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양생프로젝트 1학기 에세이데이 후기

그믐달
2021-07-06 23:26
383

wow wow wow wow wow

들리시나요, 함성이 ??  에세이 데이 시작을 알리는 함성이었습니다. 

 

주말에 하는 다른 세미나팀은 한학기 동안 또 그 이후에도 당일을 넘기지 않고 후기들을 남기더군요.

양생팀도 주말에 하는 세미나 맞지만,  당일 혹은 그 주말을 지키기 어려웠습니다.

매번 '반장님이 또 독려해야하나 눈치를 살피고 있겠구나~'  하고 생각은 했지만 손가락이 문제지...  하여간 매번 뒤가 켕겼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에세이 데이 후기마저도 예외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

왜 이렇게 후기 마저, 아니 후기는 둘 째치고 댓글을 달기도 어려웠는지 ? 페미니즘 곤경이라고 하면 ~~~

아마도 반장님이나 조장(팀장)님들은 매번 후기와 댓글을 독려해야 해서 매번 대략 난감했었을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마지막까지도 엉덩이를 두드려줘야 쓰게 됨을 용서하시란 이야기를 길게 하게 되었습니다.?

 

양생 프로젝트 시즌 1은 몸, 젠더, 차이, 포스트 휴먼에 대한 페미니즘 특별판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 구성원들이 20대 초반 청년부터 예순 페미니스트까지 아주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덕분일까요, 자기가 서있는 바로 그 자리에서 생겨난 질문들, 아주 다양하고 신선한 소재들로 에세이들이 엮어졌습니다. 

 

1/ 아주 말랑말랑한 상상력을 소개한 해러웨이의 사이보그는 우현, 고은, 기린님이 ; 고은과 기린님은 그 어려운 사이보그

선언문의 서평을 우현은 20대 남성 게이머 친구들과 소통의 어려움을 정리하였습니다.

2/ 명식은 페미니즘의 핫한 한 갈래인 메갈을 가지고 일베이야기를 ; 지금 일베와 메갈의 인터넷 사이트는 없어졌다고

하지만 쟁점이 아주 많았습니다. 꼭 한 번 읽어보세요.

3/ 몸에 대한 강박을 소재로 침범받을 용기를 낸 김지원과 현민이 ; 물론 결이 조금씩 다릅니다만, 어쨌든 모두 질문을 했고

용기를 내어 재미진 글을 엮었습니다.  

4/ 3D 디지털 공간(3차원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에서 만들어내는 포스트 휴머니즘 실험은 조영이 ; 한번도 접속해 보지

않은 가상세계인데, 꼭 접속해 봐야지, 그리고 새로운 상상을 해봐야지 하는, 시도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5/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남자의 다르게 말하기에서 말할 자격을 시작으로 다르게 말하기를 풀어낸 지원 ; 마지막에

누군가는 울컥했던 글이었습니다. 

6/ SF 소설 <빼앗긴 자들> 리뷰는 느티나무님이 ; 1학기 커리에도 없는, 게다가 438쪽이나 되는 장편소설을  짧은 기간

동안 추가로 읽고 소개를 해주었습니다. 이미 1974년에 출판된 어슐러 크러버 르 귄의 <해인 시리즈> 라고 하는데 당시

SF 소설 분야의 첫 길을 닦은 여성작가라고 합니다. 이번 여름 휴가때 한 번 읽어보세요.

7/ 가부장제-자본주의-군사주의의 문제, 여성 군인의 이야기를 펼쳐낸 무사 ; 요새 너무나 많은 이슈들이 불거진 조직

이지요.. 그 조직은 언제쯤 깨어날 수 있을지... 무사님 힘 내세요 !!  (아빠 힘내세요, 절대 아니구요.. 우리 같이 해요^^  )

8/ 백신과 포스트 휴먼 정치학을 쓴 둥글레 ; 어떻게 백신이 페미니즘의 소재로 등장했을까 ? 오잉 ?  일독을 권합니다.

9 청나라 왕상이 네가지 女훈서를 묶어서 만들었다는 <여사서> 를 어떻게 볼 것인가는 진달래가 ; 아이고, 저는 좀

미안하지만 <여사서>를 읽을 기회를 만들긴 쉽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더랍니다. 

10 성폭력상담소 청소년 쉼터에서의 경험과 레즈비언 친구를 통해 만난 페미니즘을 소개한 하현 ; 이 세미나에서

처음 만난 하현샘은 그래서 더욱 이 세미나에 자연스레 어울릴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그럼 그 친구들과

관계를 넓힐 수 있겠지요... 좀 얹혀가볼 수 있을까~~ 헤헤

11 엄마로 아줌마로 깨닫게 된 코투님과 모로, 초록이 있었습니다. ; 왠지 제가 있어서 어찌 멋있게 소개하기 어렵네요. ㅋ 

12 피날레는 '나는 페미니스트가 되겠다'고 예순, 페미니스트 선언을 하신 먼불빛님이셨습니다. 

 

연령대가 다양한 구성원 덕에 다양한 문제의식들을 조금이라도 구체적으로 접할 수 있었던 건 행운이었습니다.

"얘들아, 가지마... 2학기도 같이 하자 ~~~"

그리고 오후부터 갤러리로 참석해주신 매실, 여울아, 토용샘 덕분에 이야기가 한 층 더 풍부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에세이 소재나 주제에서 보이듯이 페미니즘은 센언니들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이걸 이제야 알게되어 좀 섭섭하지만,

그래도 이제 페미니스트 시작했으니, 좀 더 다르게 살 궁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더이상 아쉽지 않습니다. 

물론 후기도 댓글도 편하게 풀어내지 못했던 페미니즘 곤경이 있었고 매번 독해도 잘 되지 않아서 힘들었지만,

그래도 갈무리한다고 에세이를 써나가던 기간동안은 좀 좋았습니다. 퇴근하고 공부하고 퇴근하고 공부하고 퇴근하고

공부하고 한 열흘정도를 집중해서 살다보니 생활이 좀 담백해지면서 출렁이던 감정도 가라앉고 차분해지는 걸 좀 느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시험을 앞두고 초치기 벼락공부를 하려니 초집중력을 발휘한 덕이었을 겁니다. 물론 에세이 기간동안은

모두가 그러하지요. 저는 너무 오랜만에 (아니 거의 처음) 공부를 하려니, 예열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러다 보면

다음 날이 되버리고...  독해가 잘 될 일이...  이 후기를 빌어 둥글레 팀원들에게 동학으로서 참으로 미안했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

 

갑자기 콘크리트 양생중이 떠오릅니다.  '양생중' !! 낮은 포복으로라도 이런 생활을 루틴하게 가져갈 수 있다면 부족한

인성 탓은 안하겠지요~~  ㅋㅋㅋㅋ

P.S.) 초록에서 그믐달로 바꿔보았습니다.  많이 불러주세요. 그믐달

       (짧게 줄이신다면 '그믐'으로)

댓글 4
  • 2021-07-07 06:37

    에세이발표 들으며 다들 어렵다, 어렵다 했지만 각자 자신에게 혹독한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에세이를 못쓴 저는 부러웠습니다!

  • 2021-07-08 07:39

    그믐님^^ 1학기 내내 공부한 내용을 발표하는 에세이날~~ 어떤 공부들이 발표되었는지^^

    이렇게 꼼꼼 정리해 주시다니~~ 초록이 그믐이 되니 아우르는 포스가 남다름요^^

    직장일과 페미니즘 공부 병행하느라 애 많이 쓰셨습니다^^

    2학기에는 1학기에서 채운 구력으로 좀 수월하게 가 봅시다~~~

  • 2021-07-08 12:13

    새로운 분이신가? 신비감 가지고 후기 재밌게 읽었는데~  반가워요 그믐쌤 

    그날의 분위기 상상하면서 에세이들 읽어볼께요.

     

  • 2021-07-08 17:32

    정말 wow!네요~~~ 

    함께 같은 조에서 공부하게 돼서 좋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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