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이다 11월 29일(금) 상영작 <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

청실장
2019-11-12 07:20
1027

필름이다 11월 29일(금) 상영작 아녜스 바르다의
<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1977) 입니다. 

문탁이 10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의 우정을 쌓았다면, 여기 두 여성은 10년 묻고 5년을 더해 관계를 이어갑니다. 1962년부터 1977년까지 수잔과 폴린은 '낙태에 대한 두려움, 부모와의 갈등, 피임과 성교육, 남성과의 사랑, 임신에 대한 욕망, 가족 제도의 억압성 등과 같은 여성들에게 공통적인 경험들'을 거칩니다. 영화는 그 과정 속에서 살아가는 두 여성의 삶과 시대상황, 우정을 연대기적으로 보여줍니다.

노래하는 여자와 노래하지 않는 여자....둘 중 어느 쪽?

중산층 가부장적인 가족의 고등학생 딸인 폴린은 <벌새>의 은희처럼 가족이나 사회와 잘 어울리지 못합니다. 폴린 보다 나이 조금 많은 수잔은 이미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거의(?) 싱글맘으로 살아가는 수잔에게는 두 아이를 기르는 일도 벅찹니다. 그 사이 수잔은 또 아이를 임신하게 되고 폴린은 수잔에게 낙태 수술비를 빌려줍니다.

폴린은 노래를 하기 위해 고등학교 졸업도 미루고 부모님의 집에서 나옵니다. 그와는 반대로 수잔은 결국 두 아이를 데리고 시골의 부모님 집으로 들어갑니다. 시간이 흐른 뒤 두 사람은 낙태 합법화 시위 현장에서 다시 만나게 됩니다.

이 영화의 감독은 우리가 좋아하는 아녜스 바르다입니다. 폴린이 친구들과 만든 그룹 '뽐므'에서 부르는 노래의 가사 역시 바르다가 직접 썼습니다.

'여신도, 창녀도, 하녀도 아니예요. 꽃뱀도, 마녀도, 천사도 아니예요. 나는 여자예요.'

'풍선이 되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공이 되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바르다는 이 영화에서 예술성은 잠시 내려놓고 관객들에게 직설적으로 페미니즘을 노래합니다. 지난 2016년 제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도 소개된 아녜스 바르다의 1977년 영화 <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입니다. ‘재키 뷔에’ 집행위원장의 프로그램 노트 중의 일부를 소개합니다.

"개인적인 서사를 집단적 역사에 연관시키고 결국에는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보다 정치적인 장으로 나아가는 것이 가능해졌다. 영화의 두 주인공, 수잔과 폴린의 행복 추구는
여성 연대의 발견 및 사회운동의 헌신과 상호 연결되어 있다.
1970년대 프랑스 주류 영화에서 이러한 소재를 다룬 작품은 매우 드물다.
이 영화는 프랑스 여성사의 두 가지 측면을 보여준다.
그 하나는 몸의 결정권을 획득하기 위한 여성 인권운동의 흐름이고,
다른 하나는 여성영화의 태동이다. 영화의 배경이 여성 운동에만 그쳤다면
아직 정치적으로 자각하지 못한 젊은 세대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차원으로 끝났겠지만,
바르다 감독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즐거운 액티비즘과 평등권 요구 안에서 이야기를 구현하고자 했다.
아녜스 바르다 감독은 다큐멘터리부터 극영화에 걸쳐 한결같이
시몬느 드 보부아르의 유명한 말이자 세계적인 페미니스트 슬로건인
“여자는 태어나지 않는다, 만들어질 뿐이다”를 실천한 산장본인이었다."

동네영화배급사 필름이다의 올해 마지막 기획 ‘여성서사의 영화’의 첫 번째 영화는
아녜스 바르다의 <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1977)입니다. 늘 그렇듯이

11월 네 번째 주 금요일(11/1, 2은 빼고)인
11월 29일 저녁 7시에 상영합니다.

댓글 2
  • 2019-11-12 08:36

    여성영화!!!!!!!!

    그것을 무엇이라 규정할 지 아리송하지만....직관적으로 떠오르는 유명한 영화들이 있죠. <델마와 루이스>, <안토니어스 라인>, <바그다드 까페> 같은....
    그런데 재밌는 것은 그 영화들이 대부분 90년대 영화들이라는 겁니다. <바그다드 까페>(1987), <델마와 루이스>(1991), <피아노>(1993), <안토니어스 라인>(1995), <밴디트>(1997)..... 등.
    생각해보면 한국에서도 90년대는 새로운 성정치학, 새로운 여성서사(오한숙희, 김신명숙...등)가 봇물처럼 쏟아지기도 했던 때이지죠.

    버뜨....
    아네스 바르다의 저 영화 <노래하는...노래하지 않는>은 1977년의 영화입니다. 영화의 만듦새와 상관없이 여성영화의 계보에서 본다면 매우 앞서 있는 영화입니다. 68혁명의 막바지에서, 독일에서는 그 혁명안의 젠더문제를 제기한 <녹색당> 등이 막 태동하고 있던 시기, 프랑스에서는 이리가레, 크리스테바 등의 소위 '프렌치 페미니즘'이 등장하던 시기와 맥을 함께 하고 있죠.

    지금 우리 사회는 일종의 젠더전쟁을 겪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떤 때는 70년대의 귀환같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90년대의 귀환같게도 느껴집니다.
    그런데 이 귀환이.. 희극적인 것인지, 비극적인 것인지...전 좀 헷갈립니다.

    이제 마케팅 차원에서도 '여성'을 내세우지 않으면 통하지 않는다는 시대에,
    여성영화를 통해 시대를 진단하고 우리와 우리 딸들의 시대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함께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 2019-11-12 17:47

    궁금하군요. 바르다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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