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후기 황실의 미소지니

루시아
2021-05-31 15:31
256

6장 후기

6.황실의 미소지니 (여성혐오)

일본의 황실에서는 태어나면 신이기 때문에 호적에도 등재되지 않고, 인구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다는 사실에 일단 놀랐다.

일본 황실의 위상과 내용을 알게된 기회였다.

 황실 가정은 가부장제의 가족의 표본이기에, 남아선호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렇다고 남자만 낳을 수 없고 (의학의 힘을 빌려 여자를 살해하는 않는 것이 다행), 여자는 황제계승 자체가 없는 것이다. 하늘에서 내려온 신(황제)도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아야 했기에 이전세대는 왕의 다른 부인에게서 낳은 딸과도 혼인을 하고 어머니의 외가형제와 결혼을 함으로써 외척이 정치에 간여한 시대도 있었다.

역사적으로 볼 때 황실이 일본내에서 강력한 힘을 행사한때는 헤이안 시대였지만 이후 중세부터 가마쿠라 막부, 무로마치 막부때에는 교토에 있는 조용하게 살고 있는 잊혀진 존재였다. 그러나 에도막부 시대때 오다 노부나가, 도오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통해 일본이 막부에 의해 통일되며 무늬만 황제는 더더욱 조용히 살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메이지 시대에 이르러 서구 열강의 빈번한 왕래에 의한 개항을 요구하고 세계 열강 제국의 잇따른 일본에 통상을 요구하자 존황양이를 통해 막부는 정권과 토지등을 황제에게 바치며 황제에 의한 나라의 대표성을 갖게 하는 국가체제의 변화를 가져온다. 이로 인해 고대에 여황이 8명이나 있었던 시대도 있었으나 1889년에 황실전범이 성립되고 근대 ‘천황제’의 여성 혐오는 확립된다.

만세일계는 픽션에 불과함에도 만들어진 전통은 손쉽게 망각하고 원래부터 전통이었던 양 설쳐댄다. 에도시대에도 여황제가 존재함에도 근대에 이르러 남아에게만 계승권을 한정한 것이다. 남자 중심의 민법과 호적법을 거치며 여성 호주제등 근세까지 있던 제도가 없어졌다. 그래서 현재 126대 나루히토가 황제로 있다. 그는 딸 1명만 있기에 그의 대를 이을 아들이 직계에는 없고 그의 동생 후미히토의 아들이 대를 이을 지도 모른다. 2006년 9월 6일에 태어난 호적에도 없는 인구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아이가 태어났다. 내 생각에는 황제라는 것이 지금의 연예인이나 아이들 같은 경우는 아이돌 같은 존재정도로 밖에 생각이 안들지만 그 위상은 일본 헌법1조에 천황은 일본국의 상징이며 일본국민통합에 상징으로서 그 지위는 주권의 보유자인 일본 국민의 총의에 기초한다.라고 되어 있으니 천황의 나라일 수 밖에 없음을 못박았다. 우리로서는 이해 못하지만 남의 나라일이니 어찌하랴...

고사기나, 일본서기는 야마토 국의 건국신화이다. 이것도 성경과 마찬가지로 황실의 계보지가 속에 등장한다. 역사적으로 그 실재가 확인되는 것은 스진천황부터인데 그 이전의 진무 천황부터 가이카 천황까지의 9대 천황들은 스진 천황 이후의 계보지를 그대로 복사,붙여놓기 한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오늘날 황실의 위치는 어찌 보면 고대보다 더 후지게 내려옴에도 명분은 나라의 근간을 가지고 있어 황실내의 여성 혐오 (계보를 잇지 못하고 황실과 결혼하지 못하면 남편을 따라 평민이 되는 )는 변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황실의 딸로 태어났으니 상승혼은 있을 수 없고 평생 독신으로 살든가 아니면 황적을 이탈하여 평민이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인 것이다. 그러나 황제가 안되더라도 남자인 경우는 그렇지 않다.

일반인과 결혼해도 황적을 박탈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외국인과의 결혼에도 비슷하게 적용되는데 일본여성은 외국인 남성과 결혼하면 아이의 일본 국적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러한 차별 법률은 1985년이 되어서야 시정되었다니 다행이지만 일반인에게는 이런 변화가 있지만 황실에게는 여성차별을 금지하는 국제 조약 위반이며 남녀평등을 제창하는 일본국 헌법 위반이라는 황실여성 혐오는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문제시 하지 않는다. 이들은 신이기에 법위에 있는 존재라 현실의 법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거라고 생각하는가?

국가의 기본적인 모델이 되는 황실의 이러한 여성혐오는 일본 사회에 뿌리 깊이 내려져 여자에게는 이래도 되는 것이라고 당연히 받아들여지는 사회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지금은 가정에서는 남성, 여성을 차별하지 않고 낳아 기르고 교육시키고 하지만 특히 저출산 시대인 요즘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풍조는 여자아이에 대한 차별을 많이 없어졌지만 전혀 없는 것은 아니고 차별 받지 않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할 수 있을까?

황실에 대한 여성혐오를 통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황실의 위상과 그 내부의 남녀차별을 알게 되고 일본이 밑에서부터의 혁명, 개혁없이 나라가 발전해 오면서 남아 있는 제도가 현실 사회에서 어떤 위치를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모호한 위치의 황제, 국민의 입장, 그리고 이를 이용한 권력자들의 형태를 조금은 더 알게 된 것 같다. 살아오면 자신의 문제는 자신이 아니면 누구도 고쳐주거나 바꾸어 주지 않는 다는 것을 느꼈는데 일본 황실에 딸들이 이문제를 문제시 하고 변화를 추구하고 목소리를 내지 않는 한 변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은 살기도 바쁜데 황실 딸들 사정까지 신경쓰며 바꾸려 하지 않을테니...

패미니즘으로 보는 현실과 역사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지만 이 또한 지금을 살고 있는 여성 스스로 우리, 내 자신이 변하지 않으면 변화하지 않는다는 사실만이 명백한 것 같다.

같이 강독하는 쌤들과 나름의 이야기를 하고 이 책을 읽으며 나에게 빗대어 생각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 그리고 세대가 약간 차이나나 다른 세대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게 되어 좋다. 이런 것이 책을 읽는 재미며 알아가고 성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알게 모르게 나에게 우리에게 젖어있는 가부장제, 남아선호, 여성혐오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스치는 것만으로도 변화는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이상 황실의 여성혐오 후기를 마칩니다.

댓글 5
  • 2021-05-31 23:25

    변화의 파도를 타고 계신 루시아샘! 

    저는 샘이 말씀 안하고 계셨을 때는, 좋은 며느리, 엄마, 아내에 만족하시는 줄만 알았어요. 말도 안되는 저만의 착각이었다는 것을 같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지요. 몸으로 살아오신 단단한 언어로 책보다 더 찐~하게 말씀해주시잖아요.

     

    루시아쌤!

    페미니즘이 루시아쌤의 인생을 더 자유릅고 아름답게 빚어 가는 좋은 도구가 되기를 빕니다~^^

    • 2021-06-01 13:10

      우린 더 친하게 지낼 필요가 있을것 같네요.

      서로를 좀더 알고 이해하고 응원할 수 있을것 같아요.ㅎㅎ

  • 2021-06-01 00:26

    잘 읽었습니다. 진솔한 후기 감사합니다

    저는 페미니즘이 뭔지 잘 모르지만,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성차별(여성혐오)의식의 변화를 위해, 아니 상처  받은 나 자신을 위해 더이상 참지만은 않겠다고 , 목소리를 내어 보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용서가 되지 않는 여든 여섯의 어머니를  이해하고 싶습니다.  

  • 2021-06-01 13:15

    여든 여섯의 어머니를  용서하고 이해 하고 싶다는 말에 가슴이 먹먹해지네요.

    내엄마가 아니라 그냥 격동의 시대를 살아낸 여자로 객관화해보세요.

    그러면서 인간대 인간으로 연민의 마음으로 엄마가 보이면 좋겠네요.

    엄마와 딸은 시어머니와 며느리 보다 더 깊고 진한 관계이기에 쉽지는 않겠지만 생전에 서로 깊이 이해하고 사랑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나의 엄마 시즈코상"을 추천합니다.

    느티나무 도서관에 있어요~

  • 2021-06-06 19:00

    그래도 황실의 딸이 황실에서 풀려나는 방법이 있네요.  평민과 결혼해서 황적을 박탈당하는 거 !!!

    상대가 예기치 못한 수확을 누리는 거, 바로 페미니스트의 전략이 아닐까요.  

     

    ㅎㅎ 아전인수식 해석도 가끔은 나쁘지 않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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