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뒷골목을 읊다> 후기

자작나무
2020-11-25 01:16
261

 

 

올해는 좀 시들했지만, 그래서 더욱 내년의 봄날을 기다리지만

'꽃놀이'는 어느샌가 내겐 어떤 의미있는 것이다. 

한해의 연례행사이자, 한해가 지난 듯한, 내 인생의 무엇인가가 지나간 것 같은, 

그런 멍한 감상을 선명하고 예쁘게 보여주는 장면이 바로 꽃놀이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책중에 당나라 사람들의 꽃놀이에 관한 부분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그들은 꽃의 색채를 감상하고 "비를 맞아 연지색이 방울방울 옅어져, 반쯤 핀 시절이 가장 요염하구나"라고 했고,

꽃의 향기를 품평하여 "느긋한 날의 아름다운 강산, 봄바람에 꽃과 풀 향기롭다"고 했으며,

꽃의 자태를 묘사하여 "옷에 연꽃의 성긴 그림자 부서지고, 풀숲에 알알이 박힌 국화꽃이 밝다"고 했다. 

그들에게도 나름의 인생철학이 있었다. 인생은 짧은 법이니 생각에만 몰두하지 말고 온몸을 써서 직접 느껴보라는.(124)

 

화려함과 부유함 및 여유의 산물일까, 당나라 사람들은 한없이 가볍다.

한없이 육감적이다. 한없이 정감적이다. 그리고 더 많은 '한없이'를 달 수 있을 것 같다.

가을이 지고 겨울이 오는 지금, 비타민d 같은 어떤 힘을 당나라의 문화에서 찾는다. 

 

*과거에서 특히 중국 고전에서 인생의 가벼움과 깊음을 찾고자 하는 분들의 참여를 바랍니다. 

금요일 오후 1시 30분 문탁2층

<당나라 뒷골목을 읊다>(마오샤오원, 글항아리), 4장~

 

 

 

 

댓글 4
  • 2020-11-25 17:03

    내년 봄에 한시 읽기 팀 꽃놀이 갑시다.^^

  • 2020-11-25 18:45

    풀숲에 알알이 박힌 국화꽃이 밝다... 요즘 실감나는 싯귀절이네요. 정말 딱 그렇습니다. 국화가^^
    옷에 연꽃의 성긴 그림자 부서지고... 그림자 부서지고를 보니 옷이 아니라 못 아닌가? 하네요^^
    낙엽, 서리, 첫눈... 이런 것들이 아니라 봄꽃놀이로 한해가 지나가는 감성을 가지시다니...^^

  • 2020-11-26 16:36

    인생은 짧은 법이니 생각에만 몰두하지 말고 온몸을 써서 직접 느껴보라는.

    누군가 생각나네요^^
    맘에 쏙 들어요~
    꽃놀이 가자는 한시읽기팀, 한량같아요 ㅎㅎ
    한없이~ 한량!

  • 2021-01-25 03:50

    잠시 올려둡니다.

    2021년 금요클래식 <삼국지> 자작나무
    -<삼국지>, 한 권으로 가는 ‘중국’ 여행

    사람들은 중국고전을 참 읽기 힘들다고 합니다. 한자 때문이라고들 하는데, 그게 다는 아니겠지요. <논어>와 <맹자> 읽기가 그리 쉬운 건 아닙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한편으로 <삼국지>나 <수호지> 등에는 쉽게 접근합니다. <맹자>는 거시기해도 <삼국지>는 재밋다는 거죠. 왜 그럴까요? <삼국지>가 소설이기 때문입니다. <삼국지>에는 중국인이 자기 정체성을 확립했을 때의 문화적 분위기, 자부심, 사상철학뿐만 아니라, 그 당시를 살았던 인물군상들의 생생한 면모가 그려져 있습니다. 조조, 유비, 손권, 제갈량, 사마의 등 인물은 그 캐릭터만으로도 쉽게 잊을 수 없는 인물이죠. 이렇게 보면, 고전소설은 중국에 관한 종합선물세트입니다.
    이번 강의는 중국에 관한 종합선물세트의 하나인 <삼국지>를 시대적 역사적으로 한 뼘 더 깊이 파고 들어가 소설적인 재미를 낱낱이 살펴볼 작정입니다. A.D 200년 중국이라는 시공간으로 한 권의 <삼국지>를 들고 여행하고자 합니다. 어디론가 여행하고 싶으신 분들, <삼국지> 한 권으로 가는 중국 여행에 초대합니다.
    *<한 권을 읽는 중국 고전 삼국지>(너도밤나무)를 강의에 맞춰 읽어오기를 강추합니다.

    1) 한제국의 멸망과 ‘도원결의’ : 국가란 무엇인가
    2) ‘삼고초려’ :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가
    3) 삼국시대의 3대 전투
    4) 영웅들의 죽음, 그리고 또 다른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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