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챌린지 마지막 후기

메리포핀스
2021-04-2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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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코 챌린지 후기>

  느닷없이 에코 챌린지를 제안 받았다. 일정이 하나라도 더 추가되는 게 부담스러웠다. 살림 잘하는 사람들의 일일 것 같았다. 잠시 쭈뼛거리자 잘하고 못하고는 미리 걱정할 필요 없다고 요요샘이 말씀하셨다. 듣고 싶었던 말을 들었나? 바로 오케이를 해버렸다. 그리고 서로 마주본 적은 없지만 이십 일일간 함께 출발한 단지님과 도라지님, 또 틈틈이 지지와 격려를 해주신 토토로님이 계셔서 든든히 미션 수행을 할 수 있었다.

  실천으로는 아이스팩 수거함에 버리기, 작은 장바구니 챙겨서 마트가기, 텀블러 이용하기, 나무칫솔, 명주치실 사용하기, 식당에 용기 가져가서 음식 받기, 플라스틱 관련 운동 서명하기, 제로 웨이스트 샵 방문하기, 환경 관련 뉴스 보기, 일회용기 여러 번 사용하기, 캔들 나이트, 천연 수세미 및 천연 비누 소프넛 사용, 환경관련 도서 구입 등등.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두리번거리며 찾아 실천했다.

음 해보니까 어느 정도 이런 환경운동이 퍼지고 있어서인지 눈살 찌푸리는 사람은 만나지 못했다. 식당에 용기를 가져간다던가, 텀블러를 내민다던가, 마트에서 비닐 대신 작은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아 계산할 때 오히려 음식을 챙기고 내어주는 손이 더 따뜻함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이런 부분에선 상대방이 싫어한다거나 불편해할까봐 지레 움츠리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작은 장바구니에 과일과 채소가 담겨진 모습은 색색깔이 주는 시각적 효과 때문인지 재료가 훨씬 신선하고 맛깔스러워 보였다. 용기내의 실천은 내가 가져간 용기만큼 담아와야 하니 아무래도 철저히 계획을 하는 소비를 만들었다. 하지만 안타까운 건 이런 재미있는 장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마트마다 일일이 일회용기나 랩, 비닐에 싸여 있어서 주어진 가격에 따라 어쩔 수없이  선택할 수밖에 없다.

                                                                                                      

  비록 미션 수행하며 오늘은 뭘해야하나 하는 부담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남는 게 훨씬 많았다. 환경관련 기사나 환경운동연합 사이트 방문, 고금숙 샘의 강의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장성에 훨씬 피부에 와닿았고, 제로웨이스트 샵은 그 시스템이 아직은 낯설지만 동그라미 리필러리 샵을 방문했을 때 타지역인들의 방문 기록지를 보면서 아 사람들의 관심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진작에 문탁에서도 용기내 가게가 문을 열었는데 한 번도 가보지 못함이 아쉬웠다. 하지만 공부하고 그 공부를 열심히 실행하시는 에코팀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며 토토로님이 주신 선물도 찾아올 겸 꼭 들러봐야겠다.

           

 

  도라지님이 말씀하신 ‘에코 챌린지로 쌓는 무공해 우정’이랄까? 이십 일일동안 우리는 비대면 우정을 나누고 있었다. 단지님은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잔잔한 실천을 행하셨고 도라지님은 자신의 특기인 음식 만들기를 꾸준히 실행하셨다. 적어도 하루에 한번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라며 서로를 생각했겠지. 만나면 우정의 이야기 보따리가 많이 풀어질 것 같다. 『무해한 하루를 시작하는 너에게』의 작가는 ‘친환경 라이프 스타일은 나를 돌보는 일’이라고 했다. 작가는 비폭력을 배우면서 ‘축소주의자’가 되었다고 한다. 왠지 멋진 말 같다. 일체를 하나로 보는 일체동관(一體同觀)! 어쩌면 요즘 공부하는 불교와도 맞닿는 듯하다. 이번 에코 챌린지 활동이 단지 일회성이 아닌 꾸준히 내 삶을 바꾸고 변화시켜 나가는 불씨가 되기를, 또 꺼트리지 않도록 해야겠다.

댓글 5
  • 2021-04-29 16:36

     21일간 온라인에서 세분의 성실한 일지를 읽고 댓글을 달며 저까지 무해한 우정을 쌓은듯 합니다^^;;;

     

    세분은 3주라는 기간이 무색하게 다양한 실천을 하셨습니다. 

    이제 에코 챌린지와 일지는 끝이 났지만 이전과는 다른 에코라이프가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매주 올라오는 후기는 메리님을 마지막으로 마무리합니다.

    파지사유 홈피에 "공생자행성" 게시판이 따로 마렸됐기때문입니다.

    매일 일지를 쓰면서 후기까지 또 쓴다는게, 챌린저들에겐 재미도 없이 부담스런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상의끝에 주 후기는 마무리합니다.

    에코챌린저들의 실천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이제 꼬옥 ''공생자행성'' 게시판에 들러주세요~

     

     

     

     

  • 2021-04-29 17:01

    아직도 밤이 되면 손가락이 근질근질. 나 왜이러는 거죠?

    다음 챌린저들은 누규신가요?
    얼렁 시작하세요! 댓글 달러 가게요~ㅎㅎ^^

  • 2021-04-29 21:48

    ㅎㅎㅎ 이제 에코챌린지라는 개념도 없이, 내가 한다는 생각도 없이 매일매일 에코챌린지!! 

    세분 모두 애쓰셨습니다~~😍🥰

  • 2021-04-30 07:22

    멋져요! 후기를 읽다보니 그려지네요.

    하루에 한번쯤은 당신들을 생각하게 되네요라는 말풍선이 그려진, 세 분의 서로를 그리워하는(!) 얼굴이..

    정말 다른 두분은 오늘 무얼했을까 하는 생각을 매일 했겠네요?

    저도 매일 들여다보지는 못해도, 볼 때마다 저를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나는 어떻게 했지? 

    수고하셨고 고맙습니다!!

     

  • 2021-05-01 07:03

    에코불씨 살리기 프로젝트 가동해야할 것 같네요

    꺼지기 전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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