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서당] 논어 2분기 9회차 후기

가마솥
2021-06-29 22:31
231

 人能弘道, 非道弘人

2021. 6.29   가마솥

 

子曰, “人能弘道, 非道弘人”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를 넓히는 것이지, 가 사람을 넓히는 것이 아니다.

   위령공 편 공부의 마지막 시간이다. 위령공에게 나는 陳法을 모른다고 말하면서 시작한 논어 15편에서 공자는 治에 대해서 말한다. 政治라고 해서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서만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먼저 닦는 법에 대해 말한다. 바른 정치를 하려면 어떤 마음으로(仁) 어떻게 갈고닦고(修), 백성을 마주해야 하는지(禮) 말한다. 이는 憲問 후반부에서 군자의 修己(知·仁)治人(莊·禮)을 말하였고, 그 방법으로 曾子가 忠과 恕를 말한(4-15) 연장선 위에 있다. 오늘 배운 공자의 “人能弘道, 非道弘人은 忠과 恕보다 훨씬 깊은 철학적 의미로 보인다. 이 문장에 대한 이해는, 우선 法家의 눈으로는 道 대신에 法을 넣어서 ‘사람이 法을 넓히는 것이지, 法이 사람을 넓히는 것이 아니다’로 바꿔보면 이해가 쉽다. 주자의 性理學으로 보면, 道 대신에 理를 넣어 보면 된다. 그럼, 공자가 말한 道는 무엇인가. 道는 사람이 行하는 理致라 한다. (爲人之理). 하늘의 가치(性)에 대하여 인간이 반응(具現)하는 것이 마음(心)인데, 道는 無爲이고 人心은 有覺하니, 道는 사람하기에 달렸다는 말이다.(張子, ...道如扁 人如手)

부족한 人間의 마음이 道에 앞선다니, 눈이 번쩍 뜨인다. 친절하게도 바로 다음 말씀에서 그 인간의 부족함을 채워준다.

 

子曰, “過而不改, 是謂過矣”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잘못이 있어도 고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잘못이다.

   이 말씀은 學而編(1-8)과 子罕編(9-24)에 ‘過則勿憚改: 잘못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라는 표현으로 반복된다. 孟子는 그의 四端七情論에서 인간은 완벽한 性을 가지고 태어났으니 學文을 통하여 그곳으로 돌아가자(復性)고 말한다. ‘大人者 不失其赤子之心者’라 하여 그가 이상적 인간으로 설정한 大人은 갓 태어난 아기 때의 마음을 잃지 않고 보존하는 者이며, 이미 전체적 존재로서의 본질인 天命의 性을 잃어버린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과제로서 학문을 설정하고, 학문의 길은 잃어버린 마음을 다시 구하는 것(復性)이라고 설명하였다. 공자는 性은 善하며, 부족한 인간은 學으로써 이를 메꾼다고 말한다. 그 배움이 習으로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나오면 莊(嚴)에 이르지 않을까 ?

 

子曰 : 君子謨道不謨食. 耕也, 餒在其中矣 ; 學也, 祿在其中矣. 君子憂道不憂貧“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를 추구하지 먹을 것을 추구하지 않는다. 농사를 지어도 굶주림이 그 가운데 있으나, 공부를 하면 녹봉이 그 가운데 있다. 군자는 를 근심하지 가난을 근심하지않는다.

子曰 : 事君, 敬基事而後其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임금을 섬길 때에는 일을 공경히 하고 녹봉은 그 뒤로 미룬다.

소위 儒家의 重義經利 사상이 정치에 펼쳐짐이다. 공자는 里仁編 4-16 에서 子曰 : 君子喩於義, 小人喩於利” ; 군자는 의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 고 말한다. 또한 述而編 7-15에서는 “...不義而富且貴, 於我如浮雲 ; 의롭지 않은 부유함과 귀함은 나에게 있어 뜬구름과 같다 고 말한다. 옳으신 말씀이다. 君子답다. 그래야 한다.

 

   선거철이 다가 오고 있다. 현대 선거에서는 많은 資源을 필요로 한다. 깃발을 든 者에게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資源을 가지고 모인다. 헌데, 세상을 위하여 무엇을 해보려고 하는 義를 가지고 모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대부분 利를 가지고 모인다. 성공한 후에는 당연히 내가 치른 그 利를 실현하고자 하니, 事보다는 食(자리나눔)이 우선한다. 고상하게 政黨의 이름으로 합리화하면서....... 무엇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려고 깃발을 들었는지 분명하지도 않은 者들도 있다.

한편 管仲, 商鞅, 韓非로 대표되는 法家들은, ”倉廩實則知禮節 衣食足則知榮辱 : 창고가 차야 예절을 알고, 입고 먹는 것이 넉넉해야 영예와 수치를 안다.(管子 牧民篇)“, ”이익을 좋아하고 손해를 싫어하는 것은 人之常情이다 (韓非子)“라는 말 속에서 義를 실현하기 전에 利를 탐하는 인간관(重利經義 ?)을 보인다. 옳고 그름, 그래야 한다는 當爲性을 떠나서 세상을 보는 좀더 현실적인 판단으로 느껴진다. 그들은 어떤 思惟方式으로 실행의 근거를 마련하였는지 궁금하다.

논어 방학기간에 ‘韓非子’ 공부가 열리는데, Timing이 절묘하다. 신청해야지.

 

댓글 4
  • 2021-06-29 22:33

    후기의 후기 1 : 여울아쌤....잘 했쮸 ?

     

    후기의 후기 2 : 인디언님이 요즘 한껏 쌓인 스트레쓰를 날리려고 훌쩍 떠나면서 나에게 마지막 강의 시간의 문탁 청소당번과 후기 代筆을 남겼다. 이 것은 무엇인가 ? 仁인가 ? 義인가 ? 利인가 ?

    그 동안 너튜브로 눈과 귀로만 들었는데, 후기를 써야 하니 강의실로 나가서 필기를 꼼꼼히 하면서 들었다. 정리하다보니 스스로 질문이 생겨 한비자 강의까지 신청했다. 이것은 나의 學을 위한 인디언님의 仁이다.

    머리 허연 머슴과 운전기사가 아닌 學人으로서 우응순 선생님의 강의실에 “入室”을 허락하였으니 이것은 분명 義이다.

    그럼으로써 손안대고 청소와 후기를 건졌으니 이 또한 利라고 할 수 있다. 휘리릭~~~

    • 2021-06-30 07:04

      와~~~~여울아 한비자 세미나 대박 나겠어요^^

      가마솥님^^ 멋져용^^!

  • 2021-06-30 02:52

    두 분이 나란히 문탁에 오시는 거 보면 왕 부러운 일인입니다.

    한비자까지 신청하셨다니...정말 여울아가 너무 좋아하겠네요.

    저도 맘이 올랑갈랑하는데...ㅎㅎ

    인디언과 가마솥님의 감동어린 인의 실천....잘 새길께요.

    "휘리릭~"에 꽂힌 봄날이었습니다.ㅎㅎ

  • 2021-06-30 08:29

    와! 이렇게 빠른 후기에 한비자 신청까지!

    가마솥님께서 인능홍도를 몸소 실천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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