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2부 후기

새털
2019-05-12 11:00
211

지난 세미나에서는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3번째 시간으로

월경, 자궁, 유방, 임신과 출산, 폐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에 대해 '건성'으로 들을 수 없는 것처럼,

이 책에 나오는 내용은 대부분은 내 생애에서 한번은 있었던 일들이라

새로운 내용은 아니었지만 그것을 책으로 읽어본다는 것이 새로운 경험이었다.

나는 대체로 실용서적을 거의 읽지 않는 부류의 사람이다.

내가 가장 열심히 읽었던 실용서적은 아이들이 막 태어났을 때 읽은 <육아서>와

<손창민 아내 김지영의 가정요리>(맞나?) 두 권 정도다.

아이들이 열이 나거나 설사를 할 때, 당황하며 육아서의 페이지를 뒤적였고,

밥상을 차릴 때 육개장 끓이는 법, 나물 다듬법 등을 그때그때 읽어보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이외의 시간은 또 다른 책들을 읽으며 지내느라 바빴다.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에서 월경, 자궁, 유방, 유산, 불임, 폐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왜 이걸 공부해야 한다거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라는 문제의식이 들었다.

다 인다고 생각하거나, 안다고 월경을 거르거나 임신을 막을 수도 없다고 생각하고 알려고 하지 않거나

이것보다 더 급하게 알아야 할 것들이 있어서 미뤄놓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 몸에 대해 모든 것을 꼭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을 읽다보니, 몸에 대한 이해는 생활에 대한 이해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애의 주기마다 매시기 나는 당황하고 성급히 수습하고 큰 문제가 없으면 괜찮다고 생각하며 지나왔다.

전반적으로 결혼, 임신, 출산, 육아, 건강 문제에 있어서 나는 계획이란 것 없이 그때그때 발생하는 문제를 수습하며

지나왔다. 수동성 자체다! 이렇게 끌려 다니느라 몸도 고단하고, 감정도 쌓이고,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최근 읽고 있는 웹진 <The pinch>에서는 월경, 성기, 산부인과질병 등에 대해 서로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이걸 20대 딸들에게 읽어보라 하면, 아마도 20대의 나처럼 '됐다고! 다른 할 게 많다!"고

대답할 테지만, 내 몸에 대한 주체성을 인지해야 주체적인 삶을 계획할 수 있다는 생각만은 확실해졌다.

(5월 25일~26일 월경박람회가 열린다고 하니  한 번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어떻게 딸들을 꼬셔볼까?)

우리 세미나에서는 우리가 당면한 폐경기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았는데, 주옥같은 문장들이 많았다.

"폐경기는 인생을 통해 쌓아온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우리는 충분히 슬퍼하지 못했던 상실감에 대해서 충분히 슬퍼하고,

끝마치지 못한 대학의 졸업장을 받고 싶어하고, 또 다른 아이 혹은 첫아이를 갈망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 이것은 마치 창고에 들어갔다가 분류하고 추려내야 할 물건들의 박스더미를

발견하게 되는 것과도 같다. 만일 여성들이 끝내지 못한 감정의 문제들을 기꺼이 해결하고자 한다면

폐경기 증상을 훨씬 덜 느끼게 될 것이다." (p.396)

여성의몸여성의지혜표지.jpg

당황하거나, 대충 수습하고 넘어가지 않고, 폐경기를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인생의 후반전은 전반전과 좀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된다.

다음세미나는 이번 시즌의 마지막날이다.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3부 발제는 기린이고, 세미나는 백승희님이 사시는 수원에서 하기로 했다.

물론 우리 세미나에 맞게 수원성 산책도 하고 건강한 저녁밥상도 나누고

그리고 또 술도 한 잔 기울이기를 또 기대해본다^^

댓글 2
  • 2019-05-12 12:17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를 같이 읽으면서 각자 반응들이 다르다.

    기리니는 심드렁하고 승희샘도 글케 관심이 없어 보인달까?

    난 오래 전에 읽고 한 번 더 읽으면서 내 몸에 대해 다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새털의 반응이 젤 재밌다.

    딸들의 몸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과거 속 자신의 몸을 소환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반응에 이 책을 읽게 된게 다행이라고 생각 중이다.

    다만 새털이 문탁샘처럼(ㅋㅋㅋ)

    책 읽을 때마다 아이디어가 마구 샘솟아서 약간 곤란해 하고 있음...

  • 2019-05-13 09:17

    세미나에서 쏟아지는 친구들의 경험담에 나의 시큰둥에 쏟아지는 눈총에 ㅋㅋ

    여러모로 박진감넘치는 세미나를 오랜만에 하고 있다.

    사실 나의 시큰둥은 몸에 대한 나의 '무지'라고 하는 편이 더 적확할 것이다.

    그간 월경통을 거의 겪지 않고 산터라 별다른 관심이 없었던 점과

    임신, 출산에 대해서는 굳이 고민할 경험치가 거의 제로이고

    내 몸에 대한 관심이라면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적대감에 충천했던 때가 심히 많아서 ㅋㅋㅋ

    여튼 그러한 이유들로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가

    그저 그렇구나... 정보로 읽혀서 친구들만큼 촉발이 되지 않는 점을 인정한다.

    이제 나이도 들고^^ 변화에 따라 이 '무지'를 벗어나는 기회로 삼아야지 싶지만^^ 

    친구들에게는 그저 시큰둥으로 읽히나 보다.

    그 속에서도  서로 '다른' 경험에서 어떻게 공감에 이르러야 하는지에 대하서는

    매번 생각하게 하는 세미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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