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의 사랑법 - 그리고 마지막 파지사유인문학

문탁
2019-12-14 08:03
522

바빴다. 소설 따위를 읽을 시간 같은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버뜨....

2019년 12월 파지사유 인문학이 여느 파지사유 인문학이더냐?

그건 우리가 야심차게 시작하여, 때론 사랑하고, 많이 노력하고, 자주 고통받고, 새삼 기뻐하던, 

2014년 3월에 시작해서 무려 6년을 끌어간 그런 프로그램이 문을 닫는, 그런 것이 아니더냐?

하여...

나는 새털의 12월 파지사유인문학을 신청했다.

시작을 연 사람으로 (난, 2014년 3월, 첫 파지사유 인문학, 일리치의 <과거의 거울에 비추어>를 강의했다) 마무리하는 자리를 지키고 싶었다.

 

 

 

첫날은 책 (<일의 기쁨과 슬픔> /장류진)도 못 읽고 같다. 하지만 양생 파지사유 인문학인줄 착각하고 온 초록, 직장인의 애환을 매일매일 느끼고 있는 미지, 한 때 잘 나가는 커리어우먼이었던 둥글레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즐거웠다. 토용과 고전이 아닌 소설 이야기를 하는 것도 색다른 기쁨이었다. 우리의 튜터 새털은, 이제 오쏘독쓰한 문학, 자의식 가득한 작가의 시대는 끝났다,는 것을 힘주어 말했다.

그런데 난, 속으로 '새털아, 이제야 그걸 알았냐?'고 비웃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히려 내가 느낀 것은 새털이야말로 아주 오랫동안, 어쩌면 지금까지도 '문학' 혹은 '비평'에 대한 사랑을 멈추지 않았구나, 라는  것이어따~~~~~~~~~  푸하하하하하하핳

 

오늘은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이다.

(이번에 안건데 알라딘에서 소설을 사면 굿즈를 많이 준다..호호호)

근데, 이거 완전 신박하다. 무자게 재밌다.

 

 

한 15년전쯤....이미 소설 '따위'를 읽지 않던 시절,  우연히,  "한번 할래?"로 시작하는 <동정없는 사랑>이라는 소설을 읽은 적이 있다.

그리고 너무 신선하고 발랄하여...아....요즘 젊은 친구들이 이런 소설을 쓰나? 공지영, 신경숙 등-내가 질렸던^^-과 다르네? 이런 소설이라면 읽을 수도 있겠다, 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소설을 읽을 시간은 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이 소설. 새털이 읽으라고 해서 읽은 이 소설이 다시 나에게 "어, 소설 좀 읽어볼까?"라는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이런 글이라면, 이런 삶이라면.... 젊은 친구들.......잘 살고 있는 거 아냐?

난 열심히 소설 사 주는 걸로 응원해야겠네. 이 젊음들을!

대체로 잘 살고 있는 듯 보이고......하지만.....젊.어.서. (퀴.어.여.서)...고생이 많다......라는 애틋한 마음도 불러일으키는, 이 젊음들을 그냥 그냥 아무 단서없이 응원해야겠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잇, 이 기특하고 애틋한 것들! 어쩌면 젊음. 어쩌면 살아있는 모든 것^^)

 

 

오늘이면 축제가 끝난다.

여러분... 나머지 2주. 우리, 소설도 같이 읽고 파지사유인문학 마감도 같이 해요. (이게 이 후기의 진짜 목적이다!!)

 

댓글 2
  • 2019-12-15 14:48

    그렇군요!
    12월의 마지막 두주 토요일은 다른 일정을 잡지 말고
    파지사유 인문학 마무리를 같이 해야겠다는 마음이 마구마구 생기는 후기입니다.ㅎㅎㅎ

  • 2019-12-16 15:26

    파지인문학 마지막 졸업생이라 뿌듯하네요.
    한해동안 함께하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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