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 고명편: 성왕을 애도하며

콩땅
2021-06-02 10:20
311

고명편은 성왕이 별세할 적에 군신들에게 명하여 태자 소를 왕으로 세우게 한 것을 사신이 서술한 것이다. 29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9장 까지가 고명 즉, 왕이 별세 하기 전에 명한것고, 그 후는 국상 절차와 함께 태자 소의 계위의식이 서술되어진다. 왕이 죽기전에 해야 할 막대한 임무는 명확하게 후임군주를 지정하는 것이라 하겠다. 제위의 정정당당한 합법성은 군신들로 하여금 최고 권력에 동의하도록 만드는 근거가 된다. 고로 성왕은 죽기전 앉아 있을 힘이 없어도 손과 얼굴을 씻고, 곤면을 입고, 옥궤에 기대어 태자 소를 왕으로 세우라 명하였다. 이렇게 태자 소는 남문 밖에서부터 제후인 여급의 호위를 받으며, 여러 많은 군신들과 백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상주이자 후임 군주로 입궐하게 되었다.

고명편에서 성왕의 죽음을 맞이하니, 세삼 성왕에 대한 짠한 마음과 함께 그는 대단한 성군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어린나이에 왕으로 등극하여서는 숙부인 주공의 위엄에 죽음의 공포를 오랜기간 경험했을 것이고, 왕권을 돌려 받고서는 ~ 너를 위한거야라는 주공의 잔소리를 견뎌 내야 했고, 재위 기간 내내 주공의 주나라 건설 프로젝트를 실천하느라 전전긍긍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가들은 성왕에게 위로의 한마디 하기는커녕, 끝까지 주공을 칭송하기 바쁘다. 고명9장에 측은한 우리 성왕이 죽음 직전에 마지막 유언으로 사람은 위의(威儀)를 다스려야 하니, 너희들은 태자 소를 데리고 비기(非幾)에 무릅쓰고 나아가지 말라했는데, 유가들은 이 말 또한 주공에게서 얻음이 깊은 것이라고 한다. 이런 주공 빠들.......

성왕은 주나라 2대 군주로서 1000여년동안 주나라가 지탱할 수 있는 기초를 닦는데 주공 만큼이나 중요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더욱이 성왕은 아들 교육도 잘 시켰다. 성왕과 강왕시대 얼마나 살기 편했으면 성강시대에는 40여년동안 형벌을 하지 않았다고 하겠는가!

내 생각에 성왕은 일신우일신하여 주공을 넘어 청출어람하였다.

 

 

 

 

댓글 1
  • 2021-06-08 22:12

    주공에 가려 존재감도 미미했던 성왕을 이리 애도해주시다니..... 뭉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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