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일기> 2회차-3조 후기

루틴
2020-11-21 22:36
494

 2주만에 찾은 문탁. 그 사이 코로나가 가까이 다가와서 룸메는 참석하지 못했다. 혼자 씩씩하게 걸어와 세미나에 참석했다. 모처럼만에 모든 조원이 다 모여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오랫만에 만나니 짧게나마 제주도 다녀온 근항도 묻고...그리고 담주 에세이 담당과 반찬담당을 정해보다. 에세이는 항상 부담이다. 피하고 싶어, 당당하게 눈을 마주치지 못한다. 양심상 후기를 맡아 본다 ^^;; 에세이 쓰시는 샘들 감사합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다들 어떤 느낌으로 <몸의 일기>를 읽고 있을까? 독해력이 깊지 않은 나는 다른 분들의 해석이나 메모보며..

아 ~ 이렇게도 읽히는구나 싶을때가 많다.

 

기린샘은 주인공이 묘사하는 문장과 기억하는 몸이 만나는 지점에 대해 말했다. 시력을 잃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단식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현재 서있는 곳이 정글이고 먹이를 채집하는 기분이 들었던 경험이나, 사람들이 남들에게 동조하는 모습을 묘사하는 문장에서는 본인도 사람들의 말에 동조하기 위해서 보여주는 몸의 동작이 존재론적 고독을 상쇄하고자 하는 열의의 몸짓이라는 사유로 흘러간다. 샘은 이런 장면을 읽으면 몸으로 기억하는 옛날의 장면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우리의 몸의 다양한 역할을 하는구나 싶다. 어떠한 상황에 대한 기억과 공감도 몸의 감각이 먼저 반응하는구나 싶었다. 

 

그리고, 재미나게 본 부분은 68혁명 당시 24세인 작가 다니엘 페나크, 68혁명을 정면으로 관통한 젊은 세대인 그가 주인공을 통해서는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했다고.

     p260, 1968년 5월 ‘길거리도 몸의 일기를 쓰고 있는 중 일까?

 이부분을 절묘하게 표현했다고 지적했다. 주인공은 이 당시 44세로 기성세대이다. 젊은 날처럼 레지스탕스같은 활동을 한것은 아니었지만, 거리에 나온 젊은 세대들의 모습을 보며 그들도 각자의 몸의 일기를 쓰고 있구나, 라며 조금은 따뜻한 시선 또는 방관자의 시선으로 마주하고 있다는 생각. 

 

콩땅샘과 나는 중요한 몸을 가볍게 치부한다는 내용의 메모였다. 둘은 티조라는 인물이 너무 마음에 든다면서 그가 들려주는 개구리를 달고 다니는 남자의 이야기에 입을 모았다. 이 내용은 몸을 나의 부속기관이라는 생각을, 나를 중심으로 바라보는 시선에서 개구리(나의 몸)을 중심으로 바라보는, 굉장히 전복적인 이야기였다.  그러면서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에 용기와 나에게 보여지는 여러 모습들 (이명, 이석증, 불안증, 비출혈, 불면증등등..)들도 내 자산처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은다.

 

매실샘은 작가의 글쓰기를 칭찬하면서 따라 써보고싶다는 욕망이 일었다고 한다. 역시 글을 자주 쓰시는 분이라 그런지 그러한 부분에서 캐치를 잘 하시는 것 같다. 자신의 원고에는 ‘순간의 생각, 감정, 시시콜콜함이 다 휘발되어 버리고 ‘관념’이나 ‘개념’이나 ‘주장’만 남은 거 같다’라는 메모에.. 밑줄을 그으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몸의 일기는 한사람의 삶이 그려질 정도로 풍성하다. 그만큼 우리의 삶은 몸으로 느끼는 감각으로 많은 것을 채우며 살아가는데 정작 삶이나 대화, 글쓰기에서는 관념, 개념, 주장을 주로 다루고 몸을 잊고 사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다들 재밌다고 했지만 코투샘은 스토리없이 하루하루 끊어지는 일기형식과 몸에 대한 일기가 흥미롭지않아 책읽는 진도가 안나간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음흉한 수기운이 부족해서 재미가 없으셨나? 각자 다른 느낌을 갖을 수 있는 법이니^^;; 그런 샘에게 담주 에세이를 맡기었는데 어떤 느낌의 에세이가 나올지 기대를 해보아도 될까?^^

 

오늘도 우리조는 시시콜콜한 자신의 몸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와 서로의 팁을 공유하며 그리고 사주이야기까지 유익?하고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음주는 마지막 에세이데이인데... 다 같이 모일 수 있길...바래봅니다~~

 

ps. 몸에 관한 일기는 음양오행상 어떠 기운일까요? 세밀한 관찰이니 수렴의 음의 기운? 오행상으로 수? 유동적 지성을 발휘해주세요~~

댓글 8
  • 2020-11-23 11:59

    지난 번 전체세미나 후기를 먼불빛님이 쓰셨다. 세미나중 말이 없으셔 세미나를 어떻게 참여하고 계신가 궁금해서 부탁을 드렸다. 지난 세미나에서는 메모를 안 써온 매실이 후기를 썼다. 다른 조들의 후기를 읽으니, 뭔가 해야 할 일을 다 안했을 때, 후기 당담이 되는 원칙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후기는 그런 벌칙이 아닌데, 우리가 알게 모르게 벌칙으로 만들고 있다. 왜 그렇게 후기 쓰기가 부담스럽고 거추장스러울까요? 새삼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 2020-11-23 13:06

      책을 읽을때나 세미나를 할 때는 좋은 메세지가 많아서 새기고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 순간이 아닌 시간에...그걸 글로 풀어내려하면 부담이 되더라고요~ㅎㅎ 부담과 벌칙이 아닌 방식으로 에세이나 후기를 대하는 또 다른 방식이 무엇일까 생각해봐야겠네요~

      • 2020-11-23 15:25

        오~ 루틴. 빠른 후기 감사합니다^^
        참석 못한 1인으로선 후기를 목빼고 기다리게 되거든요ㅎㅎ 후기는 현장에 함께할 수 없었던 누군가에게는, 현장의 목소리를 대신 전달받을 수 있는 고마운 글인데...
        사실 부담이 되긴 합니다ㅎㅎ그래도 후기는 ‘누가 잘썼나’보다 ‘어떤 얘기가 오고 갔나’가 포인트가 아닐까요??ㅎㅎ부담은 좀 내려놓고 담백하게~ 잘쓰는 건 메모나 에세이에 양보하는 걸로ㅎㅎ(메모나 에세이도 잘 못쓰는 1인이 할 말은 아니지만요ㅎㅎ)

        • 2020-11-23 15:46

          이번 주 토욜 전체회의가 줌으로 진행되고
          후기 자청하는 분이 없다면...이번 주 후기는 제가 써보겠습니다. 부담은 좀 내려놓고 담백하게ㅎㅎ

          • 2020-11-23 16:47

            오!! 줌으로 하는 걸로 90% 정도 결정됐는데 최종 결정되면 톡으로 신속하게 연락할게요!!

            • 2020-11-23 17:21

              자청하는 다른 분이 계실 수도 있으니...천천히 연락주셔도 됩니다ㅎㅎ

          • 2020-11-23 17:20

            오~~~~무사님~~~!!?

  • 2020-11-23 23:49

    몸의 일기를 수 기운으로 쓰는 사람도 있을 거구 다양할 거 같아요.
    근데 저라면 몸의 일기는 왠지 화 기운으로 쓸 거 같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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