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세미나 에세이 초안 피드백 정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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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6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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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공산품 미학세미나는 엠티를 빙자한 워크숍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주에는 에세이 발표가 있습니다. 모두들 열심히 준비해 왔던 에세이 초안과 그에 대한 간략한 피드백을 전합니다.

 

명식의 주제는 한 마디로 하자면 항해적 미술관입니다. 이번 시즌 우리가 함께 읽은 텍스트에서 명식은 굳건한 근거 위에서 좌표를 가지고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미술관 공간을 발견한 듯합니다. 이에 대해서 히토슈타이얼의 근거(GRUNT-) 없음을 가지고 분석하고, 헤테로토피아의 -항해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와 산적/ 해적의 비유를 통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피드백에선 항해적 미술관이 유수한 대안공간들과는 어떤 차이를 가지는지를 밝힐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고, 더불어 재미있는 예시, 혹은 상상력을 가지고 와서 설명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재연은 이번 시즌 텍스트의 책 중 3권에 등장한 거울이라는 비유를 가지고 글을 쓰고자합니다. 재미있게도 거울의 비유가 존 버거, 히토 슈타이얼, 푸코 모두에서 나왔죠. 일차적으론 근대가 구성한 균질한 시선을 비판하는 차원에서 사용되었던 개념입니다. 재연은 이를 통해 입체적 보기, 다면적 보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피드백에선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통해 글이 전개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고, 푸코의 헤테로토피아에서 사용되는 거울은 양가적 성격을 가지므로, 거울과 비-거울의 이분법으로 분석하는 것을 주의하여 글을 쓰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은 히토 슈타이얼의 수직낙하’, 그리고 모나드라는 개념을 통해 근거 없음의 시대에 살아가는 자신의 어떤 불안감과 그에 대한 대처로서 모나드라는 협업의 원리(?), 형태(?) 혹은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두 가지 개념을 통해 너무 큰 이야기를 만들지 않도록 주의하고, 모나드가 해답이 아닌 존재론으로 사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며 글을 쓰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상익은 히토 슈타이얼의 자유낙하개념을 통해 길드다와 티슈오피스의 협약서 형식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일반적인 협약서는 어떤 문제가 있는가? 혹은 협업을 위해 협약서를 꼭 써야하는가? 협약서 자체를 쓰기보다는 기존의 협약서가 가진 문제 지점을 잘 드러내고, 이로부터 협약서의 새로운 형식을 제안하면 어떨까하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창훈은 우리에게 도시 공간이 어떻게 보여 지고 있는지, 또 어떻게 보였으면 하는지에 대한 글을 씁니다.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관점, 의례적 공간의 관점, 그리고 창훈의 포부(?)의 관점에서 도시를 바라보는 초안을 가지고 왔습니다. 이에 대한 피드백으로는 주제 자체를 서문에 부각시켜 이야기들이 잘 엮이면 좋겠다는 것이 있었고, 캐롤 던컨에 한정하기보다 히토 슈타이얼이나 푸코를 가볍게 가져와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고은추상성에 대한 변론을 초안으로 가지고 왔습니다. 추상과 현실의 이분법을 비판하고 구체적 추상, 추상적인 것의 구체성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어려운 주제인 만큼 이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고은의 생각과 그를 받쳐주는 예시들이 충분히 구체적(?)이어야 하지 않겠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추상의 의미와 개념으로서 추상의 의미가 혼합되지 않도록 주의해서 쓴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재영은 히토 슈타이얼의 주체혹은 주체성에 대해 써보고자 합니다. 재영의 질문은 분명 주체성은 근대에서 파괴되었는데 다시 찾고자 하는 이 주체성은 무엇일까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을 천천히 살펴보며 개념을 많이 사용하지 않고, 재영이가 느낀 인상을 정리하며 적합하게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주체성과 정체성을 혼돈하지 말아야하며, 첫 장 자유낙하에서 무너진 것은 일차적으로 근거라는 점을, 근대가 주체성을 생산했다는 점을 주의하며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근거 없음의 세계 위에 편집과 접합이라는 영화적 요소를 가지고 들어와 글을 쓰려는 시도는 아주 적절해 보입니다.

 

우현은 푸코의 헤테로토피아가 자신의 특정 경험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흥미를 느껴 이를 글로 쓰고자 합니다. 그러나 우현의 초안의 존재에 대한 생각, 즉 반복이 불러오는 없음과 새로운 것에 의한 있음의 문제는 개념을 정확히 사용하기보다 자의적으로 해석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 대신 우현이 버스와 산책을 통해 경험한 헤테로토피아적이고 헤테로크로니아적인 순간에 대한 분석과 이것을 가능케 하고 생명력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은 무엇인지에 대해 분석해 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소이유토피아적인 몸의 아이디어를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혹은 법정이나 인터넷 공간에서 자주 논쟁의 중심에 서는 성적자기결정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글을 쓰고자 합니다. 원하지 않으면 싫다고 말할 수 있는, 몸이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주체성은 실재하는지, 주체성이 환상이라면 이 또한 환상은 아닌지, ‘내 몸은 나의 것이라는 구호는 과도기의 것이 아닌지를 묻습니다. 논쟁적인 글인 만큼 논지와 사용될 개념, 그리고 소이의 생각이 명확하게 드러날 수 있는 구체적인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동은은 지난 공산품과 미학세미나에서 시작된 질문을 더 심화하는 글을 쓰고자합니다. 무엇을 생산할 것인가, 어떻게, 동은은 이에 대한 답을 물건과 자신의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는 무엇인지, ‘사물은 무엇인지, 이 둘은 무엇이 다른지, ‘관계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가 명확해져야 합니다. 존 버거의 이야기를 가지고 쓰거나 이를 아예 제외하고 히토 슈타이얼의 논지를 가지고 쓰길 권합니다. 두 가지의 이야기가 하나로 잘 섞이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더불어 히토 슈타이얼이 주체성을 둘러싸고 벌어진 투쟁의 맥락에서 객체화로써의 사물-되기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지적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불어 이것이 동은이가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고, 어쩌면 앞으로도 결론을 내지 못할 질문이라는 점에서 이미지에 참여하자와 같은 당위적 결론이 되기보다, 아주 작은 것이더라도 동은이 스스로의 구체적인 고민, 문제 지점을 가지고 풀어가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개념을 풀어내는 것이 어렵다면 솔직한 이야기를 가지고 쓴 뒤에 개념을 찾아내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영빈라는 애매모호함을 설명하는 듯한 푸코의 텍스트로부터 시작해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텍스트에 천착하기보다 영빈의 경험을 살려 쓰는 소박한 글이 되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애매모호함이 어떤 상태(-공간)라고 보았을 때, 이 공간을 극복하라는 사회적 명령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극복하는 일이 쉽지 않음은 또 왜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푸코의 텍스트에서(꼭 푸코가 아니더라도!) 영빈이 재미있었던 부분을 다시 읽어보면 조금 더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생기지 않을까 합니다.

 

안나는 자신이 겪은 바퀴벌레 경험을 통해 자신의 집에서-도시-사회로 확대되는 경계적 경험에 대해 쓰고자 합니다. 문제적인 경험을 통해 안나는 경계를 허물고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그 구체적인 방법에 있어서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그러나 바퀴벌레를 돌아서 쳐다보겠다는, 고개돌림 자체가 이미 얼마나 많은 다름(다른 세계를)을 열었는지를 조금 더 생각해본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도시-사회로 확장된 경험과 마찬가지로 실천 또한 집에서 다시 시작될 수 있지 않을까요? 더불어 초안이 이미 완성도가 있는 만큼 디테일한 부분들, 특히 텍스트를 인용하고 그를 받아주는 부분들을 더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다듬어본다면 좋을 듯합니다.

 

승아는 자신의 공사장 사진수집과 별점매기기를 통해 공사장을 일종의 헤테로토피아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공사장이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로 나쁜 장소(?)로 사용되는 점이나 과도기적 공간이 가진 미확정적 정체성이 상상력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이러한 분석은 재미있을 뿐 아니라 실제로 유효할 듯합니다. 나아가 정체성을 정하지 않은 일상공간을 탐구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고, 혹은 푸코가 제시하는 헤테로토피아의 원리들을 가지고 헤테로토피아 게이지(?) 같은 것을 만들고 분석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란은 아이들에게 헤테로토피아를 주입하는 미술관 공간에 대해서 써보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헤테로토피아라는 개념을 엄밀히 다시 생각해볼 때 사회적 요구에 반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예시와 개념 사용이 적합하게 어울릴지 의문입니다. 오히려 그러한 공간을 구성하고 유지하는 권위의 측면에서 캐롤 던컨을 가지고 써보는 것은 어떨까, 한발 나아가 보자면 그렇게 구성되는 공간들 속에서도 아이들이 어떤 헤테로토피아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제안합니다. 혹은 아란 개인의 구체적인 경험에서 사례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요선은 존 버거의 다른 방식으로 보기에서 어떤 지점을 찾아 글을 쓰고자 합니다. 책을 천천히 다시 살펴보시고, 작은 주제를 잡아 글을 써본다면 좋을 듯합니다.

 

조금씩이나마 도움이 되셨길 바라며, 일요일 날 부디 퀭하지 않은 생생한 얼굴로 만날 수 있길 .

댓글 1
  • 2019-07-27 10:09

    너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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