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드다소셜리딩클럽> '길 잃기 안내서' 3회차 후기

문소희
2020-02-0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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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드다 소셜리딩클럽 세 번째 후기

 

 

 

 

   저저번 수요일, 다시 길드다의 공방(?)에서 저희는 만나게 되었습니다. 리베카 솔닛 작가님의 <길 잃기 안내서> 읽기가 끝나 새 책을 들고 만났습니다. 김영하 작가님의 <여행의 이유>가 이번 모임의 중점이었습니다.

 

 

 

 

 

  <여행의 이유>는 같은 수필 형식이면서도 <길 잃기 안내서>보다 읽기 쉬웠습니다. 완독의 부담이 없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글의 전개가 내가 익숙한 기승전결의 형식을 어느 정도 지켜주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어쩌면 한 챕터 안에서 예시 여러개를 빙빙 돌려 쓰기보다는 (<길 잃기 안내서>처럼) 하나의 예시, 혹은 경험을 중심으로 글을 전개했기 때문에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길 잃기 안내서>가 더 추상적인 글로 직관적 이해를 요구해서 그런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어찌되었던, 읽으면서 고민이 없었던 만큼 지하철을 타고 약속 장소로 가면서는 고민이 좀 있었습니다. 무난하게 읽힌 만큼 딱히 인상적이라고 와닿은 부분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고민과 관계 없이 지하철과 버스는 착실히 저를 공방으로 인도했고, 결국 익숙한 탁자 앞에 앉아서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수업은 저번처럼 간단한 근황 이야기를 필두로 출발합니다. 다들 지난 일주일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듣는 것은 재미있습니다. 잔잔한 수필을 읽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내 일주일을 말하는 것은 시원합니다. 무미건조하던 일상이 길드다에 와서 정리되는 느낌입니다.

 

 

 

 

  각자의 이야기를 듣고, 책에 관한 내용으로 넘어갑니다. 작가님에 대한 짧은 토론이 기억에 남습니다. '작가가 긍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직업 때문이라고 추측한다'는 감상을 시작으로 '작가가 왜 그리 긍정적일까?'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놀라웠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에 대한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그저 이야기를 써서 책에 내려놓은 어떤 목소리, 막연한 소개자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토대로 작가의 개성을 분석하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작가라는 직업의 특성상 갑작스러운 일이 닥쳐도 긍정적일 수 있다', '이 사람이기 때문에 특별히 더 긍정적이다, 개인의 특성이다', 그러다가 결국 논란은 '작가가 자금력이 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사고가 있어도 긍정적인 것이다'라는 추측이 나오며 잠식되었습니다. 모두들 동의하고 만 것입니다.
다음으로 책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들에 관해 말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에도 다양하고 색다른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기계와 인간의 차이’,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 ‘여행의 이유’, ‘직접 떠나지 않는 여행도 여행과 다름없다’ 등의, 책과 연결된 생각과 고민들이 쏟아져 나와, 각자 책을 통해서 생각해보게 된 것들, 느낀 것들, 알게 된 것들에 대해서 말하였습니다. 함께 이야기를 하며 새로운 생각들을 구체화시키고, 남의 생각을 듣고 다양한 입장들을 알아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가지 책을 읽고도 깊은 인상을 받은 부분이나 호기심을 가지거나 주목했던 부분들이 사람들마다 모두 달랐습니다. 그런 다름을 알아가는 것이 토론식 수업의 가장 큰 이점이자 매력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야기가 끝나고 잠깐의 휴식시간 후 저희가 가게 될 여행을 구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들 지향하는 것과 지양하는 것이 구분되어 쓰인 포스트잇을 화이트보드에 붙였습니다. 각자 쓴 것을 합쳐보니 대략 여행의 윤곽이 잡혔습니다. 쓰인 내용은 다양한데 결국 원하는 여행은 크게 한 줄기로 맞닿아 합쳐졌습니다. ‘활동적이고 사교적이면서 맛있는 여행을 하고 싶다’ 맛집이 꼭 들어가야 한다는 포스트잇의 내용의 모두들 동의하며 웃었던 것 같습니다.

 

  여행을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만나는 모임이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여행의 이유> 특유의 추상적인 의미와 경험이 원만하게 어우러지는 내용 때문인지, 3주차 모임도 여행의 이유에 대한 생각들과 실제 여행의 경험과 여행을 위한 계획이 어우러져 참 재미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거기에 여행까지 성공적으로 끝마쳐져 길드다에서의 시간에 대한 깔끔한 마무리가 되었지 않나 싶습니다. 앞으로도 우리가 만날 일이 있기를 바라고, 좋은 시간을 함께 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를 드리면서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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