 안의 오장 육부를 <내경>편으로 맨 앞에 배치하고 이어 몸 바깥에 드러난 부분을 <외형>편으로, 그 다음에 질병에 관한 다양한 내용으로 <잡병>편을, 그리고 질병의 치료법과 관련된 <탕액><침구>편을 배치했다. 책의 구성으로 보아도 양생을 우선하고 치료수단은 뒤에 놓은 것이 엿보인다. 106문도 몸을 중심으로 오장육부와 두--.... 등 병 중심이 아닌 몸을 중심으로 하여 정리해낸 것을 볼 수 있다. “ 사람의 질병은 모두 조섭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니 수양에 관한 내용들을 앞에 놓고 약물이나 침구에 대한 내용들을 그 다음으로 놓아야 할 것이다. 모든 의서들은 번다하니 그 요체를 가리기에 힘쓰라. 궁벽한 시골과 후미진 거리에 의원과 약재가 없어서 요절하는 자들이 많은 것은 우리나라에 향약은 많이 생산되지만 사람들이 알지 못하기 때문이니, 이를 분류하고 향약명을 기록하여 백성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 동의보감 서(선조의 말)

이처럼 동의보감은  질병이 아닌 몸 중심의 접근을 수양을 우선으로 하는 도가적 영향과도 맞닿아 자연히 양생을 의학보다 우선시 하게 되었고, 선조는 일반백성으로 하여금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의서로 섭생과 일상생활에 대한 지침이 되도록 했다.

 

끝까지 읽어내기도 힘든 방대한 작업을 수행한 허준이라는  집념의 인물 덕분에 우리는 동의보감을  접할 수 있었고 또 그 정신과 지혜를 우리의 삶에 적용하고자 끈질긴 인연을 유지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세미나는 함께하는 구성원이 얼마나의 열정으로 참여하느냐에 따라 시너지가 나는 관계이다. 언제나 구성원이 많지 않은 세미나여서 강한 동력은 없었지만 인디언님이 빠진 자리에 프리다님의 명맥을 잇고자 하는 간절한 소망으로 다시 시작한 양생카페가 그 나름의 역할을 다 했는지 질문해 볼 일이다. 처음 발상은 문탁에 필요한 약차 하나를 만들어도 본초에 관한 공부를 하면서 하면 좋겠다는 것과 실생활에 필요한 자연음식, 발효음식 등도 시도해 보자는 것이었는데 봄나들이 시간, 동의보감 읽는 시간 등으로 인하여 실전을 많이 못해 본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연잎밥, 문탁축제주, 소화제, 패독환, 식초, 종초만들기, 비트차를 만들어 보는 너와집 나들이 등의 작업은 그래도 유의미했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것들을 모이면 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여실히 체험했다.

문탁이 그러한 동력으로 돌아가고 있고 어떤 형태로든 세미나는 계속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아무튼 긴 여정의 동의보감을 오늘에야 끝냈다.

이제까지는 워밍업이고 처음부터 다시 읽어가면 또 다른 보석을 퍼 올릴 것 같은 예감도 든다. 허나 다른 할 일이 기다리고 있으니.....

 

그 동안 함께해준 프리다, 수산나, 호두, 미루님 고맙고 즐거웠다.

댓글 1
  • 2017-07-19 08:40

    우와~ 동의보감 완독하신 건가요?

    이제까지가 워밍업이었다는 마지막 한 마디, 멋져요!

    다음 발걸음이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513
[이반일리치 읽기] 전문가들의 사회 _4,5장 후기 (5)
서해 | 2024.03.26 | 조회 158
서해 2024.03.26 158
512
[이반일리치 읽기] 전문가들의 사회 _2장 _ 후기 (10)
들장미 | 2024.03.21 | 조회 220
들장미 2024.03.21 220
511
[2024년 갑진년 사주명리 기초 강좌] 마지막 시간 후기 (6)
동은 | 2024.03.19 | 조회 118
동은 2024.03.19 118
510
[2024년 갑진년 사주명리 기초 강좌] 누드글쓰기 최종 발표 (8)
로이 | 2024.03.15 | 조회 217
로이 2024.03.15 217
509
이반일리치읽기- 1장 후기 (4)
김은정 | 2024.03.15 | 조회 193
김은정 2024.03.15 193
508
[2024년 갑진년 사주명리 기초 강좌]7강 누드글쓰기_1회 (4)
양금옥 | 2024.03.10 | 조회 131
양금옥 2024.03.10 131
507
[이반 일리치 특강] 후기 (14)
스프링 | 2024.03.05 | 조회 909
스프링 2024.03.05 909
506
[2024년 갑진년 사주명리 기초 강좌] 5강 십신2 후기 (3)
김보현 | 2024.03.02 | 조회 124
김보현 2024.03.02 124
505
[2024년 갑진년 사주명리 기초 강좌] 4강 십신1 후기 (4)
이소민 | 2024.02.23 | 조회 131
이소민 2024.02.23 131
504
[2024년 갑진년 사주명리 기초 강좌] 4강 십신1 후기 (4)
바람 | 2024.02.22 | 조회 143
바람 2024.02.22 143
503
[2023 갑진년 사주 명리 기초 강좌] 2겅 음양오행 개론, 오행의 기호 (3)
진아 | 2024.01.28 | 조회 153
진아 2024.01.28 153
502
[2024 갑진년 사주명리 기초 강좌] 2강 '음양오행 개론, 오행의 기호' 후기 (6)
김지영 | 2024.01.28 | 조회 290
김지영 2024.01.28 290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